지하철 급히 갈아타는 데서 사람들 우흐흐 쏟아져서 발걸음 재촉하는데 
앞에 걷던 60언저리 돼보이는 아즈씨가 뭘 파다닥 떨어뜨리고 화들짝 놀라 고꾸라지듯 슬라이딩 해서 날렵하게 파팍 주워 가시더라고요. 
전 각도상 아주 잘 봤는데요 
새하얗고 늘씬하게 잘 빠진 예쁜 빗이었어요. 
마치 사춘기 소녀들이 갖고 다닐 것 같은..
근데...
아즈씨 얼굴을 보니 대머리이신 거예요 
양쪽 귀옆에만 아주 조금 남아 있는. 
@.@!
머리가 없으신데도 소녀 감성으로
고운 빗을 품안에 품고 다니시다니..
아마 몇가닥 안 남은 소중한 머리카락들을 귀하게 빗어내리셨었나 봅니다
사십 평생 가방 속에 빗 한번 갖고 다닌 적 없는 나는 
무척 감동했어요. 
유전자 탓에 칠흑 같에 검고 숱많은 머리지만
그동안 함부로 다뤄서 완전 푸석푸석 꺼칠한 수세미 돼지털을 가진 나..
저도 예쁜 빗을 고이 품고 다니며
제 몸의 구석구석을 소중히 케어해야겠슴다
야밤에 다시 생각나서 반성 
            
            낮에 본 빗쟁이 아저씨
                하하하                    조회수 : 2,600
                
                
                    작성일 : 2014-10-26 03:15:36
                
            IP : 106.136.xxx.16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리온
'14.10.26 3:25 AM (58.141.xxx.9)난 또 빚받으러 다니는 빚쟁이 아저씨의 활극을 기대했는데.... 뭔가 낚인 기분.. 시무룩...
2. hanna1
'14.10.26 4:26 AM (99.236.xxx.173)ㅋㅋㅋㅋㅋㅋ원글님 이쁨
3. 탈모인
'14.10.26 7:52 AM (223.62.xxx.91)맞습니다 맞구요!! 저도 머리 빠지네 뭐하네 하면서도 빗질 전혀 안하고 살았네요 ㅜㅜ 엉킨 머리 손질만 잘 해도 탈모예방이 된다는데 큰맘 먹고 멧돼지털 브러쉬 사서 밤마다 오십번은 빗어줄까봐요. 없어져야 소중한줄 안다고 ..
4. 빵샹이
'14.10.26 9:20 AM (123.214.xxx.99)ㅎㅎ뭔가 낚인기분..^^
근데 글쓴님의 진지한분위기.. 왠지 귀여우심~~5. 별로
'14.10.26 10:13 AM (59.14.xxx.172)원글 안귀여우십니다
빗 가지고 다니는분들을 빗쟁이라고 하지않죠
도리어 그분을 펌하하는듯..6. 왜요.
'14.10.26 10:31 AM (125.177.xxx.27)재미있게 글 쓰셨는데요. 그 분을 비하한 것도 아니고...단지 제목에 좀 낚일 수도 있었겠지만..
내게 있는 것에 감사하라는 깨달움의 순간을 아주 재미있게 잘 쓰셨어요.
저도 머리 빗으면서 82해야겠어요. 40후반에도 머리숱 짱짱하다고 관리도 안하는 아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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