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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가 너무 좋아요

또시락 조회수 : 6,027
작성일 : 2014-10-23 21:21:18

친구 사귈 필요성을 못 느끼겠어요. 혼자 있는게 너무 좋아요. 고독 외로움 이런 건 정의만 알지 정말 체감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냥 학창시절 때 부터 우리나라는 혼자 다니고 혼자 행동하면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짙으니까 친구 몇 명이랑 다니긴 했지만 그렇게 속마음 털어놓는 편은 절대 아니었고요. 그냥 얘기하면 들어주고 적정선 지키는 사이? 그런데도 그런 제 모습이 오히려 믿음직하다고 느껴졌는지 친구들은 힘든 일 괴로운 일 다 말하면서 의지하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싫은 말 한 번 안하고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때문에 필연적으로 입이 무거운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모습이 믿음직하게 느껴졌나봐요. 자신의 약점이나 다름없는 걸 말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부족한 저한테 털어놓는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움도 많이 느꼈고 도와줄 수 있는 선에서 힘썼지만 그래도 언제나 부담되고 미안한 마음이 앞서더라고요. 사실 네 일에 그렇게 많이 관심있지는 않아, 진심으로 도와주는 게 아냐, 나 좀 내버려둬... 이런 복합적인 마음. 입시 때는 하루종일 학교에 있으니까 친구들과 부대끼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싶으면 바로 화장실로 달려갑니다. 화장실 좁은 칸막이에 혼자 있는 기분이 얼마나 각별하던지요. 비록 냄새 나고 더러울 지언정 그마저도 잊게하는 행복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학교 졸업하고는 언제나 누군가 저한테 다가오면 적정선 딱 지키고 더 이상 못 넘기게 담을 쌓게 됩니다. 너무 좋은 사람인 걸 알고, 그 사람이 저와 정말 친해지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내비쳐도요. 제가 진심으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데 같이 지내는 것도 그 사람한테는 못할 짓이라 생각되서...

독거노인으로 늙어죽는 건 무섭지만, 그래도 여전히 혼자가 좋아요. 그런데 이렇게 살아온지 수십년인데 이런 저를 어머니께서는 전혀 이해 못하시네요. 워낙 활달하고 얘기하길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시는 정말 저와는 정반대의 분이십니다. 진짜 어둠과 빛 같아요. 어떻게 이리 다른 모녀가 있나 서로 생각할 겁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걱정되셔서 친구 좀 만나고 해라, 왜 이성을 안 사귀냐 닦달하시지만 이제 주변 사람들한테까지 제가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토로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화도 좀 나고 마음이 심란스럽습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딱히 사람관계에 있어서 상처를 받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혼자가 좋아요. 이런 저 개선해야 하나요? 어머니 말씀따나 평생 혼자 살기엔 얼마나 힘든 세상인데 지금부터라도 억지로 친구 만나고 남편감 찾아다녀야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51.xxx.227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식리
    '14.10.23 9:25 PM (119.206.xxx.89)

    아니오~~본인이 문제가 전혀없는데 왜요~~일부러 자신을바꾸지마셔요 바꾸는 노력을 하는게 더불행한일이 될듯해요 꿋꿋하게 본인 지켜가시길요!!

  • 2. ㅇㅇ
    '14.10.23 9:26 PM (220.76.xxx.253)

    저도 혼자있는거 좋아해요,,혹시 골방에 틀어박혀 창작하시는거 좋아하시나요? 전 뭐 만들고 그리고 그런거 좋아하다보니..혼자있는거에 대해 전혀 외로움 소외감 안느껴진다는; 본인이 행복하면 된거 아닐까요ㅎㅎ

  • 3.
    '14.10.23 9:29 PM (223.62.xxx.65)

    전 개냥인가봅니다 첫댓글님글보니 ‥ ㅋ
    사람도좋아하지만 혼자만의시간을 좋아해요
    혼자돌아다니고 혼자밥잘먹고 혼자여행좋아하고 함께 하는건 잼있는데
    내마음이 힐링되는건 혼자서 움직일때 스트레스가 풀려요

  • 4. 00
    '14.10.23 9:30 PM (59.11.xxx.114) - 삭제된댓글

    원글님한테 특별한 매력이 있나봐요 혼자있는걸 좋아하는데 계속 사람들이 붙는거보면 저도 혼자있는걸 좋아하는데 그런 생각들이 밖으로 표출이 되는지 저한테는 사람들이 원글님처럼 다가오질 않아요 저도 항상 적정선은 지키거등여 사람들 말을 잘들어주고 리액션도 잘해주는데 저한테 어떤 기운이 느껴지는지 원글님한테 처럼 막 다가오진 않던데 제 생각엔 원글님 나이가 어리신거 같애요 제가 사회경험을 오랫동안 해본 결과 우리나라에선 혼자있는걸 좋아하는걸 찌질하다고 많이들 생각하더라고요
    저는 직장에서 제가 제일 막내고 저랑 나이차이가 10살이상은 나서 다들 저를 이해못해요
    저를 찌질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 혼자만의 사생활을 이해못한다는 생각을했어요
    저희 회사특성상 저랑 다른사람들이랑 나이차가 많이나서 그럴수도있구요

  • 5. //
    '14.10.23 9:33 PM (1.224.xxx.195)

    저도 혼자가 좋은데 뷔페가는거나 여행은 혼자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 6.
    '14.10.23 9:33 PM (115.79.xxx.212)

    혼자가 좋다기보다 편해요.

  • 7. 한명
    '14.10.23 9:34 PM (211.59.xxx.111)

    생각나요 딱 그랬던 회사후배
    적도없고 같이 밥먹는 무리도 있고 그랬는데 뭔가 아무것도 관심없는 영혼없는 느낌
    따로 빠져있는 게 있는 애도 아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사람관계에 깊어지는법이 없었던

  • 8. 00
    '14.10.23 9:34 PM (59.11.xxx.114) - 삭제된댓글

    원글님한테 부족한제가 충고를 드린다는게 우습지만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혼자인게 좋다고
    행여나 친구를 멀리하지 마세요
    제가 그랬거등여 원글님 말씀처럼 세상은 혼자살아가기엔 너무 힘들어요 언젠가 서로 도와줄일이 생길거에요
    조금이나마 원글님한테 힘이 되주고싶어서 감히 말씀드리네요

  • 9. 또시락
    '14.10.23 9:44 PM (1.251.xxx.227)

    다들 진심 어린 충고와 말씀 정말 감사드려요! 혼자를 좋아하는 게 저 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서 안심도 되고 해주신 조언 받아들여서 조금씩은 개선도 해나가야 할 것 같네요. 홀로 사는 세상이 아니니 혼자 있고싶은 제 욕구를 적절히 살리면서도 요령껏 사람과 어울리는 법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힘들겠지만..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가족들이 더 걱정하니 제 욕심만 밀어붙이는 게 굉장히 미안스럽더라고요. 씁쓸하지만 제 주변 사람들을 너무 신경쓴다는 점에서 저도 마음편히 홀로사는 걸 할 수 있는 체질은 아닌 거 같습니다...ㅎㅎ 다들 다시 한 번 정말로 감사드리고, 행복한 밤 되세요^^

  • 10. ...
    '14.10.23 10:06 PM (180.229.xxx.175)

    전 늘 사람에 쌓여있어서 가끔 혼자하는 카페 티타임이 너무 좋아요...라테 한잔에 책 한권 가끔 창밖보구...제가 누리는 호사중 하나...오늘도 너무 미치게 떠들고 놀다와서 내일은 혼자 티타임하는 시간 갖게요...그래야 저녁모임가서 또 떠들고 놀죠...

  • 11. ㄴㅇ
    '14.10.23 10:16 PM (112.186.xxx.124)

    전 혼자있는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심신이 망가지고 너덜너덜해져서 실수도 많아지고 고통스러워요.
    타인의 단점을 잘 파악하는편이라 타인을 좋아하지 않아 마음주지않아요.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거리를 두죠.

  • 12. 원글님 연령대가 어찌 되세요
    '14.10.23 10:53 PM (222.119.xxx.240)

    저도 개냥이과인데 냥이과에 더 속하는거 같네요
    사람들하고 있음 잘 노는데 제가 찾지도 않고 연락오는것도 귀찮아요
    학창시절부터 그랬고 연애경험은 몇번 있는데 어떤남자랑 같이 살면 계속 밥해주고 애생기고
    자유롭지 못할거 같아서 결혼이 잘...
    다 공감인데..전 화장실을 혐오해서 냄새보단 사람이 좋네요 ㅠㅠ

  • 13. ...
    '14.10.23 11:12 PM (1.231.xxx.38)

    젊어서는 인간관계 외에도 살아갈 재료들이 무궁무진하게 널려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인생의 신비로움이나 호기심이 사라지면서 삶의 재료들이 점점 줄어들죠.
    그 때 고독이란 그림자가 슬그머니 찾아든답니다.

  • 14. 여자는 그나마도 나은데
    '14.10.23 11:57 PM (175.195.xxx.86)

    남자는 나이 먹고 병드니까 정말 비참하던데요. 거기다 돈까지 떨어지니까 참 먼지같더이다.
    아는 남자가 동거를 했는데 그야말로 열심히 일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질 못하고
    일도 하다 말다 하고 술은 계속 마시고 하니까 여자가 떠나 버렸어요.

    미련도 남아 더 술을 가까이 했는지 몸에 병까지 와서 있던 돈 다까먹고 혼자 고독사했는데
    장례식장에 사람도 없구 정말 쓸쓸하데요. 이번주에 이렇게 술먹고 저세상으로 허망하게 간
    사람이 있어서 생각나는군요. 여자는 중심만 잘 잡고 살면 고독사 하는 사람은 적잖아요.

    병든 자기 상태를 본인이 인지했는지 죽기 삼일전에 잘가는 호프집 주인에게 자신이 안오면 자기 집을
    들여다 봐 달라고 했다네요. 그주인이 발견했다는데 왜 그리 허망하게 간 것인지.......

    두사람 모두 나이 먹고 병드니까 돌이 킬수가 없었나봐요. 건강관리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곁에 누가 챙겨주지 않음 스스로 체념단계로 들어가면서 마지막까지 술을 마시게 되나 보더군요.
    너무 허무하게 갔기에 주절거려 봅니다.

  • 15. 나쁜 남자만 안만나면
    '14.10.24 12:02 AM (175.195.xxx.86)

    둘이 살아도 괜찮고 혼자가 편하면 혼자 잘 지내고 괜찮을것 같아요. 시골에선 혼자되신 할머님들께서 여러분 모여서 음식도 해먹고 외로움을 해소하면 지내시던데 할머니 되기 전까진 혼자 충분히 살수 있잖아요.
    대신에 건강관리를 잘하셔야 할것 같아요. 운동 열심히 하세요.

  • 16. ..
    '15.12.7 7:25 AM (183.98.xxx.115)

    젊어서는 인간관계 외에도 살아갈 재료들이 무궁무진하게 널려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인생의 신비로움이나 호기심이 사라지면서 삶의 재료들이 점점 줄어들죠.
    그 때 고독이란 그림자가 슬그머니 찾아든답니다.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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