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2014년 10월 15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48
작성일 : 2014-10-15 06:39:02

_:*:_:*:_:*:_:*:_:*:_:*:_:*:_:*:_:*:_:*:_:*:_:*:_:*:_:*:_:*:_:*:_:*:_:*:_:*:_:*:_:*:_:*:_:*:_

세상에서 가장 낡은 한 문장은 아직 나를 기다린다.

손을 씻을 때마다 오래전 죽은 이의 음성이 들린다. 그들은 서로 웅얼거리며 내가 놓친 구절을 암시하는 것 같은데 손끝으로 따라가며 책을 읽을 때면 글자들은 어느새 종이를 떠나 지문의 얕은 틈을 메우고 이제 글자를 씻어낸 손가락은 부력을 느끼는 듯. 가볍다. 마개를 막아놓고 세면대 위를 부유하는 글자들을 짚어본다. 놀랍게도 그것은 물속에서 젤리처럼 유연하다. 그리고 오늘은 글자들이 춤을 추는 밤 어순과 문법에서 풀어져 서로 뭉쳤다 흩어지곤 하는. 도서관 세면기에는 매일 새로운 책이 써지고 있다.

마개를 열어 놓으며 나는 방금 씻어낸 글자들이 닿고 있을 생의 한 구절을 생각한다. 햇빛을 피해 구석으로 몰린 내 잠 속에는 오랫동안 매몰된 광부가 있어 수맥을 받아먹다 지칠 때면 그는 곡괭이를 들고 좀 더 깊은 구멍 속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가 캐내온 이제는 쓸모없는 유언들을 촛농을 떨어뜨리며 하나씩 읽어본다. 어딘가 엔 이것이 책을 녹여 한 세상을 이루는 연금술이라고 쓰여 있을 것처럼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세상에서 오래도록 낡아갈 하나의 문장이다. 언젠가 당신이 나를 읽을 때까지 목소리를 감추고 시간을 밀어내는 정확한 뜻이다.


                 - 이강산, ≪연금술사의 수업시대≫ -

* 서울신문 2007년 신춘문예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0월 15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0월 1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0월 1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59826.html

 

 

 

또~하~♬ 또~하~♬ 또~하~♬ 또~하~♬ 또~하~♬
또~하~♬         아이고~ 의미 없다~         또~하~♬
또~하~♬ 또~하~♬ 또~하~♬ 또~하~♬ 또~하~♬

 

 


 
―――――――――――――――――――――――――――――――――――――――――――――――――――――――――――――――――――――――――――――――――――――

”민주주의 제도에서 유권자 한 사람의 무지는 모든 사람의 불행을 가져온다.”

              - J. F. 케네디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1299 알바 텃세? 왜그러는거죠? ?? 02:02:14 17
    1781298 은둔고수 방송 보고... 오늘 01:47:06 172
    1781297 최순실 석방 정말 말도 안되네요 1 d 01:43:35 531
    1781296 대학생아들이 유럽여행가는데 아직도 짐을 안싸요 8 어휴 01:23:14 598
    1781295 펌. 영철버거...장학금 받고 쌩깐 검은머리 짐승들 5 ㅜㅜ 01:22:25 813
    1781294 옷 사고 싶어 미치겠네요 10 옷병환자 01:14:15 649
    1781293 자식 결혼식 혼주 엄마 의상 5 ... 01:00:46 819
    1781292 우리 집에는 7 00:55:39 495
    1781291 부산역 근처 찜질방에서 ‘빈대’ 봤다고 해요 5 출몰 00:37:20 1,136
    1781290 나르랑 대화안하는법 1 Hgjhhg.. 00:36:33 716
    1781289 신애라 한복 10 ... 00:22:42 2,272
    1781288 시아버지를 꼭 닮은 남편의 단점 9 고민고민 00:11:01 1,243
    1781287 옛날차 운전하다가 요즘차 운전 못하겠는데 9 .. 00:10:46 1,186
    1781286 우울증 치료기기도 나왔네요 ㅇㅇ 00:07:34 777
    1781285 이번주 그알은 진짜 역대급에 역대급이네요 18 와 끔찍 00:03:25 4,276
    1781284 신경성 불면증 겪으시는분 1 잘자기 2025/12/13 395
    1781283 맛있는 카레 만드는 팁~~ 20 Qwe 2025/12/13 2,416
    1781282 한때 핫했던 전원일기 귀신 장면 ㅋㅋ 11 다시 2025/12/13 1,979
    1781281 우리나라 인구의 15퍼센트가 경계선지능 3 ㆍㆍ 2025/12/13 1,766
    1781280 연세대 합격. 26 ... 2025/12/13 4,165
    1781279 형편 뻔히 아는데 비싼거 휘두른다고 격이 높아지는게 아니네요 7 ㅇㅇ 2025/12/13 1,777
    1781278 그알 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사건. 3 천벌받을ㄴ 2025/12/13 4,123
    1781277 지금 파주 구데기 부사관에 대해 하네요 5 2025/12/13 3,008
    1781276 그알 보는데 진짜 슬프네요. 30 부부 2025/12/13 6,289
    1781275 겨울이 깊어가는데 마음은 조금 조급해지네요. 3 2025/12/13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