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권태

갱스브르 조회수 : 614
작성일 : 2014-10-12 14:20:22

어린 아이를 보면 먼저 눈을 찾는다

나도 저런 깊고 맑은 빛을 가졌었나..싶어서다

지금 내 눈은 호기심이 없다

너무 안정적이다 못해 잠자는 마른호수다...

얼마 전 지하철 화장실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데

중년의 아주머니?... 한 분이 급하게 들어오시더니

문도 닫지 않고 볼일을 본다

그 적나라함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기가 차지도 않았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혐오감까진 아니더라도 불쾌한 생각 뒤로 생판 모르는 아주머니의

수줍은 처녀시절이 궁금했다

사실 집에서의 나도 점점 옷이 가볍고 편해지고 있다...

찰싹 달라붙어 암수 한몸으로 엉겨다니는 젊은 연인들을 보면

눈으로 화살을 쏜다

내 어리숙하고 앞뒤 분간 못했던 그 시절이 마치 없었다는 듯이...

모든 것은 무너지고 변한다고 하지만 감정의 기울기도 중력의 힘을 받는 건지

세상의 모든 거울이 나의 현재와 과거를 비추는데도 잘 못 알아 먹는다

다 자신의 감성과 경험엔 합리적인 명분이 들어차 있다

성황당 깃발처럼 나를 쥐고 흔들었던 감동들이 몇 천년은 된 벽화 같다

생각은 새삼스럽고 흥은 좀처럼 발동이 안 걸린다

그래서인가...

심장을 벌렁이게 하는 그것이 혹 나를 괴롭히는 무엇이더라도

그 순간 꽉 잡으려고 하는 안달이 생겼다

평화롭게 하늘을 나는 새들의 유영이

실은 죽기 살기로 바람의 저항을 뚫고 길을 찾아가는 것이란다

그때부터... 니들은 좋겠다, 그렇게 날 수 있어서라고...

부러워하지 않는다

구속되어지는 것이 없으면 오히려 불편해진다

거기엔 자유도 뭐도 없다

허기가 반찬이라고

보이지 않는 제물이 필요하다

운전에 재미가 붙자 고속도로를 피했다

그땐 몰랐지만 왜 본능적으로 국도를 찾아 부러 길을 헤매고 다녔는지 알겠다

적어도 앞만 보고 달리진 않았다

여기저기 낯선 길을 살피느라 지루한 줄을 몰랐다

찾다 찾다 배고파 들어간 낡은 식당의 비빔밥이 아직도 그립다

그 맛집을 다시 찾아갈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포만감은 소중한 추억이 됐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699 소고기로 국 끓일때요 기름 어떻게 하세요? 4 collar.. 2014/10/12 1,616
    426698 공맞아서 눈 밑 혈관이 불룩하게 나오고 퍼래졌어요 1 응급처치 2014/10/12 655
    426697 첨가물 안들고 고급스런 맛 나는 코코아 없을까요? 9 ... 2014/10/12 2,871
    426696 세월호180일) 더 간절한 마음으로 실종자님 부릅니다! 16 bluebe.. 2014/10/12 702
    426695 지금 sbs 엄마의 선택이요 5 아아 2014/10/12 3,357
    426694 주택연금 받고 있는 분 계신가요? 1 주택연금 2014/10/12 1,569
    426693 軍, 강간도 불기소 처분..일벌백계는 말뿐 샬랄라 2014/10/12 552
    426692 임대인분들 요즘 안 힘드세요? 44 .. 2014/10/12 12,387
    426691 부동산 상황을 좀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31 ㅇㅇ 2014/10/12 14,263
    426690 샤넬 샹스 보라색 향수 쓰시는 분 계시나요? 3 혹시 2014/10/12 2,609
    426689 밀가루 안들어간 간식 추천해주세요 5 간식 2014/10/12 2,050
    426688 김해나 창원 사시는 님들 3 2014/10/12 1,290
    426687 건설대행사가 뭐하는 직업인가요? ㅁㄴㅇ 2014/10/12 973
    426686 어젯밤꿈에 이건희랑 조인성 봤는데 6 ... 2014/10/12 2,554
    426685 法 "故장자연, 술자리 접대 강요 인정..2400만원 .. 3 샬랄라 2014/10/12 1,503
    426684 노트북 한글 자판이 이상해요 1 컴맹 아줌마.. 2014/10/12 2,579
    426683 강아지, 브로컬리 먹이시는 분~ 12 .. 2014/10/12 2,107
    426682 좀 알려주세요.부의금. 3 ... 2014/10/12 1,202
    426681 아내의 유혹 패러디 ㅋㅋ 5 아하하 2014/10/12 3,346
    426680 부동산 얘기가 나와서, 홍콩 집값은 몇십억, 왜 그런건가요? 12 부동산 2014/10/12 8,090
    426679 영어회화좀 줄줄 하는 법좀 나눠주세요. 10 시벨의일요일.. 2014/10/12 3,947
    426678 산케이신문 기자 기소, 중요한 것을 포기했다 1 light7.. 2014/10/12 943
    426677 초보자스쿼트 3 스쿼트 2014/10/12 1,512
    426676 전라남도 맛기행 떠났는데 ㅜㅜ.. 12 남도 2014/10/12 5,885
    426675 영화제목.. 6 2014/10/12 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