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을만큼 힘들었을 때 힘을 준 음악

나도 조회수 : 2,241
작성일 : 2014-10-12 00:22:50

아래 글에 여러 곡들이 올라오네요. 다 좋은 곡들이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에 댓글로 올리기엔 좀 어색해서 따로 회상해봅니다.

 

20년을 함께한 사람이 갑자기 남이 되겠다고 했더랬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는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라... 그 사람이 없으면 세상도 없어지는 거였어요.

붙잡고 매달렸지만

실은 알고 있었어요. 이미 끝났다는 걸.

저는 그 사람에게가 아니라 이별 이후의 발가벗겨진 채 세상에 나가야 할 내 자신이 두려웠던 거에요.

 

자살 시도도 하고

폐인처럼 정말 폐인이 되어 지낸 반년? 일년? 잘 기억도 안 나네요.

어느 새벽 라디오에서 리스트의 전주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아, 눈물이 흘러내리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온몸이 떨려왔어요.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 지난 다음이던가...

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었는데. 단풍이 고왔던 기억이 나네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중 ' 황제';' 2악장...

눈물 대신, 아, 이제 이렇게 혼자 살아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저는 원래 클래식을 듣던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어느날 우연히

내가 삶의 밑바닥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손 내밀 수 없을 때 나한테 온 게 그 두곡이었고

 

지금은 그냥 저냥 삽니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십년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들어온 클래식이 이제 카페에서 나오는 곡 정도는 맞추게 됐네요. ㅎ 주변 사람들은 제가 아주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인 줄 압니다. (대부분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요 ㅎ)

 

클래식 듣는 분들은 클래식 정말 사랑하시죠.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아름다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집착과 불안이 있던 자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모든 음악은 다 아름다우니까요)

자리를 바꿔 들어와있습니다.

그런 게 음악의 힘이 아닌가, 인생의 중반이 훌쩍 넘은 요즘 새삼 깨달은 아름다움입니다.

 

*밤이라 좀 감상적이 됐네요. ㅎ(부끄러워지면 자삭할 거예요)

IP : 218.156.xxx.21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이
    '14.10.12 12:31 AM (118.42.xxx.87)

    전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그리고 베르디 레퀴엠 진노의 날
    최근엔 박효신의 야생화요.

  • 2. ...
    '14.10.12 12:47 AM (123.111.xxx.160)

    저도 클래식 음악을 무지 좋아해요. 특히 좋아하는 것은, 말러의 심포니 5번 하구, 님이 쓰신 베토벤의 엠퍼러요. 바하도 참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근데 클래식은 전반적으로 참 좋아요..하루종일 듣고 있음 행복해요. ^^

  • 3. ...
    '14.10.12 1:28 AM (124.153.xxx.253)

    삭제하지마세요..저장하고 듣고싶어요!

  • 4. 감동과
    '14.10.12 4:58 AM (173.172.xxx.134)

    치유의 효과가 있는 클래식이네요~

  • 5. 글 읽으며
    '14.10.12 9:20 AM (118.44.xxx.4)

    눈시울이 시큰해지네요.
    어려운 시절 잘 견뎌오셨어요.

  • 6. ㅇㅇ
    '14.10.12 3:06 PM (59.5.xxx.40)

    치유음악 저장합니다

  • 7. 묵언수행
    '14.10.12 5:07 PM (58.224.xxx.245)

    치유하고 싶어 저장합니다

  • 8. ...
    '14.10.12 7:28 PM (124.50.xxx.180)

    클래식 음악 저장합니다.

  • 9. 답답한속뻥
    '14.12.10 4:44 PM (182.222.xxx.87)

    저도 저장해요 감사해요 저도 요즘 많이 힘든데 좋은글 주셔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6880 미국사는데 한국분들 생각이 궁금해요. 2 서로의 생각.. 00:55:08 103
1746879 한겨레 왜 이러나요. .. 00:51:52 165
1746878 트럼프는 사실상 그냥 러시아 편이네요 2 ........ 00:49:48 159
1746877 엄마한테 어렸을 때 예쁘다는 말 자주 들으셨나요? 15 백설공주 00:32:42 581
1746876 고등학생 저녁 도시락 싸시는 분 계시나요? 2 ..... 00:32:39 154
1746875 노출 심한 사람은 왜 그런 건가요 5 이혼숙려캠프.. 00:26:56 621
1746874 폰에서 번역 어떻게 하는거에요? 음성으로 1 AI폰 00:26:37 224
1746873 러닝하시는분들요 4 ^^ 00:25:26 359
1746872 모임에 싫은 사람이 있으면 3 ㅇㅇ 00:22:01 452
1746871 망신스러워요 7 ... 00:17:59 972
1746870 마포아파트화재원인은 전기스쿠터 충전 11 ㅇㅇ 00:16:03 1,312
1746869 동서가 태극기집회 따라다니는데요 4 에라이 00:15:26 650
1746868 파인 촌뜨기들 재밌어요.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해요. 5 . . 2025/08/17 878
1746867 특목고 일반고 고민이예요. 9 중2 2025/08/17 692
1746866 검사들이 저리 김명신을 봐줬던건 이유가 그거예요? 3 ㅇㅇㅇ 2025/08/17 1,954
1746865 한국인의 밥상...우리네 밥상은 빠르게 사리질까요 1 전통 2025/08/17 759
1746864 미우새를 봤는데 윤현민 엄마가 좋으네요 1 아웅 2025/08/17 1,434
1746863 드디어 프리다이빙 3 hj 2025/08/17 423
1746862 이 노래가 나온 영화 찾아요 5 영화음악 2025/08/17 469
1746861 남편과 심하게 싸우고 나서 남편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것 같아요 .. 2 2025/08/17 1,072
1746860 은평구 연서시장 방문한 대통령 부부 9 ㅎㅎ 2025/08/17 1,311
1746859 촛불행동은 뭐하는 단체인가요? 23 ㅇㅇ 2025/08/17 852
1746858 지난 국군의날 시가행진은 계엄예행인듯. 7 싸이렌 2025/08/17 932
1746857 장조림 냉동해도 될까요 4 ... 2025/08/17 384
1746856 당근모임 자유민주주의걷기 다이어트 라네요ㅎㅎ 7 .,.,.... 2025/08/17 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