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목에 꽃이 피면...?

갱스브르 조회수 : 914
작성일 : 2014-09-29 14:29:57

자글자글한 주름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허나... 나이의 흔적은 굳고 끈질기며 강하다

한번 길을 내면 끝장을 보게 마련이다

그게 시간의 힘이고 순리다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조용히 훑고 지나간다

나이 들어 심상이 드러나다 보니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하고

살아온 궤적의 발자국이 무슨 인증처럼 달라붙는다

억지 웃음과 호의가 그런대로 포장이 되던 때가 있다

젊은 탄력에 덧칠된 화장으로 질투도 시기도 심술보도 유치함도

잘 훈련된 표정관리 모드에서는 가능한 그때가 있었다

나이들수록 피부가 얇아진다

시술이나 성형의 맹점은 내가 젊지 않다는  공개적 확신인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사라진 주름 대신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하는 어색한 피부가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간의 엄격함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긴 해도 결코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젊어 보인다라는 말은 젊지 않다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좌절된 마음은 자신도 인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사막에 쌓이는 모래 한 알은 잘 눈치채지 못한다

조물주는 그 모래 한 알의 흐름으로 주름을 주셨다

서서히라는 말이 얼마나 거대한 힘을 갖고있는지 새삼 느낀다

2~3년 전부터 웃으면 옅으막한 길이 얼굴 곳곳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몰래 화장실 가 입을 좌우, 위아래로 펌프질 하듯 요동을 했다

그럼 지도 놀란듯 자취를 감추곤 했는데

어느 날 이젠 완전히 자리를 깔았다

이상하지만 차라리 지금이 더 편하다

인간의 힘으론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풍랑에 몸을 두고 안정적으로 부유하는 기분이다

어쨌든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 하는 몸이다

거울 보며 한탄하고 떨구고 해봤자 소용 없음이다

그나마...이리 비 내리고 촉촉하니 적당한 습기가 든 날은

얼굴도 윤기지고 붓기도 쏙 빠진다

고목에 꽃이 핀다면 몇몇은 환호하겠지만

나는 좀...기괴하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3333 황매실 구입처 추천 좀 해주세요 6 .. 2014/09/30 1,615
    423332 홍도 유람선...어이가 없네요. 3 ... 2014/09/30 2,385
    423331 충격> 앞니가 빠진 뉴요커들!!! 4 닥시러 2014/09/30 3,463
    423330 심장이 갑자기 심하게 뛰는건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12 ... 2014/09/30 6,703
    423329 남산성곽길 코스 조언 부탁드려요 8 걷자 2014/09/30 1,548
    423328 방금 라섹하고 왔는데요.. 13 ㅋㅋㅋㅋ 2014/09/30 3,587
    423327 아파트 배란다에서 지금부터 키울 수 있는 화분? 5 ... 2014/09/30 1,902
    423326 독할수록 ‘베스트’… 이슈마다 ‘독버섯’ 4 세우실 2014/09/30 1,000
    423325 자고일어나니 눈이 잘 안보여요... 4 안과... 2014/09/30 2,937
    423324 네이버 중고나라에서 3 ... 2014/09/30 1,270
    423323 입주청소 혼자 할 수 있을까요? 19 ㅇㅇ 2014/09/30 19,583
    423322 통상적으로 바쁜 외벌이 남편에게 기대하는 가사육아 수준? 6 ㅇㅇㅇ 2014/09/30 1,788
    423321 아래 올케 교육 얘기 읽고... 체벌에 대해서 6 .... 2014/09/30 2,276
    423320 생일축하는다는 인사가 어려운 사람 3 신기신기 2014/09/30 1,339
    423319 진짜 급여수준이 낮네요 7 참.. 2014/09/30 3,647
    423318 숯알갱이 있는 제습제 버리기 넘 구찮네요 .. 2014/09/30 2,436
    423317 삶의 막바지에 온거같은... 67 ... 2014/09/30 12,579
    423316 내일모레 퇴사일인데 아직까지 공지를 안하는 사장 1 후회는없어 2014/09/30 1,323
    423315 용서하고 싶은데 용서가 안돼요 5 미움 2014/09/30 2,634
    423314 제주에 약잘짓는 양심한의원 없나요? 2 몸이 아파요.. 2014/09/30 1,602
    423313 수납공간이 부족해요. 1 수납 2014/09/30 1,630
    423312 5평 원룸에 장롱 냉장고 들어 갈까요? 7 2014/09/30 1,933
    423311 입가 팔자주름, 뭐가 제일 좋을까요? 3 ........ 2014/09/30 4,092
    423310 수시면접에서 엉뚱한질문을 받았다면....불합격일까요 합격일까요 12 수시면접 2014/09/30 3,513
    423309 현미밥이 오래한 밥처럼 냄새나요 6 2014/09/30 2,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