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래살기 싫다던 한 아주머니 말

.. 조회수 : 3,685
작성일 : 2014-09-14 23:34:55
전날 먹은게 체해서
오늘 두끼를 모두 죽으로 먹었어요
근처 죽집가서 아점은 게살죽
저녁은 호박죽을 먹고있는데
옆에 한 중년 남,여 가 단팥죽을 먹고 있더라구요
분위기나 대화내용상 부부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불건전한 관계도 아닌것 같았구요
듣지 않으려 했는데 다소 협소한 공간에 저와 그 분들밖에 손님이 없었던지라
그냥 자연스레 듣게 되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백화점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시는것 같았어요
오늘 지하주차장 기둥을 다 닦았는데 너무 힘들더라..뭐 이런
고달픈 인상 얘기들..
또 어디어디가 아픈데 어느 병원이 잘 보더라, 어느 병원 의사가 좋다더라,
와 같은 전형적인
노인을 바라보는 나이인 분들이 하는 얘기였는데..
죽을 다 드시고 이윽고 헤어질 분위기가 되자

" 나는 여기서 OO번 버스 타고 가는데 넌?"

- "나는 그냥 걸어서 가"

"여기서 집까질 걸어간다고?"

- "그냥 운동삼아서지 뭐 "

"길거린 공기도 안좋은데 걸어다니면 몸만 나빠져"

- "오래살고 싶지 않아. 사는게 지쳐 이젠. "

".... 그럼 나 먼저 간다. 천천히 더 먹고 와. 돈은 내가 계산할께 "

하면서 불쑥 만원짜리 두장을 꺼내는 아저씨.

그렇게 그 둘의 대화는 끝났건만
그 아주머니의 한 마디 말이 계속해서 비수에 꽂히든 듯 힘드네요.
이제 사는게 지친다는 그 한마디..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가보지 직접 내려가보지
않고서는 떠올리기 힘든 문장일꺼라 생각이 들어요.

오래살기 싫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까지
거스르게 만드는 우리사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잔인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IP : 218.152.xxx.16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14 11:43 PM (115.41.xxx.107)

    흠...우리네....????

  • 2. ....
    '14.9.14 11:46 PM (14.53.xxx.207)

    흠...우리네....???? 2222
    아님 죄송..

  • 3. ..
    '14.9.14 11:46 PM (115.140.xxx.74)

    저도 우리네.. 가 떠올라서..
    저번엔 할머니 전단지 돌리는 글 도 생각나고..

  • 4. 나이 사십이면
    '14.9.14 11:47 PM (58.143.xxx.178)

    이미 먹고싶고 보고싶고 입고싶은거 다 해 볼만큼
    다 해볼 세월인거고 살다가 바닥으로 떨어짐 굳이
    버티며 현상유지 기약없이 진행해가고 싶다는 생각
    없어질 수 있죠. 건강까지 나쁘다면 더욱 더요
    고만고만하게 살아도 어느 누구에게든 희망이란게
    보여줘야하는데 점점 현재 미래의 사회조차 불투명하니
    숨이 막히는거 아닐까요?

  • 5. 울컥하고
    '14.9.14 11:47 PM (115.140.xxx.74)

    씁쓸하네요

  • 6. 11
    '14.9.15 5:01 AM (61.82.xxx.63)

    벗어날기약이라도있다면모르겠으나가망없는삶계속이어봤자기득권들의불쏘시게밖에더되겠습니까.
    목숨걸고일해서받은푼돈으로기득권들물건실컷팔아주고이제쓸모없으니사회로부터버려진삶은선거개판으로치른우리모두의몫입니다.
    그리고우리다음세대도똑같이살다가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3343 고구마먹으면 변비가 와요 5 이상해요 2014/10/05 4,758
423342 저 오늘 자주가는 밥집에서 ..조희연 교육감님..뵈었어요^^ 18 시계바라기0.. 2014/10/05 3,187
423341 살게 너무 많아요 돈은 없고 11 ... 2014/10/05 5,308
423340 사천 전후 가격 외제차 6 조언 2014/10/05 2,297
423339 밀란쿤데라의 농담 이거 저만 이해 안되나요? 3 소설이 2014/10/05 1,263
423338 홍삼 섭취후 팔다리 뻣뻣해지고 두들러기 올라오는 증상 4 84 2014/10/05 1,786
423337 화장품 샘플 사서 쓰는 것 괜찮은가요? 5 sa 2014/10/05 1,691
423336 수험생들은 요즘얼마나 공부할까요 3 속터진고3 2014/10/05 1,336
423335 교육방송이나 강남구청인강 보다 비싼 인강사이트가 효과가 좋을까요.. 3 고등물리1 2014/10/05 1,892
423334 블로그주소물어봐도되나요 1 쵸코파이 2014/10/05 1,412
423333 같이여행가는일행이 많은경비를부담하는데요 9 모모 2014/10/05 1,555
423332 저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영재검사가 필요한지.. 2 나무 2014/10/05 1,283
423331 이런 글쓰면 욕 먹겠지만 익명이니 33 ww 2014/10/05 16,463
423330 아파트 15층인데 빗소리가 들릴까요? 8 고층 2014/10/05 1,871
423329 길거리 쓰레기통 언제부터 이렇게 줄었나요? 9 2014/10/05 1,929
423328 변기에 휴지걸이가 들어갔는데... 설비기사 불.. 2014/10/05 867
423327 장뇌삼 먹고 효과보신분들 계세요? 1 장뇌삼 2014/10/05 826
423326 일요일 저녁되니 폭발 직전!! 20 미소 2014/10/05 14,396
423325 운동하고 저녁 안먹는데도 살이 빠지기는 커녕 자꾸 찌면은요? 2 답답 2014/10/05 1,981
423324 빈이 예서 왜이리 이쁘나요ㅎㅎ 15 아빠어디가 2014/10/05 4,974
423323 첫 동치미 만들기 완전 실패한듯요 4 아자아자 2014/10/05 1,902
423322 슈퍼맨보면서 주변인물들 이제 좀 그만 내보냈으면 19 짜증 2014/10/05 5,481
423321 띠별로 태어나면 좋은 시간이 있나요? 5 창공 2014/10/05 15,034
423320 한국 영어강사 월급 4 777 2014/10/05 4,532
423319 남편 용돈 내의 남편의 취미는 인정해줘야할까요? 25 속상해 2014/10/05 5,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