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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형수술을 몇 번 해봤는데요.

마리안 조회수 : 5,983
작성일 : 2014-09-02 21:55:48
원래는 제가 예쁜 줄 알고 살았어요. 굳이 말하자면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 쿨럭~ 
근데 저처럼 흐릿하고 어중간한 미모는 나이들면서 팍팍 퇴색되는데 비해 쌍수 하나로 인생 바뀌는 애들 보니까 
이상하게 피해의식이 들면서 뭐라도 해야지 싶더라구요. 거기다 노화까지 오면서 제대로 안습~ 

암튼 최근 다시 화제가 된 싸이코패스 성형외과 원장 글을 보고 옛날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습니다. 

한 열 다섯군데 정도 상담을 갔었는데요. 
예약을 하고 간 곳도 있지만 그냥 간 곳도 많거든요. 압구정동 가면 한 건물에 네다섯개씩 들어차 있으니 뭐...
근데 그냥 들이닥쳐도 다 상담을 해주더라구요. 
수술하다 원장이 나오는 건지, 수술이 없었던 건지, 아님 수술은 다른 사람이 하고 원장은 상담 위주로 하는 건지...
암튼 다 그런 건 아니고 상당히 많은 원장들이 그냥 바로 바로 상담해줬어요...

맨처음에는 코를 수술하려고 했거든요. 손댈 데야 많지만 일단 코를 조금 더 세워서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하자, 내가 살 길은 그거다 이렇게 나름 전략을 짜고... 
속으로 걱정한 거는 코 수술하러 갔는데 광대, 턱 깎으라 할까봐.... (제가 얼굴이 큽니다) 근데 다행히 대놓고 그러지는 않더라구요. 
다만 쌍꺼풀 권유는 많이 했습니다. 지금 제 얼굴을 보면 코보다는 쌍꺼풀이 시급한데...
암튼 코 수술하러 왔다고 하니 딱 한 명 빼놓고 나머지는 다 하라고 했어요. (굴러들어온 돈 그냥 걷어차지는 않는...)

한참 투어를 하고 나서 코 수술 하지 말라고 했던 의사가 가장 신뢰가 갔어요. 
작은 병원이었고, 미학적으로 가장 뛰어난 컨설팅을 해준 분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장황해 질 것 같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한 군데서 눈, 코 수술 예약을 잡고 예약금까지 걸었는데 결국 수술하러 가지 않았어요.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마음의 준비도 안되어 있었고... 아무래도 제가 이 졸린 눈이 아닌 다른 눈을 하고 있으면 제 자신이 적응이 안되었을 것 같거든요...

지방이식 (4차까지), 그리고 모발이식 이렇게 했어요 결국은. 
그때 연달아 하느라고 우유주사를 자주 맞았더니 머리가 정말 나빠졌었구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회복이 되었지만 
건망증이 아주 심각합니다. 원래 굉장한 지능의 소유자셨던 저희 엄마가 전신마취 6번 하고 바보되었다고 한탄하셨는데, 
우유주사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영양가 없는 이 글을 올리려고 결심한 것이,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주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 시술 내지는 수술을 하면서 큰 불상사 없이 이 정도 얼굴로 
살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하늘이 도우신 일이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 성형외과...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설 정말 열악하고 시스템 열악 장난 아니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눈뜨고 당하지 않으려면 정말 잘 알아보고 하셔야 해요... 

물론 제 아이들은 크게 재건이 필요한 상황 아니면 수술 시킬 생각도 없구요. 
싸이코패스 의사의 경우는 황당하고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정말 의사의 양심같은 것은 어디다 꿍쳐뒀는지 
제 발로 찾아온 환자 주머니 털어먹을 생각만 하는 의사들이 태반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몸을 이런 장사치들에게 맡기지 말아주세요...

IP : 74.76.xxx.5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2 10:16 PM (124.58.xxx.33)

    도심 지나가다가, 성형수술로 생긴 실리콘 이물질 제거 특별 세일 해준다는 병원광고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네요.젊어선 자기몸에 이물질 집어넣느라 돈들어가, 나중엔 그 이물질 빼내느라 또 돈내야해. 정말 성형수술은 신중하게 생각해야할듯 싶어요.

  • 2. 요새는
    '14.9.2 11:16 PM (211.109.xxx.242) - 삭제된댓글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 1인 100역 하는 느낌.
    갸가 갸.. 죄다 똑같이 생겨서 누가 누군지 몰겠어요..쩝

  • 3. ...
    '14.9.2 11:19 PM (108.14.xxx.87)

    좋은 글이네요.

    의대에서 공부 중이라는 여학생이 쓴 성형의 진실도 좋은 글이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성형은 꾸준히 하잖아요.
    얼굴이 기괴해지도록. 본인들만 모르고 있고
    문제는 계속 보완해야 한다는 거..
    그러면 나중엔 그 얼굴이 어떻게 될까???

    이런 글 가끔씩 재탕해서 올려주세요.

  • 4. 마리안
    '14.9.3 12:08 AM (74.76.xxx.50)

    윗님... 나중에 또 재탕할까요? ㅎㅎ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 이야기가 여러 의사들이 돌아가면서 한다, 상담은 대표 원장이 하고
    실제 시술-수술은 다른 사람이... 전문의가 아니거나 아니면 아예 의사가 아니거나...

    제가 지방이식을 당시에 많이 알려진 병원에서 했어요.
    전문의 자격이 있는 성형외과에서도 많이 상담을 했었고, 시술 사례도 사진으로 많이 보고 했는데
    당시에 엄청난 케이스 - 거의 지방이식만 하는 병원 - 을 가진 의사의 시술 사례를 보고 혹해서
    그 병원에서 했거든요.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였고,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것은 알고 있었고요.
    케이스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해서 그 병원을 선택했습니다.

    모발이식은 전문의에게 받았구요.

  • 5. 마리안
    '14.9.3 12:14 AM (74.76.xxx.50)

    이어서 씁니다...
    근데 진짜 그 병원이 무슨 공장 같았어요. 지방 채취는 그나마 수술실 같이 생긴 곳에서 하는데,
    주입은 그냥 마사지샵 같이 침대 여러 개 놓인 곳에서 그냥 마취주사 놓고 해버리는~~

    당시 지방채취는 한 번에 하고, 그 지방을 얼렸다가 몇 차례에 나눠서 주입을 하는 방법이었는데요.
    이 병원이 워낙 당시에 입소문이랄까~ 관련 까페에 많이 오르내리고 사람이 몰리니까
    나중에는 의사가 한 명 더 늘었더라구요. 전혀 의사처럼 보이지 않는 분위기의.... (자세한 내용은 못밝히겠네요) 그래서 3차까지는 의사가 한 명이었는데, 4차 때는 두 명이었고 4차 시술 이후 저도 약간의 부작용을 겪었어요. 온 얼굴이 미친듯이 근지러운... 3차 때까지도 아무 이상반응이 없었는데 4차 때는 붓기도 엄청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헉!! 할 정도로) 근지러운 느낌 때문에 미칠 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이틀 정도 지나니까 근지러운 느낌도 사라졌고 붓기도 서서히 회복이 되었습니다.
    근데 저는 4차 때 그 신분이 의심스러워보였던 가운입은 사람이 시술하지 않았나~ 저는 우유주사 맞고 곯아떨어져 있으니까요...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얼굴이 근지럽고 붓기가 미친 듯 했던 것이 일종의 감염이었던 것 같고, 하늘이 도우셨는지 어땠는지
    그 고비를 넘겼던 것 같아요. 예전에 지방이식하고 감염되어서 병원에 입원한 채로 매일매일 고름을 긁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던 분의 사례를 접하고(항생제가 듣지 않아서) 넘 가슴이 아팠는데, 저도 그런 케이스가 될 뻔 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후로 성형외과는 딱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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