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할머니께 자리 양보를 해드리고...^^

...... 조회수 : 1,470
작성일 : 2014-08-29 14:40:00

전 버스든,지하철이든 대중 교통을 타면 늘 불안함을 느껴요.

제가 조그맣고 인상이 순해보이니 만만해서인지 빈자리가 많이 나도 꼭 제 옆에 앉고 어르신들은 더 젊은 애들 놔두고

제가 자리 양보하길 바라시죠.

한번은 잠이 깜빡 들었다가 깼는데 하필 그순간 할머니 한분이 제 앞에 딱 서시더니 요즘 젊은 것들은 양보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잠결인데다 인상도 무섭고 사람들이 쳐다보는것 같아서 창피하길래 얼른 자리를 비키고 다른 칸

으로 옮겨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옆에는 저보다 더 젊은 애들이...ㅠㅠ

암튼 이런 일을 겪다보니 차라리 서서 가는게 편하다 싶어서 왠만하면 맘편하게 서서 가요.

그런데 오늘 언니랑 오랫동안 걸어다녀서 발도 아프고 해서 자리가 났길래 얼른 앉았어요.

몇 정거장을 편하게 갔는데 제 앞에 서있는 언니 뒤로 머리가 고운 백발의 할머니가 손잡이를 잡으시고 주위를 둘러 

보시는게 보이는거에요.

백발의 머리칼을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동으로 일어섰어요.

앉으시라고 하니 고맙다고 하시며 앉으시는데 제가 갖고 있던 종이 가방을 들어주시더군요.

무거우니 그냥 바닥에 놓고 다리 사이에 놔두시면 된다고 했는데도 굳이 손으로 잡고 계셨어요.

그리고 자리가 나나 않나나 주위를 자꾸 둘러보시는데 저한테 미안해 하시는게 느껴지는거에요.

자리가 나기 무섭게 저보고 앉으라고....

내리실때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시면서 내리시는데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머리도 곱게 백발이 되셨고 인상도 아주 좋으셨고 정말 곱게 나이드신 분이구나 알겠더군요.

저런 분이라면 내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백 번,천 번 양보해 드릴 수 있어요.

젊은것들이 양보를 모른다고 큰소리 치던 할머니는 인상도 참 입처럼 거칠고 사나웠는데 고맙다고 하시던 할머니는 마음

씨처럼 인상도 좋고 고우셨어요.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야겠다 생각했네요.ㅎ ㅎ

오랫만에 기분 좋은 분을 만나서 정말 마음 따뜻한 하루가 될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며... 

      

IP : 14.33.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꼴저꼴
    '14.8.29 2:56 PM (14.32.xxx.97)

    보기도 싫고 당하기도 싫어서 앞쪽에 자리 있어도 무조건 맨 뒤로 가서 앉아요.

  • 2. ㅎㅎㅎ
    '14.8.29 3:04 PM (183.99.xxx.14)

    저도 같이 흐뭇해지네요.

    아마 쌈닭 츠자가 늙어 쌈닭 할매 되고
    매너 좋은 츠자가 늙어 고운 할머니 되지 않겠어요?

  • 3. ...
    '14.8.29 3:32 PM (223.62.xxx.66)

    제가 언뜻 보면 젊어보이는지 제앞으로 굳이들 오시는거에요~얼마전엔 안쪽에 앉은 딸에게 엄마도 낼모레가 오십이라 다리 아프다.큰소리로 말했더니 너무 실망하고 가시던데요~젊어도 다리 아플수 있고 애들도 아픈날 있을수도 있잖아요.아까운 애들에게 싫은 소리 좀 하지 말면 좋겠어요~대선과 세월호 이후에 노인은 너무 많이 보이고 애들은 너무너무 아까워요~

  • 4. 나무
    '14.8.29 3:40 PM (39.7.xxx.214)

    무조건 쌩까요...
    대선 이후로 계속 그래요..

  • 5. 하이디라
    '14.8.29 10:47 PM (220.76.xxx.241)

    사람들이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있어요 생긴것도 험하고 못배워서 무식하고
    바로그런대서 표가나고 생긴대로 노는거예요 생까세요 늙은것이 자랑인가
    젊을때 돈잘벌어서 자가용타고다니지 왜 버스에서 생긴대로 놀고있어
    몆년지나면 여기저기 늙은이 천지가 될거유 큰일이여 자리가있으면 앉는거고
    없으면 그만이지 염치도좋아요 그렇게늙지는말아야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389 피티체조 몇번이나 가능하세요 2 저굼 2014/09/28 1,291
421388 자존감을 높이는 사고방식 225 udsk 2014/09/28 39,375
421387 늦었지만 훈훈했던 바자회 후기^^ 8 eoin 2014/09/28 1,746
421386 서북청년단에 대해서.... 5 서북청년 살.. 2014/09/28 797
421385 말끝마다 테클거는 여자 6 신경쓰이고기.. 2014/09/28 1,683
421384 툭하면 몸살나면 전업이 답인가요? 7 치즈생쥐 2014/09/28 1,988
421383 나이를 간음할 수 없는 마이클 볼튼 17 고고씽 2014/09/28 3,476
421382 요즘 은근히 덥지 않나요? 10 ... 2014/09/28 2,358
421381 자궁에 작은혹...홍삼 먹어도 되나요..? 5 @@ 2014/09/28 6,778
421380 농사..지을수 있을까요? 3 0행복한엄마.. 2014/09/28 731
421379 전 아이 낳고나서 계속 가슴 한쪽이 무거워요 ㅠㅠ 에이ㅠ 2014/09/28 618
421378 문제를 바로 볼 수 있는 용기 2 ... 2014/09/28 762
421377 믹서기 어떤거 쓰시나요? 5 믹서 2014/09/28 2,498
421376 [번역 에세이] 시작과 시작함에 관하여 2 / 뤼디거 사프란스키.. 3 새벽의길 2014/09/28 620
421375 남편이 어색해요 6 ㅎㅎㅎ 2014/09/28 3,569
421374 유튜브 영상을 mp3로 하는 방법 아시나요?? 5 ㄹㅇㄱ 2014/09/28 1,217
421373 서북청년단이 김구선생을 암살했고 해방이후 30만명의 국민을 살해.. 2 아마 2014/09/28 969
421372 일반고... 3 2014/09/28 1,524
421371 애기 엄마한테 경제력 없는 거 한심한 줄 알란 댓글 넘 웃겨요 4 ㅇㅇ 2014/09/28 2,081
421370 평범한 직장인이 10억 모으려면 어느정도 시간이걸릴까요? 1 행복한꿈 2014/09/28 2,959
421369 어머니 가시고 첫번째 기일이 다가와요 2 2014/09/28 2,474
421368 부동산 공인 중개사 언제 부터 공부? 5 hj000 2014/09/28 1,555
421367 어제 산 톱밥꽃게 먹고 남은거 뒷베란다 1 ... 2014/09/28 1,439
421366 갈수록 남편한테 실망을. . . 5 갈수록 2014/09/28 2,592
421365 잘못 살아온 거 같은 기분 2 ㅠㅠ 2014/09/28 1,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