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달 단식' 시민 세월호 참사, 기성세대로서 창피하다

모범시민 조회수 : 773
작성일 : 2014-08-27 09:57:07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0827060302012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33일째인 26일, 경기 용인시의 공원에서 만난 연천희(51) 씨는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연 씨는 지난달 24일부터 '수사권·기소권을 보장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진상을 규명해 줄 것을 요청하며 동조단식을 했다가 지난 24일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기간은 무려 31일, 일반인 동조단식 참가자 중 '최장기'다 .
31일 동안 몸무게는 14㎏이나 줄었다. 단식 이후 목이 자주 말라 지금도 물병을 들고 다니며 자주 목을 축여줘야만 한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조용하지만 강한 힘이 실려 있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7일로 134일이지만, 우리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평범한 내가 동조단식에 참여한 이유는…"비에 젖은 길 위에 앉아 울부짖는 부모들 보니…"

연 씨는 20대 초반의 쌍둥이 아들·딸을 둔 아버지다. 다른 국민들처럼 그도 뉴스를 보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했다.
"그 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을 봤죠. 시청에서 추모제가 끝난 뒤 광화문으로 행진하는데 중간에 경찰에 막혀서 길에 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날 정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거든요"

비가 와서 길에는 웅덩이가 생기고 바닥에서 한기가 올라오는 상황. 하지만 유가족들은 그대로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함께 행진하던 시민들도 모두 앉아 유가족들과 함께 고통을 나눴다.

"밑에서 한기가 막 올라와서 병이 날 것 같은데 그 현장에서 일어나자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난 사실 못 앉겠다 이런 생각도 했거든요. 다음날 광화문에 가보니 많은 분들이 병이 나셨더라고요"

현장에 나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절박함을 온몸으로 느낀 연 씨는 그 길로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중략==========================================================

"어머니, 아버지들이 참 잘 웃어요. 처음에는 잘 웃는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의도된 웃음'이란 생각을 했어요. 버티기 위해, 버텨내기 위해서 그렇게 웃으시는 거죠"

"조금만 유가족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바로 울기 시작하는 거에요. 아이가 바다에서 나와서 장례를 치르는데, 옷이나 신발 이런 거 버리지 못해요. 심지어는 살이 퉁퉁 불어 가위로 잘라 벗겨낸 옷도 소중히 가져가서 빨아서 보관할 정도로…"

'대학입학 특례 혜택이나 보상금을 바란다'거나, 27일로 4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 아빠' 김영오 씨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 나도는 것을 들으면 연 씨는 한숨만 나온다.

" 유가족들이 특례입학이나 보상금을 요구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나요?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그런 유언비어가 난무하죠. 유민 아빠는 유민이의 손발 끝이 다 망가진 것을 보시고 단식에 돌입하셨다고 해요. 정말 마음 아픈 이야기고 사실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그에게 주고 있는거죠"

" 상대가 당하는 고통을 '나의 기회'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상황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에요. 전쟁 중에는 '사실'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분들은) 유가족들을 (전쟁에서의) '적'으로 생각하는 걸까 생각했어요. 만일 그게 아니라면, 왜 내가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정말 한번 생각해봐야 해요"
그래서 연 씨에게 세월호 참사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그러면서 독일 나치정권에서 집단 수용소에 갇혔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 의 시를 인용했다.

" 내가 공산당원이 아니고, 유대인이 아니고, 노동조합원이 아니라 매번 침묵했더니 숙청의 순간이 정작 내게 오자 그 순간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거에요. 전 이 시가 지금 이 상황에 꼭 맞는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특별법을 제정하는데도 얼마나 많은 기득권층의 저항이 있나요? 저는 이번에 수사권 등 보장되지 않으면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연 씨는 정부와 여당은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야당은 판세에 떠밀려 다니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분들이 유민 아빠 옆을 지나면서 인사도 하지 않고 다 외면하면서 가는 거에요. 바쁘셨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한 거죠. 그때 문정현 신부님이 거기 온 정치인들에게 굉장히 화를 많이 내셨어요"

그는 "여러가지 재앙의 원인은 결국 '탐욕'때문"이라며 "'사실'만이 탐욕을 걸러낼 수 있는데, 사회는 물론 특히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문제를 알리는 목소리에 귀를 닫아버렸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IP : 180.229.xxx.23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8.27 9:58 AM (180.229.xxx.230)

    조금길어서 제가 읽고 인상깊은 구절들만 적었어요
    처음부터 읽어보셔도 좋을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565 족욕기 문의드려요 4 니즈 2014/09/25 1,437
420564 사춘기 딸아이...살이 쪄요... 17 엄마 2014/09/25 3,795
420563 물에 만 밥이 무서워요 13 2014/09/25 3,987
420562 세월호163일)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네요..돌아와주세요.. 12 bluebe.. 2014/09/25 477
420561 이거 저녁 밥상으로 부족한가요 26 .. 2014/09/25 4,457
420560 아무리 생각해도 국회의원 연금은 말이 안되네요 10 2014/09/25 1,008
420559 회사에 신입사원 남자가 불쾌한데 얘기를 할까요? 2 .. 2014/09/25 1,161
420558 외제차 1 부인 2014/09/25 1,252
420557 척추측만증은 어느병원가야해요? 2 질문 2014/09/25 1,393
420556 감자짐떡 아시는분 있으세요? 조치미조약돌.. 2014/09/25 451
420555 유가족..수사,기소권 포기하는거죠? 14 ㄴㄴㄴ 2014/09/25 1,982
420554 나이 드니 국 없으면 밥을 못 먹겠네요. 25 맨밥 잘 먹.. 2014/09/25 4,581
420553 낮은 백혈구 수치관련 5 걱정 2014/09/25 9,418
420552 비염있는 4살 아이,, 소아과? 이비인후과? 9 서하 2014/09/25 3,536
420551 제주도에서는 20대 , 30대 초반 핫플레이스는 어디인가요? 3 심심해 2014/09/25 2,567
420550 헬스장에서 personal training 받으면 살이 많이 빠.. 8 00 2014/09/25 2,148
420549 명품백 팔수있는 매장 알려주세요 1 태현사랑 2014/09/25 723
420548 운동효과~ 2014/09/25 1,037
420547 오늘은 참.. 2 .. 2014/09/25 379
420546 근력운동 잘못하는 체질도있나요? 4 ㅠㅠ 2014/09/25 1,567
420545 병원가야 할까요? 1 가슴 답답하.. 2014/09/25 500
420544 미씨usa 국정원이 관리하는가 보네요 7 미씨 2014/09/25 2,627
420543 70년대 영화 '소나기' 기억하시는 분.. 6 아련 2014/09/25 2,413
420542 시청에서 시민 대상 건축 강좌가 열려요 느티나무 2014/09/25 440
420541 아이가 다쳤다는데 친구 만나러 간다는 남편 21 ㅜㅜ 2014/09/25 2,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