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홀시아버지 어렵네요..

정신줄놓다 조회수 : 5,986
작성일 : 2014-08-23 12:05:46

작년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시아버님 혼자 지내신지 일년쯤 되셨어요.

혼자 지내시기로 하신건 아버님 주장이셨고 형님네랑 저희랑 번갈아 자주 찾아뵈며

반찬 떨어질 일 없이 챙겼고

아들들이 매일 아침 저녁 안부전화로 아버님 근황이나 건강상태 살피며 지냈습니다.

 

일년 안되어 어머님과 사시던집 외로와서 싫다셔서

몇달전 형님네가 사시는 지역으로 아파트 얻어 이사하시게 하고

형님네 부부가 더 자주 찾아뵈며 신경써 드리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가보면 반찬도 줄지 않고 잘 안드시는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지난주에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시다고하여 일요일에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아들들 휴가내고 며느리들과 돌아가며 병실 지키며

병원에서 여러 가능성을 두고 할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하였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아버님은 자꾸 몸에 기운도 없고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다고 하시며 퇴원을 미루셔서

지금 일주일째 수액만 맞으시며 입원중이십니다.

 

제가 병실에 있어보니 아버님이 건강염려증이 너무 심하셔서 조금만 정상수치에서 벗어나면

안절부절을 못하시고 걱정을 하시더군요.

정상범위에서 살짝 높은 혈압을 가지고도 몇시간을 걱정하시고

잠깐 수액 맞는 바늘이 헐거워져 피가 조금 나면 또 그걸 가지고 몇시간을 들여다보며 걱정,

씨티촬영을 해야하는데 본인 몸이 너무 연약해서 조영제를 이겨낼수 없다며 종일 간호사 붙들고 하소연..

몸에 심장 박동 체크하는 장치 부착하면서도 전자파가 흐르는걸 몸에 붙이고 어떻게 있냐며 걱정..

마치 아이가 되신것 같더라구요.

 

며칠 지켜본 결과 자식들 생각엔 아버님이 몸이 편찮으신게 아니라 혼자 지내시면서 외로움 때문에

마음이 편찮으신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리되니 이제 퇴원후 아버님 거취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것 같아

생각끝에 제가 모셔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저는 아버님과 두시간 거리에 거주중이며  혈압이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아들 하나에 전업이고

저희 형님은 아버님과 같은 지역에 거주중이지만 딸 둘 키우며 맞벌이신데다

평소에도 몸이 약하던 터라 아버님과 합가는 무리라는 생각에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요.

 

그런데 형님 부부가 저희가 아버님을 모시는 일은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그리되면 당신들은 발뻗고 잘 수도 친척들 뵐 면목도 없다며

가사도우미분 도움 받아서라도 죽이되는 밥이되든 모셔보겠다며 나오고 계십니다.

 

아버님은 처음에 제가 모시겠다니 그것도 좋지 하시다가

형님네도 모시겠다고 하시니 형님네랑 지내고 싶어하십니다.

아무래도 맏아들이 모시는게 모양새가 좋다고 생각하시는듯 하며

또 당신이 평생 사시던 터전을 떠나 작은 아들네로 옮겨와 적응하시는게 자신없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종일 저랑 있느니 형님이 출근을 하시는 동안 혼자 계실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형님네가 더 편하신듯 하구요.

 

문제는 저희 형님인데

상황 때문에 계획에도 없던 홀시아버지 모시기를 시작하셔야 하는데

직장생활 하면서 그 살림을

해 내시기에 몸이 너무 약하시다는 거지요.

 

게다가 저희 아버님 성격이 무난하신 편도 아니고 매사에 걱정도 많으시고

친척들 주변사람들 시선을 너무 의식하셔서 자식들에게 이런저런 도리에 관한 요구가 많으세요. 

또 건강 염려증도 심하셔서 조금만 이상해도 이병원 저병원 다니셔야하고  

사교적이지도 않으셔서  종일 집에만 계시는 분이시라..

 

상황이 이리되니 제가 괜히 아버님을 모신다고 나섰다가 형님이 덤터기 쓰시게 되는것 같아

제 마음도 영 불편하고 무엇보다 형님 건강이 너무 염려됩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 형님 전화가 왔는데 아버님 모시면서 도우미를 쓰려고 했는데

낮에 홀시아버지만 있는 집이라 도우미분들도 다 꺼려하여

사람이 안구해진다고 너무 난감해하시더라구요.

 

사실 원래 계획은 아버님을 형님네 옆 동의 아파트로 다시 이사하시게 해서

아주버님도 자주 가 계시고 형님도 더 자주 들여다 본다는 거였는데

제가 아버님을 혼자 두시게 할 수 없다고 우겨서 저희 집으로 모셔오겠다고 한 거였고

형님네 입장에선 저희에게도 미안하고 무엇보다 당신들 마음이 편치 않아 갑자기 모시게 되는건데

형님 힘들어지실 생각하면 제가 너무 경솔했나 싶어요.

 

지금이라도 다시 처음 계획대로 아버님을 형님네 옆동으로 이사하시게 하거나

제가 좀더 강하게 밀고 나가 아버님을 모셔와야 하는 건지 머리가 아프네요.

 

유민아버님 단식하시며 고통받는거 보면서 부모의 마음이 저럴진데 하며 가슴을

치면서 혼자 계신 부모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지라 마음만 앞서서 상황이 점점 산으로 가고있는

며느리 넋두리였습니다.

 

현명하신 의견 있으시면 구걸해봅니다..ㅠㅠ

 

 

 

 

 

 

 

 

 

IP : 121.137.xxx.8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가 아무리 좋아도 홀시아버지 있다면 안쳐다봐
    '14.8.23 12:59 PM (114.205.xxx.124)

    원래 홀시어머니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고 좋은데
    가장 안좋은 케이스가 홀시아버지....대접받을려는.
    애기같은 홀시아버지도 별로긴 하네요.

  • 2. 저런
    '14.8.23 2:06 PM (14.52.xxx.59)

    도우미가 집안일 하게 두시구요
    착한 며느리들이니 원글님은 수시로 반찬같은거 택배 보내주시면 마음이 잘 전달될 겁니다
    그리고 아버님 증세는 노인성 우울증인것 같은데
    주치의한테 살짝 물어보시고 정신과 트랜스 해보세요
    수면제나 간단한 약 처방만으로 굉장히 좋아질겁니다

  • 3. 저런
    '14.8.23 2:07 PM (14.52.xxx.59)

    로그인이 풀려서 앞글이 날라갔어요
    직장생활 하시는 분 아니면 하루종일 저 시아버지 못 견뎌요
    형님이 모셔가고
    복지관 같은데 다니시게 하세요
    그리고 낮에 도우미 부르시구요

  • 4. ..
    '14.8.23 2:18 PM (222.107.xxx.147)

    언제나 상황이
    나는 좋은 뜻으로 시작했는데
    전개가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님 같은 경우도 그래보이네요,
    처음에 그렇게 나서지 마실 걸;;;;

  • 5. 에구 머리야..
    '14.8.23 2:33 PM (121.137.xxx.83)

    덧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어머님 투병하시면서 저희집과 형님집 오가시며 생활하시던 기간 겪어봤고 돌아가신 후에는 아버님만 며칠씩 다녀가실 때마다 몸살을 앓곤 했던 터라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아버님 상태가 우울증이 예상되어 혼자 두었다가 더 크게 아프시면 그때 그 죄를 어쩌나 하는 생각에 미치니 도저히 혼자 계시라고 못할거 같더라구요.
    게다가 효자 남편 가뜩이나 요새 회사에서 힘든데 아버지까지 걱정하느라 그 삶의 무게가 너무 힘겨워보여
    나라도 짐을 같이 나누어지자는 심정으로 마음 굳힌 거였는데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해서 경솔한 결정을 내린것 같아 제 입을 찢어버리고 싶어요.
    좋은 마음으로 내가 희생하자고 시작된 일이 형님이 희생되는 상황으로 귀결되니 형님에게도 죄송하고 어떻게든 바로잡아할텐데
    여러분 말씀대로 아버님을 형님집 근처에 따로 모시자고 하는게 가장 나은 방법이겠지요?
    참고로 저희 아버님은 72세에 정정하신 편이예요.

  • 6. 헐~
    '14.8.23 5:05 PM (39.120.xxx.166) - 삭제된댓글

    72세면 모시기에 너무 젊으세요.
    저는 82세는 되신줄...
    옆에 따로 사시는게 정답이긴한데, 이미 자식과
    같이 산다고 말이 나왔고 마음을 정하신터라...
    뒤집기가 쉽지 않겠지만 님이 조근조근 잘 말씀 드려보세요. 합가하면 복장이라든가 그런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저희 시부모님도 같이살면 너무 좋을거라 생각하셨는데 냉장고 여는것도 눈치보시고 먹는것도 안맞아하시고 불편해 하시다가 이삼년만에 따로 나가셨거든요.
    물론 저도 죽도록 힘들었고요.
    우선 남편을 설득하고 남편과 함께 아버님께 말씀 드려보세요.

  • 7. 아이고...
    '14.8.23 6:10 PM (121.175.xxx.117)

    고작 72세에 별다른 병도 없다면 충분히 혼자 사실 나이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4050 1박2일 서울에서 휴식하기 좋은곳 어디 있을까요? 휴식 2014/09/04 717
414049 라디오스타 신해철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혁재인줄.. 10 어제 2014/09/04 4,595
414048 바이텍스 드셔보신분 1 ㅇㅇ 2014/09/04 7,185
414047 고딩아들이랑 영화보기 3 영화보기 2014/09/04 772
414046 어제 올라왔던 영어공부법.... 5 타도에요 2014/09/04 2,503
414045 영어챕터북 꾸준히읽는 아이들 영어 잘하나요?? 17 영어 2014/09/04 3,468
414044 오십대 하루에 운동 얼마나 하세요? 3 댜이 2014/09/04 2,374
414043 미국인한테 홍삼 액기스 선물 어떤가요?? 7 정관장 2014/09/04 1,716
414042 7살 친구딸, 7살 우리딸 6 ... 2014/09/04 1,472
414041 황금레시피 소갈비찜 질문이요! 놓지마정신줄.. 2014/09/04 2,835
414040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요~ 5 갑상선 2014/09/04 2,605
414039 방콕 가는 비행기 원래 비싼가요? 호텔질문도 5 방콕 2014/09/04 2,083
414038 애봐주시는 분 계셔도 초등 1학년땐 휴직하는게 낫나요? 1 여행가고싶다.. 2014/09/04 1,945
414037 조카의 방문 5 외동맘 2014/09/04 1,515
414036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하는데 어찌해야할까요.... 6 회동짱 2014/09/04 4,710
414035 하루 1시간걷는건 운동안되죠? 13 2014/09/04 3,948
414034 치과에서 잇몸 때우신 분 계신가요? 14 낚인건가. 2014/09/04 9,641
414033 관세사직업 5 ^^ 2014/09/04 3,418
414032 고등학생 한달 용돈 얼마가적정한가요? 10 고1 2014/09/04 2,666
414031 김제동 청운동에서 세월호 유족앞 찾아 길거리 강연.감동.. 5 행성B612.. 2014/09/04 986
414030 부모님들, 아이들이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관심 좀 가져주세요 2 역사교사 2014/09/04 965
414029 요즘 마트에서 햅쌀 사보신분들 괜찮으셨나요? ㅇㅇ 2014/09/04 620
414028 핸드폰 찾아주신분께.. 사례 어떻게 하는건가요? 10 분실 2014/09/04 1,461
414027 항상 프린터기 전원 연결해 두세요? 11 전원 2014/09/04 4,908
414026 아파트 내의 장애인주차구역 주차위반시 8 뚜비 2014/09/04 2,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