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홀시아버지 어렵네요..

정신줄놓다 조회수 : 5,989
작성일 : 2014-08-23 12:05:46

작년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시아버님 혼자 지내신지 일년쯤 되셨어요.

혼자 지내시기로 하신건 아버님 주장이셨고 형님네랑 저희랑 번갈아 자주 찾아뵈며

반찬 떨어질 일 없이 챙겼고

아들들이 매일 아침 저녁 안부전화로 아버님 근황이나 건강상태 살피며 지냈습니다.

 

일년 안되어 어머님과 사시던집 외로와서 싫다셔서

몇달전 형님네가 사시는 지역으로 아파트 얻어 이사하시게 하고

형님네 부부가 더 자주 찾아뵈며 신경써 드리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가보면 반찬도 줄지 않고 잘 안드시는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지난주에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시다고하여 일요일에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아들들 휴가내고 며느리들과 돌아가며 병실 지키며

병원에서 여러 가능성을 두고 할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하였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아버님은 자꾸 몸에 기운도 없고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다고 하시며 퇴원을 미루셔서

지금 일주일째 수액만 맞으시며 입원중이십니다.

 

제가 병실에 있어보니 아버님이 건강염려증이 너무 심하셔서 조금만 정상수치에서 벗어나면

안절부절을 못하시고 걱정을 하시더군요.

정상범위에서 살짝 높은 혈압을 가지고도 몇시간을 걱정하시고

잠깐 수액 맞는 바늘이 헐거워져 피가 조금 나면 또 그걸 가지고 몇시간을 들여다보며 걱정,

씨티촬영을 해야하는데 본인 몸이 너무 연약해서 조영제를 이겨낼수 없다며 종일 간호사 붙들고 하소연..

몸에 심장 박동 체크하는 장치 부착하면서도 전자파가 흐르는걸 몸에 붙이고 어떻게 있냐며 걱정..

마치 아이가 되신것 같더라구요.

 

며칠 지켜본 결과 자식들 생각엔 아버님이 몸이 편찮으신게 아니라 혼자 지내시면서 외로움 때문에

마음이 편찮으신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리되니 이제 퇴원후 아버님 거취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것 같아

생각끝에 제가 모셔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저는 아버님과 두시간 거리에 거주중이며  혈압이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아들 하나에 전업이고

저희 형님은 아버님과 같은 지역에 거주중이지만 딸 둘 키우며 맞벌이신데다

평소에도 몸이 약하던 터라 아버님과 합가는 무리라는 생각에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요.

 

그런데 형님 부부가 저희가 아버님을 모시는 일은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그리되면 당신들은 발뻗고 잘 수도 친척들 뵐 면목도 없다며

가사도우미분 도움 받아서라도 죽이되는 밥이되든 모셔보겠다며 나오고 계십니다.

 

아버님은 처음에 제가 모시겠다니 그것도 좋지 하시다가

형님네도 모시겠다고 하시니 형님네랑 지내고 싶어하십니다.

아무래도 맏아들이 모시는게 모양새가 좋다고 생각하시는듯 하며

또 당신이 평생 사시던 터전을 떠나 작은 아들네로 옮겨와 적응하시는게 자신없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종일 저랑 있느니 형님이 출근을 하시는 동안 혼자 계실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형님네가 더 편하신듯 하구요.

 

문제는 저희 형님인데

상황 때문에 계획에도 없던 홀시아버지 모시기를 시작하셔야 하는데

직장생활 하면서 그 살림을

해 내시기에 몸이 너무 약하시다는 거지요.

 

게다가 저희 아버님 성격이 무난하신 편도 아니고 매사에 걱정도 많으시고

친척들 주변사람들 시선을 너무 의식하셔서 자식들에게 이런저런 도리에 관한 요구가 많으세요. 

또 건강 염려증도 심하셔서 조금만 이상해도 이병원 저병원 다니셔야하고  

사교적이지도 않으셔서  종일 집에만 계시는 분이시라..

 

상황이 이리되니 제가 괜히 아버님을 모신다고 나섰다가 형님이 덤터기 쓰시게 되는것 같아

제 마음도 영 불편하고 무엇보다 형님 건강이 너무 염려됩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 형님 전화가 왔는데 아버님 모시면서 도우미를 쓰려고 했는데

낮에 홀시아버지만 있는 집이라 도우미분들도 다 꺼려하여

사람이 안구해진다고 너무 난감해하시더라구요.

 

사실 원래 계획은 아버님을 형님네 옆 동의 아파트로 다시 이사하시게 해서

아주버님도 자주 가 계시고 형님도 더 자주 들여다 본다는 거였는데

제가 아버님을 혼자 두시게 할 수 없다고 우겨서 저희 집으로 모셔오겠다고 한 거였고

형님네 입장에선 저희에게도 미안하고 무엇보다 당신들 마음이 편치 않아 갑자기 모시게 되는건데

형님 힘들어지실 생각하면 제가 너무 경솔했나 싶어요.

 

지금이라도 다시 처음 계획대로 아버님을 형님네 옆동으로 이사하시게 하거나

제가 좀더 강하게 밀고 나가 아버님을 모셔와야 하는 건지 머리가 아프네요.

 

유민아버님 단식하시며 고통받는거 보면서 부모의 마음이 저럴진데 하며 가슴을

치면서 혼자 계신 부모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지라 마음만 앞서서 상황이 점점 산으로 가고있는

며느리 넋두리였습니다.

 

현명하신 의견 있으시면 구걸해봅니다..ㅠㅠ

 

 

 

 

 

 

 

 

 

IP : 121.137.xxx.8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가 아무리 좋아도 홀시아버지 있다면 안쳐다봐
    '14.8.23 12:59 PM (114.205.xxx.124)

    원래 홀시어머니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고 좋은데
    가장 안좋은 케이스가 홀시아버지....대접받을려는.
    애기같은 홀시아버지도 별로긴 하네요.

  • 2. 저런
    '14.8.23 2:06 PM (14.52.xxx.59)

    도우미가 집안일 하게 두시구요
    착한 며느리들이니 원글님은 수시로 반찬같은거 택배 보내주시면 마음이 잘 전달될 겁니다
    그리고 아버님 증세는 노인성 우울증인것 같은데
    주치의한테 살짝 물어보시고 정신과 트랜스 해보세요
    수면제나 간단한 약 처방만으로 굉장히 좋아질겁니다

  • 3. 저런
    '14.8.23 2:07 PM (14.52.xxx.59)

    로그인이 풀려서 앞글이 날라갔어요
    직장생활 하시는 분 아니면 하루종일 저 시아버지 못 견뎌요
    형님이 모셔가고
    복지관 같은데 다니시게 하세요
    그리고 낮에 도우미 부르시구요

  • 4. ..
    '14.8.23 2:18 PM (222.107.xxx.147)

    언제나 상황이
    나는 좋은 뜻으로 시작했는데
    전개가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님 같은 경우도 그래보이네요,
    처음에 그렇게 나서지 마실 걸;;;;

  • 5. 에구 머리야..
    '14.8.23 2:33 PM (121.137.xxx.83)

    덧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어머님 투병하시면서 저희집과 형님집 오가시며 생활하시던 기간 겪어봤고 돌아가신 후에는 아버님만 며칠씩 다녀가실 때마다 몸살을 앓곤 했던 터라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아버님 상태가 우울증이 예상되어 혼자 두었다가 더 크게 아프시면 그때 그 죄를 어쩌나 하는 생각에 미치니 도저히 혼자 계시라고 못할거 같더라구요.
    게다가 효자 남편 가뜩이나 요새 회사에서 힘든데 아버지까지 걱정하느라 그 삶의 무게가 너무 힘겨워보여
    나라도 짐을 같이 나누어지자는 심정으로 마음 굳힌 거였는데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해서 경솔한 결정을 내린것 같아 제 입을 찢어버리고 싶어요.
    좋은 마음으로 내가 희생하자고 시작된 일이 형님이 희생되는 상황으로 귀결되니 형님에게도 죄송하고 어떻게든 바로잡아할텐데
    여러분 말씀대로 아버님을 형님집 근처에 따로 모시자고 하는게 가장 나은 방법이겠지요?
    참고로 저희 아버님은 72세에 정정하신 편이예요.

  • 6. 헐~
    '14.8.23 5:05 PM (39.120.xxx.166) - 삭제된댓글

    72세면 모시기에 너무 젊으세요.
    저는 82세는 되신줄...
    옆에 따로 사시는게 정답이긴한데, 이미 자식과
    같이 산다고 말이 나왔고 마음을 정하신터라...
    뒤집기가 쉽지 않겠지만 님이 조근조근 잘 말씀 드려보세요. 합가하면 복장이라든가 그런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저희 시부모님도 같이살면 너무 좋을거라 생각하셨는데 냉장고 여는것도 눈치보시고 먹는것도 안맞아하시고 불편해 하시다가 이삼년만에 따로 나가셨거든요.
    물론 저도 죽도록 힘들었고요.
    우선 남편을 설득하고 남편과 함께 아버님께 말씀 드려보세요.

  • 7. 아이고...
    '14.8.23 6:10 PM (121.175.xxx.117)

    고작 72세에 별다른 병도 없다면 충분히 혼자 사실 나이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5763 아이허브 알약 분쇄기 써보신 분들.......어떤 제품이 나은가.. 3 알약갈자 2014/09/11 3,124
415762 모든게 귀찮은데 어찌할까요? 병인가요 8 40중반 2014/09/11 1,607
415761 대장내시경해야 하는데 현미밥을 먹었어요...ㅠㅠ 3 ... 2014/09/11 1,794
415760 명절때 비닐밥 퍼주는 집.... 33 ..... 2014/09/11 16,337
415759 클렌징 제품 추천해주세요 7 체리맘 2014/09/11 1,666
415758 면세점 외국인이 이용할때요. 4 면세점 2014/09/11 966
415757 아주 질이 좋은 용지..... 3 .... 2014/09/11 688
415756 주변에 죄다 일본 여행 다녀온 사람들...... 12 리엘 2014/09/11 4,721
415755 법원.. '원세훈은 국정원법은 위반, 선거법 위반은 아냐' 5 속보나왔다 2014/09/11 632
415754 방울토마토 플라스틱 용기 어디서 파나요? 찾아 주세요.. 2014/09/11 675
415753 마 스커트 주름좀 덜 가게 하는 방법있나여? 풀먹이는거나... 2 2014/09/11 916
415752 연대 시스템 생물학과에 대해 입시수준, 전망 등 알려 주세요 2 수하 2014/09/11 2,002
415751 이거팔아서 차비라도 벌었긴하네요ㅋㅋ 물레이브 2014/09/11 838
415750 재산상속, 보험금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 6 사탕수수 2014/09/11 1,405
415749 지금 현대에서 파는 담요 어때요.. 1 홈쇼핑 2014/09/11 1,049
415748 전세끼고 매매 어떨까요? 고민고민 2014/09/11 920
415747 베스트글에 올라온 첫키스 글 8 .... 2014/09/11 2,067
415746 조립컴퓨터 사양 좀 봐주세요~ 16 컴맹 2014/09/11 939
415745 혹시N3라고 아세요? 파르빈 2014/09/11 457
415744 신나라 키플링 세일하는거 하나 질렀네요^^ 7 .. 2014/09/11 2,222
415743 잘안지워지는 립스틱 추천요.. 립스틱 2014/09/11 1,418
415742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쓰는 김밥... 얼마가 적당할까요? 41 창업예정 2014/09/11 4,902
415741 근막통증에 대해 아시는 분 3 .... 2014/09/11 1,294
415740 먹어도 인체에 해롭지않은 주방세제 뭐가 있나요? 5 주부3단 2014/09/11 2,236
415739 사업이라는게 결국 주변 사람 돈 뜯어내는거 같아요 11 사업 2014/09/11 3,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