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통령에게 양식이 있다면 /서화숙

저녁숲 조회수 : 621
작성일 : 2014-08-22 21:34:15
(서화숙 칼럼 )

. [대통령에게 양식이 있다면 ]

-눈물로 특별법 제정한다던 대통령의 발뺌

-서면 전화보고만 한 청와대 비정상 7시간

-존재이유 모르는 야당은 유족 설득 손떼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넉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진상규명을 위한 조치는 한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재판은 진행중이지만 좌초 후 긴 시간 동안 해경은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를 밝히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없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에 이르지 못하게 된 책임을 유족들에게 돌리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까지 가세해서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고 특검을 기용하는 방안을 유족들이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안을 그대로 덜렁 따른 1차 합의안으로 온갖 비난을 자초한 박영선 새민련 원내대표는 기껏 2차 합의안이라고 받아 온 것이 국회가 정하는 특검후보 추천위원 4인 중 새누리당 몫 2인을 유족 동의를 얻어서 선임하겠다는 내용이다. 유족들이 이 합의안으로는 진상규명이 어렵다고 거부하자 보수언론까지 나서서 유족들의 막무가내로 정당정치와 대의제 민주주의가 흔들린다는 호들갑을 떨고 있다. 잘 모르면 국회의 여야 합의만으로 특검이 결정된다고 생각할 지경이다.

특검은 국회 추천인사 4명에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2명을 후보로 선정하고 그 중 한 명을 대통령이 고른다. 이미 추천위원 3명이 정부 편인 상황이니까 유족들로서는 새누리당이 후보를 추천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지금까지도 유족들에게 망언을 계속해온 새누리당의 정서로 봐서 유족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인사들을 후보 추천위원으로 계속 들이미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럴 경우 유족들은 거절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상황이 지속되면 ‘유족들의 거부로 특검후보 추천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한다’고 텀터기를 씌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 국회측 후보 4인만이라도 야당이 추천하거나 유족이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반응은 어처구니가 없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 대표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라고 할 수는 없다’는 비유를 쓰기까지 했다. 정부 스스로 가해자라는 무의식의 반영인가. 유족들은 오히려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진상을 정확하게 규명할 절차와 방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대응은 파렴치할 정도이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는 여야 합의로 이뤄질 일이므로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나 지난 뒤에 늦은 사과를 했지만 눈물까지 흘리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와서는 진상규명을 위해 단식을 해서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유족을 만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민련이 나서서 유족을 설득한다는 것은 코미디 중의 코미디이다. 새민련은 국회의원 배지를 단 130명은 있지만 새누리의 전략에 번번이 말려드는 어리석은 집단일 뿐이다. 국민 뜻이나 유족들을 대변한다는 착각은 버리고 새누리당이 유족들을 직접 설득하라고 길이나 비켜주기 바란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사고 이후 자기가 했던 말이 무엇인가를 곰곰 되새기면서 양식을 찾아주기 바란다.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터진 7시간 동안 행방을 몰랐다고 충격을 주더니 그 후에는 다시 새누리당이 나서서 그 사이 21회나 보고를 했다고 변명하면서 대통령의 역할과 행적에는 의문만 쌓이고 있다. 21회 중 서면보고가 11회고 나머지는 유선(전화)보고였다니 수백 명 국민의 목숨이 죽음의 위기에 몰린 시간에 대통령은 어디 있어서 문서나 전화로 보고를 받는가. 상식대로라면 즉각 비상상황실을 가동했을 테고 그렇다면 현장의 위기상황과 해경을 비롯한 군관민의 구조실태가 시시각각으로 곧바로 대통령 면전에서 보고가 됐어야 한다. 더구나 서면보고라면 대통령이 언제 봤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다. 304명을 해경이 구조하지 않은 일만큼이나 괴이쩍은 무슨 일이 당시 청와대에 일어났는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특별법을 만들려 하고 그 책임을 유족에게 덮어씌우려는 수작을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까지 이 모든 상황의 진실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은 진상을 밝히는 게 두려운가.

서화숙선임기자 hssuh@hk.co.kr
IP : 110.70.xxx.24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4355 좋은동영상이라서 가져왔어요 4 ........ 2014/09/05 1,032
    414354 산케이 기자 조사, 한국 언론계의 스캔들 1 light7.. 2014/09/05 784
    414353 남편이 연하냐고 자꾸 물어보네요ㅜ 20 꾸꾸루맘 2014/09/05 5,919
    414352 연휴시작에 국은 뭘로 할지..솜씨 넘 없어요 3 걱정이 2014/09/05 918
    414351 한국 자살 증가율,세계2위 6 ... 2014/09/05 1,627
    414350 단군할아버님의 자손들이여, 올 추석 차례와 성묘는 건너 뛸 지어.. 2 꺾은붓 2014/09/05 852
    414349 동사무소 이엠용액 하얀게 생겨요 1 물빛1 2014/09/05 2,019
    414348 모유수유중 커피먹는거 괜찮을까요? 6 궁금 2014/09/05 2,665
    414347 대학 성적 장학금에 대해서 궁금해서요 7 즐겁게 ~~.. 2014/09/05 1,396
    414346 하루견과 vs 몽슈슈 롤케익 둘중 뭐가 나을까요? 16 선물로 2014/09/05 2,301
    414345 홍로 껍질째 먹나요? 1 ... 2014/09/05 689
    414344 시댁에 받을 거 다 받아놓고 시댁가기 싫다고 맨날 징징거리는 사.. 66 ... 2014/09/05 16,588
    414343 7박8일 독일여행 도움 좀 주세요 7 로만틱가도 2014/09/05 1,837
    414342 어제 함익병 재출연했나요? 2 헉... 2014/09/05 1,750
    414341 감 대신 귤? 4 2014/09/05 512
    414340 대낮 7시간동안 서면보고만 해야할 일이 도대체 뭐냐고 1 이해좀 2014/09/05 783
    414339 남탕회사 다니는 남편회사 오늘 회식이라네요 ... 2014/09/05 925
    414338 고혈압 의심되는데 보험 어디를 손봐야할까요? 11 궁금이 2014/09/05 1,741
    414337 좋은 하루되세요는 틀린 말인가요? 10 국문법 2014/09/05 8,143
    414336 함 받을때 맟추는 떡이요 외동맘 2014/09/05 657
    414335 경찰청 인권위 "경찰 세월호 유가족 미행과 채증은 직권.. 브낰 2014/09/05 434
    414334 장염이 너무 자주걸려요 7 헬프미 2014/09/05 1,951
    414333 비정상회담은 어떤 느낌이냐면 7 ㅇㅇ 2014/09/05 2,936
    414332 급해요!! 압력솥 밥 하는데 10 오랫만이라 2014/09/05 1,404
    414331 며느리들은 바봅니까??? 왜 말을 못해 65 도대체 왜 2014/09/05 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