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언 구해요.. ㅠㅠ

엄마 조회수 : 829
작성일 : 2014-07-07 21:06:10

오후 세 시 쯤 사무실에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요새 밤에 기침을 하던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 지금 조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남편 상황은 어떤가
벨이 울려서 전화를 받는 짧은 시간 안에 별 생각이 다 났는데,

막상 전화를 받아보니
차라리 아프다는 전화가 나았을 상황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상대 여자애가 애기 역할을 했대요.
그런데 '내 배 안에 애기 있다'라고 얘기를 하자 (아마 여자 몸에는 아기집이 있다고 한 걸 그렇게 기억하고 얘기한 듯 해요)
저희 애가 어디 보자고 하면서 손을 배에다 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대요.

다행히 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옆에 계시던 선생님이 제지를 하셨고
저희 애는 선생님과 한참 1:1로 면담을 했고
여자애 한테는 저희 애가 사과를 했대요.


담임 선생님은 통화하면서 '너무 크게 혼내지 마시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시면 된다'고 하시고
아이 데리러 가서 만난 원감 선생님도
'너무 혼 많이 내지 마세요'하시는데

이게 어디 혼을 안 낼 일인가요.

데리러 간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눈치를 채고 먼저 울먹대는 걸
일단 빈 교실에 데려가서 애 얘기를 듣고 따끔하게 혼을 냈어요.

선생님 전화 받고서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평소에 '네 고추를 남한테 보여줘서도 안되고 남의 고추를 보자고 해도 안되는 거야'라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얘기 안 해 주셨는데
저희 애가 누구라고 바로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 집 엄마아빠 다 알고 종종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셔서 마주치면 떡도 얻어먹고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기분이에요.

당장 내일 여자애 부모님께는 사과를 해야겠는데
창피하고 애 잘못 키운 엄마가 돼서 얼굴도 못 마주치겠어요.


저희 애는 지금 지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기분이 풀려서는 색종이접고 엄마한테는 토마토쥬스 달라고 해서 마시고
엄마 표정이 굳어 있으니 슬슬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일모레 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데
애한테는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엄마는 그 수업에 안 갈 거야'라고 했더니
그건 억울한지 울어요.


아... 정말 경험 많으신 선배 어머님들 조언 좀 해 주세요.
한 번 혼 내고 잘 알아듣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될 일일까요?

IP : 175.208.xxx.1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7.7 9:13 PM (121.167.xxx.168)

    아이가 몇살인가요? 어린이집 다닌다면 다섯살이 안된거 같은데 선생님 엄마가 따끔하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만 주지시켜 주면 될거 같아요

  • 2. 희뿌윰
    '14.7.7 9:13 PM (220.89.xxx.148)

    잘잘못의 문제로 접근할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죠?

  • 3. 엄마
    '14.7.7 9:19 PM (175.208.xxx.167)

    다섯살이에요. 인지도 빠르고 뭐가 문제인지 뻔히 평소에 다 아는 애라서 더 그렇습니다.

  • 4. 희뿌윰
    '14.7.7 9:24 PM (220.89.xxx.148)

    그럼 다섯 살 아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했다고 판단한다는 말씀인가요?

  • 5. 희뿌윰
    '14.7.7 9:45 PM (220.89.xxx.148)

    자유의지라고 물어 본 이유는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대한 윤리적 규제와 법률적 판단을 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위 아이는 어린아이로서 그런 판단근거로 나무라거나 질책을 할 대상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와 혀용을 배울 단계이니 차근히 설명해서 그러지 마라라고 할 정도라는
    겁니다.
    상대 아이에게는 부모끼리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아이가 그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쭤보고 양가의 부모가 사안를 인식하고 죄의식없이 행한 일을 양해하여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6. 윗님
    '14.7.7 10:06 PM (39.7.xxx.200)

    맞는말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8884 난임병원 왔는데 사람 정말 많아요.. 2 냥쿵 2014/07/19 2,668
398883 권은희 후보님 뉴스타파 인터뷰 16 파밀리어 2014/07/19 2,043
398882 박근혜 조문 엄마 VS 엄마부대 행패 엄마 10 핏짜 2014/07/19 2,430
398881 이 음식은 멸치젓갈땡초 무침? 7 집에선 2014/07/19 5,893
398880 아니 말레이여객기는 왜 11 0719 2014/07/19 4,034
398879 칼국수면 삶아 냉동 가능한가요? 2 오늘하루 2014/07/19 1,458
398878 ‘손석희 스토커’가 되어가는 새누리당과 방통심의위 샬랄라 2014/07/19 912
398877 어린이 그림 그리기, 색칠 관련 3 쐬주반병 2014/07/19 885
398876 점집 가보신적있나요? 4 분위기반전 2014/07/19 3,037
398875 같이 사는 시어머니때문에 힘들어요 26 고난 2014/07/19 12,332
398874 남편과단둘이 외식할 맛집 추천이요^^(아이는 캠프갔어요) 1 자유부인 2014/07/19 1,207
398873 아이패드 중고로 사려고 하는데 조언해주세요. 5 달달무슨달 2014/07/19 1,730
398872 부모님 노후 생각만 하면 너무 걱정스러워요. 14 ... 2014/07/19 5,596
398871 웃기는 우크라이나 정부 11 >&g.. 2014/07/19 2,874
398870 별건아니지만 오이지 물기 짜는법 ㅋ 7 지혜를모아 2014/07/19 6,339
398869 19세 청소년이 노부부 묻지마 폭행 6 살다살다 2014/07/19 2,693
398868 워킹푸어시대 투잡하는 분들 주위에 많나요? 돈모으자 2014/07/19 1,042
398867 고구마줄기 냉동해도 될까요? 4 .. 2014/07/19 2,533
398866 [함께해요]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기다리고 계십니.. 18 청명하늘 2014/07/19 1,488
398865 경동시장에 육모초 있을까요? 3 ** 2014/07/19 1,460
398864 [함께해요] 세월호 국민버스 타고 서울로~ 3 청명하늘 2014/07/19 1,018
398863 저처럼 아픈 케이스는 드문건가요? 8 ..? 2014/07/19 2,298
398862 까방권이 무슨..? 2 까방권 2014/07/19 1,387
398861 불평도 못해.... 2 토요일 2014/07/19 1,267
398860 AFP, 세월호 294번째 희생자 발견 보도 light7.. 2014/07/19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