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가하는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1,761
작성일 : 2014-06-26 17:12:16

"요가 해요"...

남녀를 가르는 것도 아닌데 왠지 요가는 여성적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정적인 분위기와 몸의 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움 때문일 거다

나중에야 그 곡선의 뒤에 숨어있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알았지만...

종교적인 선율도 있고 정신과 맘의 균형을 잡아가는 남다른 언어도 그렇다

한 번 열풍이 불면 뿌리를 뽑는 이 나라 근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온갖 요가 학원이 동네마다 생겼다

나중엔 갖다붙이면 이름이 되고 저마다 다 요가 고수라며 이력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한 1년여 다니다 보니 하산? 할 때가 됐다 싶어 셀프 요가를 한다

습관이란 것이 입력되면 싫어도 하게 되는 관성이 붙는다

흔쾌히든 꾸역꾸역이든 죽어도 시간을 내 하루도 빼지 않는다

가끔은 거울 속 나는 화가 잔뜩 나있다

그런 표정으로 다리 올리고 호흡 고르는 걸 보다 보면 웃음이 난다

조였다..풀었다...

경직된 맘과 표정은 그렇게 이완된다

짝퉁요가에 나름 길들여진 나와 다르게 벌써 10여 년 째 ...이제는 요기의 경지까지 도달한 친구가 있다

기어이 자격증도 따고 얼마 전 학원도 오픈했다

열의가 한창 달아오르는 때라 그런지 학원에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향 냄새가 독하다

몇 달 육식을 멀리하며 고사지내듯 그렇게 기도하며 공을 들였다

인테리어만 보면 여기가 인도인지 티벳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작 본인은 뉴욕의 현대요가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너무 순수하고 가슴이 뜨거운 친구라 대담하게 삶의 항로를 바꾼 용기가 부러울 뿐이다

어느 날 와서 참관하라는 제의에 저녁 나절 학원에 들렀다

잔잔한 친구의 목소리가 핀마이크를 타고 흐른다

맨 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앳된 청년 2명이 있다

여자들 틈바구니에서 애쓰는 모습이다

놀란 것은 초급반임에도 불구... 어찌나 유연하고 진지하게 임하는지...

긴장한 친구는 너무나 차근차근 잘 한다

고기 끊고 그 스트레스에 눈빛이 형형해지더니만...멋있다

강의가 끝난 친구의 눈은 퀭한데

온몸을 돌고돌아 야들야들해진 피부가 이쁘다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시작인
    '14.6.26 8:36 PM (110.70.xxx.235)

    왠지 글이 참 마음에 담기네요
    우연히 시작한 요가. 마음과 몸을 리드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참 감사하더군요
    원글님. 라마스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8293 늦은 시청 속에 이미연 꽃보다 누나.. 2014/07/17 1,720
398292 작은 소동 14 아침부터 2014/07/17 2,634
398291 혹시 다니던 회사가 문닫은경험 있으신분 계세요? 5 여쭤봅니다 2014/07/17 1,206
398290 정성근 불륜녀 엄마가 폭로했다잖아요. 28 급궁금 2014/07/17 16,599
398289 교육부 장관 후보자 황우여, ‘비리 사학 옹호’ 앞장서 4 오물덩어리 2014/07/17 961
398288 중1인데요 구몬 수학 고등단계 밟아주면 효율적일까요? 6 ... 2014/07/17 12,945
398287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팔 경우 부동산 안끼고 해도 되나요? .. 8 매매 2014/07/17 1,853
398286 시우너한' 이 무슨 뜻인가요? 9 쓰나요? 2014/07/17 1,851
398285 에일리 정말 노래잘하네요. 11 .. 2014/07/17 2,509
398284 여행 가방 싸는 노하우 공유해주세요... 2 나무 2014/07/17 1,565
398283 집을 나간 아버지.. 2 어쩌지 2014/07/17 1,815
398282 렌즈 끼는거 많이 어렵나요?? 2 .. 2014/07/17 1,259
398281 영어단어 늘리는법 우리랑 2014/07/17 1,172
398280 2014년 7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4/07/17 671
398279 친부모상 당하면 며칠 쉬나요? 12 ... 2014/07/17 14,428
398278 김옥빈 이 아가씨 참 예쁘지 않나요? 9 유나의거리 2014/07/17 3,886
398277 나중에 바뀐애가 책낼듯 1 ... 2014/07/17 1,471
398276 세월호에서 희생된 분들에게 바치는 위로 영상 4 눈물 2014/07/17 839
398275 삼백 년이 지났어도 정말 비슷합니다. 1 역사 2014/07/17 1,196
398274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단식 동참 48시간 21 소년공원 2014/07/17 1,078
398273 세월호 서명은 이제 않받나요. 4 쌍둥맘 2014/07/17 766
398272 둥근 애호박으로 할 수 있는 요리좀 추천해주세요 5 123 2014/07/17 2,332
398271 사는 게 힘드네요... 3 사는거 2014/07/17 1,850
398270 훌륭한 여자관리자가 되려면 1 언니들 2014/07/17 1,090
398269 종각역 수하동 곰탕 그렇게 맛있나용 ??? 3 수하동 2014/07/17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