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그냥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 할까요?

..... 조회수 : 1,881
작성일 : 2014-06-14 14:47:00

겉보기엔 멀쩡한 집입니다.

자상하고 잘생긴, 돈 잘 버는 전문직 남편과 똘똘하고 귀여운 아이들.

남편은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놀러나가고 저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합니다.

속으로는 제가 좀 많이 힘듭니다.

예전에도 속이 썩어 문드러져서 여기 글 남기고 힐링 받은 적 있었어요.

완벽주의자에 컴퓨터나 차가 고장나도 다 제 탓 하는 말빨 겁나 좋은 남편이거든요.

거기에 더해서 저를 많이 억압하는 편입니다.

말다툼을 할 때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지기 싫어서 저를 꽉 눌러버리죠.

한번도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한 적은 없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자신이 하루 종일 정말 단 5분도 제대로 못 쉬고 힘들게 일하기 때문에

제가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노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구요.

남편이 그나마 좋게 생각하는 딱 2명의 전문직 친구들 정도만 만나는 것을 그나마 허락합니다.

음...이 허락이란 표현은 좀 그렇네요.

어쨌든 다른 친구들 만나는 건 그닥 기꺼워하지 않죠.

그리고 또 하나, 일전엔 이것 때문에 싸웠죠.

제가 하는 카카오스토리와 밴드를 싫어합니다.

결혼 전 싸이월드도 싫어해서 탈퇴했었는데 이제 카스와 밴드를 탈퇴하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4년동안 바깥출입을 못 했어요. 아파서요.

그런 제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출구를 버리라고 하니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전같으면 그러지 뭐 하며 쿨 하게 탈퇴했을텐데 이번에는 싫다고 오기부렸습니다.

사실 카스나 밴드 제대로 하지도 않습니다.

밴드 아이콘에 미확인 건수가 90개 넘게 찍히도록 들어가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밴드를 통해 동창 남자아이들과 말을 섞는게 싫다고 합니다.

저 나이 40에 아이 낳고 푹 퍼진 아줌마예요. 아파서 나가지도 못 하구요.

남편에게 날 봐. 그런 걱정 안 해도 되잖아.라고 해도 그냥 싫대요.

난 그래도 계속 하고 싶어. 이러고는 일주일째 냉전 중입니다.

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저 자의식도 강하고 엄청 활달했었어요. 혼자서도 잘 놀고 여럿이서도 잘놀고.

친구들 넓게 두루 만나고, 동네 가게 사장님들이랑도 친해서

대학교때도 친구들이 지역유지라고 놀렸었는데 지금은 참 다르네요.

남편과 사는게 갑갑해서 그냥 잠시 떨어져있어보자고 했었어요.

남편도 당장은 그러자 나도 힘들다 그러더니

다음날은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네요.

아마 아이들이 걸려서 그랬을 것 같아요.

남편도 저랑 사는게 많이 힘들거예요.

독일병정같은 남편과 달리 저는 미국히피예요.

남편은 딱딱 정돈되어 있어야 하지만 저는 모든걸 흐트러뜨리죠.

남편은 힘들게 일하면서도  아침 5시 30분~6시면 일어나지만

저는 아줌마 두고 집에서 아이 키우면서도 아침 7시 넘어야 일어나요.

이것도 그나마 남편의 끊임없는 질책에 정신 좀 차려서 그런거고 원래는 더 못 일어났어요.

학교다닐때는 그나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어서 제가 공부를 좀 했지요.

직업은 남편과 같은 전문직이라 헤어져도 그냥저냥 입에 풀칠은 할 것 같네요.

 

그나마 저의 장점이라면 편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요.

누구랑 만나도 친해질 수 있고 잘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아이들도 따뜻하게 품는 편이구요.

사이 좋았을 때 남편이 제 그런 면이 고맙다고,

저더러 인품이 정말 훌륭하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IP : 175.198.xxx.24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님이라면
    '14.6.14 3:14 PM (203.170.xxx.178)

    이혼할것같습니다. 솔찍히 하루도 그런 남편이랑 살기싫어요.
    저도 정말 많이 참고 살았지만 능력이 있었다면 그리고 요즘처럼 명목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시대에 살았다면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것같아요.
    아파보셨다니까 더욱 하루하루가 소중하실텐데 그렇게 억압받으며 노년까지 살고싶진않을것같아요.
    제일 중요한 경제력을 가지셨다니
    그리고 주변분들고도 잘지내는 원만한 성격을 지니셨는데
    숨막히게 살지마세요.

  • 2. ....
    '14.6.14 3:29 PM (175.198.xxx.242)

    저번처럼 악플 각오했는게 첫댓글님 언니처럼 따뜻한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서요. 지금 마음으론 막내 대학 들어가면 이혼할까 싶습니다. 묘하게도 남편과 싸우고 나면 몸상태가 더 악화되서 사실 제 마음이 언제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부부상담도 받아봤는데 서로 한계가 있네요. 저도 남편도 쉽게 바뀌지 않아요.

  • 3. 플럼스카페
    '14.6.14 3:57 PM (122.32.xxx.46)

    아프니깐...좀 당신이 봐달라고...이미 해 보셨겠죠?

  • 4. 어디가아프세요?ㅅ
    '14.6.14 4:10 PM (175.204.xxx.135)

    혹시 우울증이신가요?
    환자같아요

  • 5. ...
    '14.6.14 4:24 PM (121.181.xxx.182)

    나머지 인생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서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요?

  • 6. sks
    '14.6.14 10:34 PM (211.205.xxx.144)

    저희 엄마같은분이랑 사시네요.
    완벽주의에 흐트러지는것 못보고
    제가 자기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것을 절대못봐넘깁니다.
    드라마보기라던가 미술숙제같은것...
    돈도 주긴하는데 본인보기에 쓸데없는 것 산다싶으면 욕하고...

    저는 숨이 막혀서 하루라도 엄마없이 사는게 소원이어서 정반대의 남편 만나서 잘삽니다.
    남들은 이해못하는 숨막힘..집이 아니라 감옥이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7238 강화도 여행추천 부탁드려요~ 마미 2014/07/14 1,115
397237 이런 발명품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거 있으세요? 15 전깃줄싫어 2014/07/14 2,479
397236 요즘 광고중 제일 좋은건 모통신사 아빠 하는 광고요.. 2 이런건 좋아.. 2014/07/14 1,687
397235 부부싸움 후에..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13 ... 2014/07/14 6,006
397234 7월 22일까지 절대 배 타지 마세요!! 6 물귀신 2014/07/14 4,340
397233 노회찬 좋아하는 분들 모여보세요 *^^* 11 부탁 2014/07/14 1,552
397232 유심이없다고 나오면서 문자 전화 먹통이 되었어요 3 멘붕 2014/07/14 1,629
397231 어떻게 교육해야 영어에서 자유로울까요? 2 진주 2014/07/14 1,074
397230 책 읽고 독후감 써놓는 분 계세요? 2 ..... 2014/07/14 981
397229 영어 괴외쌤 계실까요? 2 하늘이 2014/07/14 1,124
397228 이스라엘 11 논리의 헛점.. 2014/07/14 2,295
397227 아이쿱생협 재정상태 튼튼한가요? (차입금 관련) 3 고민 2014/07/14 2,414
397226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담임선생님. 19 익명 2014/07/14 2,409
397225 챱스테이크랑 어울리는 메뉴는?? 2 메뉴 2014/07/14 1,142
397224 어제저녁에 물김치 담으면서 설탕을 많이 넣었는지 맛이 이상해요ㅠ.. 3 어쩌나 2014/07/14 1,488
397223 내 아이가 똑똑한것 같다!!???? 11 0행복한엄마.. 2014/07/14 2,360
397222 요즘같이 더운날, 애들 소풍 도시락으로 뭘 싸주는게 좋을까요?.. 5 .... 2014/07/14 1,612
397221 마포와 옥수동 어느 동네가 더 살기 좋은가요? 5 동네 2014/07/14 3,880
397220 김치색깔이 빨갛지않고 주황빛도는데요 6 더나도그 2014/07/14 1,636
397219 영어캠프보냈는데 보통 주말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요?(스마트폰 주.. 주말에는 하.. 2014/07/14 938
397218 올케 동생의 아들이 돌인데 27 ^^ 2014/07/14 4,466
397217 명절·인사철 전후 '떡값'…빌딩 문제 등 송사 위해 돈 뿌린 듯.. 1 세우실 2014/07/14 810
397216 소개팅 같은 선을 토요일 저녁에 봤는데... 너무 아쉬워요. 22 ... 2014/07/14 9,386
397215 어린이용 초한지, 수호지 추천 부탁드려요^^ 초한지 2014/07/14 665
397214 얼갈이 김치는 고추가루양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2 질문 2014/07/14 1,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