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육아의 문제점을 알았어요.

저는 조회수 : 1,577
작성일 : 2014-06-13 10:47:52

직장맘이고 아이는 네살이예요.

딸래미고 기질이 약간 강하고 여우예요. 저는 반면 좀 흐리멍텅한 스타일...

제가 육아를 많이 안하긴 했어요.

조리원 나와서부터 쭉 입주 썼고 주말에는 남편이 많이 담당하고 그랬어요 (제가 몸이 별로 건강하지가 않음)

 

그래도 놀아줄때는 제가 아주머니나 남편보다 엄청 재밌게 놀아줘요.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 무리해서 노는 것도 있고요. 같이 있을때는 무리해서 잘해주려고 해요.

둘이 애처럼 집안에서 탐험하고 매일 모험 만들고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노는데요...

 

그런데 저는 하루에 2시간 정도 하는 육아가 그렇게 지쳐요.

연휴에 아이 데리고 여행가서 제가 풀로 돌봤는데 정말 얘가 알고보니 밥을 지 손으로 절대 안 먹어요.

이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젓가락질도 잘하는데...) 그냥 떠먹여주는데 익숙해서 그런거예요.

그렇다보니 삼시세끼 다 떠먹여야 하고, 부페에선 얘가 뭘 먹을까 고민고민해서 골라오고 안 먹는건 제가 그냥 남은거 쓸어먹고

화장실을 거의 한시간에 한번씩 가는데 (소변 실수할까봐 긴장하는거 같았어요... 어떨때는 변기에 앉았다가 안 나온다며 내려옴) 그때마다 자기 안고 가라고 해서 16킬로 짜리를 안고 다녔어요.

이거야 그래 아직 아기니까... 하고 봐줄수 있는데

 

제가 찬찬히 보니까 전 아이랑 있을때 걔한테 빙의가 돼요.

얘가 뭘 먹을까, 얘가 목이 마를까, 얘가 더운가, 심심한가, 피곤한건 아닌가 온통 신경이 거기 집중돼 있으니까

정작 저 자신이 뭘 먹고 싶은지 기분이 어떤지는 아예 안중에 없는 상태가 되더라고요.

그렇다보니 그냥 애가 남긴거 쓸어먹고, 피곤하니까 남편한테 커피만 계속 사다달라고 하고 그냥 애 잘때까지는 마치 아이의 아바타, 내지는 수족이 된거 같은 기분이었어요.

아이가 자고 나면 그때서야 제 정신이 들고요.

 

그러니까, 제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생각이 드니까 왜 제가 평소에 아이랑 놀고나면 피곤해지는지 깨달아지더라고요.

제 자신이 없어져요;;;

그런데 계속 이러면 안될거 같아요. 건강한 관계도 아닌거 같고...

 

아니면 아이가 어리면 당연한 건가요?? 따로 또 같이, 이런 육아가 가능할 수 있을까요 저도??

IP : 203.11.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fpdh
    '14.6.13 11:06 AM (218.156.xxx.229)

    육아의 문제점이 아니고 잘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아이는 그저 엄마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퍼주는 존재입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앞에 한없이 강하고 또한 무력한 존재이기도 하지요.
    아직 어린 아기니까 엄마가 밥 좀 떠먹여준다고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니구요.
    넘 자책도 마시고 내 존재여부를 따지지도 말구요~
    나도 그렇게 키운 자식들 모두 잘 살고 있습니다.
    아주 늙은 엄마의 진언입니다.

  • 2. ..
    '14.6.13 12:15 PM (147.46.xxx.156) - 삭제된댓글

    아직 네살인데요, 뭘...
    그땐 다른 엄마들도 다 그래요. 내가 없고 아이만 있는 느낌...
    그나마 원글님은 하루 2시간이잖아요.
    제가 7살, 4살 아들 둘 키운는데, 애가 4돌은 넘어야 엄마랑 좀 분리가 되는 것 같아요.
    7살 아들내미 어찌나 의젓한지 깜짝 놀랄때가 있어요.
    4살 둘째때문에 저도 요즘 넘 힘든데, 빨리 형처럼 크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ㅠ.ㅠ

  • 3. fffff
    '14.6.13 12:33 PM (58.140.xxx.196)

    직장생활 하시니 잠시라도 제정신일때 있네요..
    전 몇년치 내 인생이 날아간것 가다가도.
    그냥 커가는 아이보면 하루하루가 아까워요. 점점 애기애기한 느낌이 없어지니까요 ㅋㅋㅋ

  • 4. 저도
    '14.6.13 1:39 PM (58.225.xxx.118)

    저도 직장맘 아들램 4살.. 밥 다 떠먹이고 맨날 안아주고 매사 시중들어줍니다.
    주말만 되면 데리고 공원에라도 가면 졸졸 쫒아다니고 안먹는거 못먹는거 많아서
    메뉴도 죄다 아기위주 & 단거나 아이스크림 파는데만 쫒아다니네요.
    내년 되면 나아질 것 같은데 올해는 영.. 아가네요. 사실 이제 세돌이니까요..

    내년을 대비해서 좀 밀땅? 을 해보세요. 안아줘 그러면 조-기까지 걸어가면 안아준다든가
    좋아하는 반찬은 혼자 떠 먹어 보라고 한다든가..
    엄마 힘드니까 5분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든가..
    네살되니 쪼-끔 말 통하기 시작해서 알콩달콩 노는 맛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같은 나이 엄마로 화이팅이요~

  • 5. 쌍둥맘
    '14.6.14 7:04 AM (211.214.xxx.147)

    지금 너무 잘하시는거에요. 아이가 커갈수록 힘디 덜 들구요. 엄마는 강해서 힘은 슬수록 나오네요. 박수쳐 드릴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879 혹시 뽐뿌 구입 시 페이백 문제 없을까요? 1 휴대폰 2014/07/12 1,001
396878 와 조혜련 결혼했었나요? 연애갸중계 2014/07/12 1,914
396877 세면기 수도를 5시간 연속 틀면 물세가 얼마 나오나요 5 아 놔~ 2014/07/12 2,217
396876 특목고 다니면서 기숙사에서 공부 안하는 아들.. 8 쿠나쿠나 2014/07/12 4,631
396875 축구 이야기.. 5 어린왕자들 2014/07/12 1,055
396874 엄마가 신을 건데요 2 신발 2014/07/12 1,498
396873 모기가 절대 안물어요. 30 2014/07/12 10,060
396872 코렐냄비 사용하시는 분~ 4 2014/07/12 4,271
396871 국민tv 어제 그제 노종면씨 휴가 였나요 2 , 2014/07/12 1,055
396870 4살 아이랑 2살 아이랑 부딪혔는데요. 2 소리 지르는.. 2014/07/12 1,163
396869 루이비통 에바클러치, 백화점 매장이나 면세점 가면 바로 구매할수.. 1 있나요? 2014/07/12 1,558
396868 아멘충성교회 - 이인강 목사 raqoo 2014/07/12 13,757
396867 급질) 카스피해유산균 그냥 실온방치 괜찮나요? 4 카스피해유산.. 2014/07/12 1,380
396866 끓이지 않은 오이지 국물 재활용하려는데요... 2 gks 2014/07/12 1,645
396865 80년대 sf전집 읽으신 분 계실까요? 14 sf소설 2014/07/12 1,929
396864 보세 옷이 더 비싸네요 5 옷이 사고파.. 2014/07/12 2,843
396863 "어머니, 1인 피켓 시위 제가 해볼게요".. 1 무능그네 2014/07/12 1,597
396862 넘넘 가정적이고 돈잘버는 의사남편이라면 다른 단점은 덮을 수 있.. 12 .. 2014/07/12 8,515
396861 빌리부터 동영상^^ 1 비리부터 2014/07/12 1,162
396860 부추가 독한가요? 8 나비잠 2014/07/12 2,588
396859 전세계약이 남았는데 집이 팔리면 나가야 하는건 가요? 1 집이요.. 2014/07/12 1,537
396858 데님셔츠나 데님원피스 여름에 괜찮을까요? 8 시원한 여름.. 2014/07/12 1,715
396857 못보신분을 위해 재업합니다. 4 .. 2014/07/12 1,513
396856 손과 발, 얼굴에 열이 심합니다..경험 있으신 분들 계실까요? 2 휴우... 2014/07/12 1,349
396855 나이가 드니 나에게 드는 돈도 많아지네요 5 ... 2014/07/12 3,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