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밀양...

잊지마요 조회수 : 1,049
작성일 : 2014-06-11 10:27:36

남편이 여름 휴가지를 알아보라는데 세월호 아이들 생각에, 밀양 할머니들 생각에, 도저히 마음이 찔려서 알아볼 수가 없군요. 소소한 일상 같은거 4월 16일 이후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아이들 어리니 지난 주 연휴땐 수영장도 데려다 주고 했지만, 이전같았으면 sns에 곧바로 올렸을 아이들 해맑은 사진이나 음식 사진 같은거 이제 더이상 안올립니다.

카톡에 노란리본 물결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거 안 올려도 맘 속으로는 다들 슬퍼하고 아파한다 하지만, 저는 마음이 그리 강인하지 못한 사람이라서인지 노란리본마저 내리면 어느새 조금씩 잊게 될 것 같아 스스로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라도 노란리본이나마 내리지 않습니다.

저렇게 당하고도 밀양 사람들 새누리 시장 당선시키는 거 보니 희망없다, 그냥 냅두라는 댓글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밀양은 아니지만, 저도 홍준표가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곳에 삽니다.

난생 처음 소심하나마 선거운동이란 것도 나름 해 보고, 선관위에 전화도 걸어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90년대 후반 학번이며 대학 때 학생운동 한 번 안했던 제가 이리 된 것은 이제야나마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 덕분이겠지요.

이 곳에 몇 년째 살아보니, 사람들이 새누리당 뽑는 것은 나빠서라기보다 몰라서입니다.

물론 이 곳에도 학군 좋은 곳도 있고, 외지에서 온 고학력 인텔리들도 있죠. 하지만 대다수의 소시민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정말 모릅니다. 인터넷 나와 있는 '진짜' 사실인 정보들을 알아보는 것, 그 분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익숙한 TV, 지상파 채널 매일 볼 수 밖에 없고, 노인평생교육센터 같은 곳에 정부나 국정원 측에서 나와 하는 나라사랑류의 강연들만 듣게 되는 것이고, 결국 왜곡된 정보에 길들여지고 맙니다.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 밀양에 사는 일반인들에게조차도 보상금 더 받으려 하는 욕심쟁이 노인네들로 인식되게끔 만들었을 겁니다. 송전탑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가 그들에게 이미 심어졌기에 아무렇지 않게 새누리당 시장 뽑은 거겠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생각납니다.

무사유가 가장 무서운 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사유를 조장하는 언론들, 정부, 국회의원들, 교육자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나마 진보교육감들에 희망을 걸어볼까요?

경찰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끌고가는 장면을 보며 "경찰이 왜?"라고 묻는 7살 아이에게, 경찰은 우리를 돕는 좋은 분이라고 유치원에서 배워온 해맑은 이 아이에게 뭐라고 답해야 할 지 정말 정말 모르겠습니다.

답답한 맘에 넋두리 해 봅니다.

IP : 222.96.xxx.21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
    '14.6.11 11:16 AM (180.70.xxx.234)

    원글님 .. 감사합니다 ..
    격하게 동감합니다 ..

  • 2. 이거참.
    '14.6.11 11:28 AM (121.174.xxx.196)

    그래요..새누리..몰라서일꺼예요.
    그런데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그 둔감을 넘어선 이기앞에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어쩌끄나..저 인간들을~~~~
    진짜 인간이 미워집니다. 이 현실에도 그냥 해맑은
    사람들.어찌보면 부럽고..

    잊혀져간다해도
    아침 눈뜨면 하루 중 언제라도 남모르는 화살기도라도
    허고 살려구요.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란걸 알기에
    .....

  • 3. 공감
    '14.6.11 2:08 PM (58.125.xxx.102)

    원글님 잔잔하고 솔직한 글 읽고 위로가 되는 군요.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크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 믿고 삽니다. 희망은 .... 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9937 9년된아파트 베란다 물 역류. . 온천인줄알았네요. . 1 애기엄마 2014/06/20 2,579
389936 홈쇼핑실크테라피서 석유냄새가 나요 7 .. 2014/06/20 1,408
389935 문창극이 청문회까지 간다면 3 에고 2014/06/20 1,116
389934 여가부장관후보 김희정 아빠위해 특혜입법까지 2 가지가지 2014/06/20 1,294
389933 뺀치아가 아직나지않았는데 옆치아가 흔들려요 2 초등 2014/06/20 827
389932 울 딸 땜에 아침에 웃은 이야기 11 2014/06/20 3,492
389931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6/20am] 왜 전교조를 타깃 삼나? lowsim.. 2014/06/20 857
389930 딸이 힐링^^ 10 엄마 2014/06/20 3,166
389929 화려한 경력 모음 명불허전 경천진동...,,,,,,,,,,,,,.. 5 하고나서 2014/06/20 1,195
389928 제빵기로 식빵 만들기 쉽나요?(알려주세요) 14 빵집이없는동.. 2014/06/20 3,862
389927 산부인과 빈혈검사시 금식인가요? 3 컴앞 대기 2014/06/20 2,724
389926 대나무자리 빈티나나요? 4 여름 2014/06/20 1,876
389925 바람 대처법좀 알려주세요 3 2014/06/20 2,538
389924 정말 '그분'의 수첩은 데스노트인가요? 4 ㅋㅋ 2014/06/20 2,166
389923 시각장애인 안내견 승차거부 사건을 보면서.. 5 6월 2014/06/20 1,938
389922 2014년 6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4/06/20 955
389921 정책금융공사 직원들이 산업은행 통합에 반대하는이유가 무엇인가요?.. 4 .. 2014/06/20 1,797
389920 운동 첨 하는데 PT 없이 스트레칭이랑 유산소(런닝머신,자전거).. 3 PT비싸 2014/06/20 2,732
389919 아기가 습관처럼 입술을뜯어요ㅠ ㅠ 피치플레저 2014/06/20 2,816
389918 내가 다시 결혼전으로 돌아간다면....남편감보는 체크리스트 73 잘되.. 2014/06/20 31,116
389917 다리인대늘어나서 기브스 하신분들 4 sany 2014/06/20 3,529
389916 줄넘기 운동하실 때 지루하지 않게 하는 방법???? 11 무무 2014/06/20 3,250
389915 누군가 제 이메일을 아이디로 도용하고 있는데 신고하는 방법있나요.. 3 발랄 2014/06/20 5,484
389914 쌀벌레가 생긴 쌀 버려야 하나요? 2 ... 2014/06/20 3,639
389913 청국장엔 왜 김치를 넣나요? 6 떠돌이 같아.. 2014/06/20 3,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