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l 이제 저희들은 중단된 수학여행을 떠나요.

.... 조회수 : 1,187
작성일 : 2014-05-28 20:08:05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이하로 
-세월호 추도시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떠났어요. 
안개가 낀 밤바다 
그마저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의 재잘거림이, 웃음소리가 
마치 떼지어 하늘을 포롱거리는 
종달새만 같았어요. 
아,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아이야. 
너는 그렇게 수학여행을 떠났지. 
가난한 에미가 처음 사준 
노스페이스 자켓을 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넌 처음으로 바다로 나갔어. 
못난 에미를 두어 
제대로 된 여행조차 못했던 넌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손을 흔들며 여행을 떠났지. 
그것이, 
마지막 손흔듬이었을 줄은 
에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엄마. 
밤바다는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은 밤을 잊었어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높아가고 
꿈의 섬! 
제주도로 가고 있었어요. 
수학여행 중이었어요. 
엄마.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밤이었어요.

아이야. 
꿈을 꾸었지.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에미도 너와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 있었어. 
너의 손을 잡고 
하루방에 입 맞추고 
멀리 보이는 한라산을 손짓하며 
너와 여행을 하고 있었지. 
바람이 불었어. 
너는 갑자기 민들레 홀씨 되어 
공중으로 날아올랐어. 
너를 잡으러 
허우적거리며 달려가다 
돌부리에 채여 
꿈이 깨고 말았어. 
너는 아직 수학여행 중이었어.

엄마, 
엄마. 
아침이었어요. 
그리고, 
배가 기울었어요. 
누군가가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어요. 
우린 착한 아이들이잖아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왕국이잖아요. 
우리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항상 강조했잖아요. 
우리는 조금도 의심치 않았어요. 
우리를 구해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우린 여전히 즐거웠고 
이런 해프닝조차 
우리의 수학여행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추억이라 생각했어요. 
우린 곧 구조되어 
수학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엄마,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바닷물은 넘실거리고 
우린 버려졌어요. 
엄마. 
더 많이 사랑할 것을. 
엄마 
보고싶어요. 
엄마 
미안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은 
배와 함께 침몰하고 말았어요. 
꿈의 섬 제주도는 
여전히 멀기만 해요.

아이야. 
이런 일이라니. 
이런 청천벽력이라니. 
달려간 진도 바다에는 
에미들의 울음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에미들이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소리는 
점차 호곡이 되어가는 데도 
아이야  
에미는 발을 동동 구를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구나. 
차라리 내가 네 대신 
저 바닷 속에 있을 수만 있다면 
에미는 수만 번이라도 그러려만 
아이야 
아무도 너희를 구하러 가지 않는구나. 
이런 국가라니. 
이런 나라라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라라니. 
너희들이 죽어가는 것을 
에미들은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 
에미는 너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 
죽고 말았구나. 
아이야! 
얼마나 무서웠니? 
미안하구나, 아이야 
에미가,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엄마, 미안해요. 
울지 말아요. 
이제 저희들은 
중단된 수학여행을 떠나요. 
엄마. 
우린 그렇게 
아직 수학여행 중일 뿐이예요. 
꿈의 섬 제주도가 아닌 
시험이 없는 나라 
성적이 행복순이 아닌 나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죽지 않는 나라 
아이들의 꿈이  
훨훨 펼쳐지는 나라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정의와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엄마 
우리 그곳으로 
긴긴 여행을 떠나요. 
울지 말아요. 엄마.

아이야. 
억울하구나. 
차마 
분하구나. 
가만히 있었던 너희들이 
가만히 있다 그리 죽었는데도 
이 나라는 아직 
가만히 있으라 하는구나. 
에미는 이제 
가만히 있지 못하겠구나. 
가만히 있었던 에미가 
가만히 있었던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이 살아 돌아오도록 
이젠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은 죽어 
천지 사방으로 날아가 다시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온 국민의 마음에  
노란 꽃으로 피는구나. 
노란 종이배를 타고 돌아오는 구나 
노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구나. 
가만히 있지 않는 많은 에미들이 
너희를 돌아오게 하는구나.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이 
잘 끝날 수 있도록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모두가 아름다운 
그런 세상이 오면 
서로가 사랑하는 
그런 나라가 되면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끝내고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엄마 사랑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이 끝나는 날 
엄마 
우리 말해요. 사랑한다고.



미국 50개주에서 '反박근혜, 세월호추모' 시위 [동영상, 사진 총정리] 


http://storify.com/wjsfree/koreans-living-in-overseas-hold-rallies-over-sewol... ..

IP : 119.56.xxx.20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28 8:49 PM (203.226.xxx.163)

    다시는 어른들의 욕심땜에 아이들이 죽지않도록 가만있지 않을게 먼길 떠난 아기들아~~ 거기서 선생님들 친구들과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게 지내라~~근데 아직 거기 같이 못간 친구들 좀 빨리 데려가다오 제발 꼭~~

  • 2. 눈사람
    '14.5.28 9:51 PM (115.139.xxx.97)

    아이야 잊지않을게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069 영화 세계의 주인 추천해요 추천 20:57:01 5
1772068 강아지가 발톱을 안자르려고 해요 강아지 20:52:34 38
1772067 안방그릴(연기안나는)최신형 ㄴㄴ 20:50:57 53
1772066 1억만가지고 이혼하면 6 .... 20:48:11 441
1772065 주식, 부동산,부자감세 좀 알고 합시다. 3 부자감세 20:47:02 138
1772064 이빵이었군요. apec이상복 경주황남빵 ... 20:46:21 340
1772063 나이드니 소화력 기억력 갑자기 감퇴 ㅇㅇ 20:46:10 119
1772062 다이어트결심중이라 퇴근길 두유사러 들어갔다가 1 ........ 20:43:12 175
1772061 절임배추 잘사야할듯 1 배추 20:42:22 389
1772060 신키네도 롤케익.드셔보신분 leonu 20:40:03 90
1772059 레몬청 공익, 임용고사 응원해주세요~ 1 들들맘 20:38:52 175
1772058 짠순이 주식책 살껀데 무슨 책 사야해요? 5 캔디 20:34:46 208
1772057 애들 대입합격꿈 8 20:31:12 325
1772056 "검찰 자살했다"는 한동훈, 윤석열 석방땐 &.. 7 유튜바 20:30:35 580
1772055 치매엄마 오늘 길을 잃어버렸대요 ㅜ 8 20:26:04 1,120
1772054 설레버렸어요 전화수업하다가 3 주책이 20:21:42 641
1772053 금투자는 어디에 하나요 조언절실 20:18:24 198
1772052 의원들의 해외나들이 5 출발 20:17:47 293
1772051 막상 해보면 사형도 별거 아니다~ 4 ㅡㆍㅡ 20:16:56 438
1772050 개미들 절반 이상이 손실 14 ... 20:16:41 1,503
1772049 쿠팡과 공홈 가격차이가 20만원인데 5 세탁기 20:15:36 662
1772048 고등때 adhd 약물치료 시작해도 늦지 않겠죠? 5 a 20:15:26 262
1772047 살아보니 걸러야 할 인간 유형 8 ..... 20:15:12 1,343
1772046 사람 사귀기 귀찮.. 4 ㅇㅇ 20:14:11 477
1772045 주변에 며느리가 혼자 간병하는집 있나요? 8 50대후반 .. 20:10:50 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