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내탓이오?

내탓?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14-05-09 05:52:30
'내 탓이요'를 주장하는 그대에게 

절대적인 종교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 무능한 정치 권력의 비리와 야합하여 인간적 권리와 최소한의 생존권을 무참히도 유린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14세기 이후 4백년. 신성을 앞세워 강요된 종교권력에 저항해서 인간 본연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했던 의식있는 지식인과 900만명의 민중을 이단의 마녀로 몰아 이루 표현할 수 없이 무참하게 학살했던 가톨릭과 개신교는 인류의 역사앞에 그 존엄한 인간성 앞에 아직 겸허하고 솔직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교시절, 이 잔인했던 역사를 만난 순간, 사제가 되어 세상의 미숙한 인간성을 신성으로 이끌어 보려던 순수한 꿈을 가차없이 버렸습니다.

지금 저 세월호 사건에서 목격하는 이 시대의 불의와 모순을 탓하는 저에게, 어떤 신부와 교인은 '내 탓이요'를 권하며 오로지 죽은자를 위한 기도만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도 아마 그럴 것 입니다.

그 내면의 온유한 뜻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세월호의 참사가 주는 인간사회의 충격이 너무나 커서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정부와 개인 그리고 종교의 태생적 본질과 역할에 대해 한없이 깊은 회의에 빠져들게 하므로 이에 대한 제 뜻을 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 탓이오'는 종교적 캠페인이지만 이번 사태처럼 목불인견의 무능과 헌법의 가장 기본적 의무조차 수행치 못하는 정부를 놔두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자는 주장은 올바른 판단이 아닐 것입니다. 

'내 탓이오'는 아무런 힘도 없는 민중과 법치대로 살아가는 시민에게 우선되는 복음과 계율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책임있는 사회 지도층의 의무와 책임을 분산하고 대형참사의 교훈 마저 잃게 해서 또 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오류를 부르게 됩니다.

정부 수립이후 처음, 이런 생생한 참사의 시각적 진행에 전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지피도록 만든 어이없는 정부의 시스템과 언론의 작태를 보고 어찌 '내 탓이요'로 돌리며 삭힐 수가 있겠습니까.

사고 직후 현장에 와서 차에서 내리는 대통령의 저 환한 미소를 보십시오. 유족과 국민의 눈물을 먼저 닦아 줘야 할 일선 종교 지도자인 자승 총무원장의 득의만면한 미소를 보십시오. 
저것이 이 시점 종교지도자의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표정일까요? 
더구나 로마에 체류중인 염수정 추기경은 유족과 국민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직접적인 위로 전문 조차 아직 없습니다. 
 
'네 탓이오'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경제 종교 권력과 무능한 정부관료, 이들을 비호하고 방관한 언론에게 내리칠 국민의 단호한 채찍일 뿐입니다.

식당에서 품을 팔아 31만원이라는 돈을 힘겹게 만들어 손에 쥐어 준 후 기뻐하다 단 며칠만에 자식의 유해를 돌려받은 유족에게 우리 모두 '내 탓이요'라니요? 

더구나 양심에 따라 이들의 인간적 권리를 대변하고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는 지식인에게 이제 그만하고 '내 탓이요'를 말하자는 것은 사리 에 맞지 않을 뿐더러 본의와 달리 권력의 무능과 실패를 면죄하고 핵심을 흐리게 해 또다시 이런 참사를 반복하는 결과를 주게 될까 두렵습니다.

우리 시대의 '내 탓이오'는 셀 수도 없이 많이 반복되었습니다.서해 페리호,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씨랜드, 경주코오롱 등.그러나 사고의 본질과 구조역량은 달라진게 전혀 없습니다.

'내 탓이오'는 책임분산과 정권보호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반복된 국가적 오류와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못한 관용과 자비의 허구임이 입증된 셈이죠. 

사고 발생 직 후, 일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그 골든타임에 '전원 구조'라는 방송을 믿고 모두 긴장을 풀었습니다.그러나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안 후 우리는 내내 기도만 했습니다. 

저는 후회합니다. 행동하지 않은 것을. 기도 뒤로 쉽게 숨었던 양심의 면피를. 그때 청와대와 해경, 방송사에 강력한 항의 전화라도 더 보태야 했을 것을.

가만 있으면 안됩니다. 또 당합니다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끝까지 어른을 믿었던 영령들의 뜻입니다.

(극동대학교 석좌교수 노화욱)
IP : 115.136.xxx.22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04252 김동연, “당원동지 없으면 불가능…기회 주십시오” 호소 ... 13:09:10 36
    1804251 오후에 삼성동 봉은사에 @@ 13:08:25 78
    1804250 (펌글) 집값 오르는 순서 복습 1 산왕 13:06:47 140
    1804249 과테말라안티구아 원두 드시는 분들 어느 브랜드로 사세요? ... 12:55:32 86
    1804248 "이 주식 사세요" 방송 직후 대량 매도…유튜.. 1 ㅇㅇ 12:53:42 823
    1804247 하이브주식 어찌해야 할까요. 5 ㅇㅇ 12:53:21 599
    1804246 전쟁은 오래 가겠네요 5 에효 12:47:22 813
    1804245 하이닉스 평균급여가 전년대비 58% 급등했대요 1 ........ 12:42:30 423
    1804244 뇌랑 심장 검사는 어느병원에서 할수있나요? 3 잘될꺼 12:41:26 197
    1804243 속이 좁아지게 되네요. 2 . . 12:36:45 794
    1804242 가죽 쟈켓 어디서 사세요? 3 ㅇㄹ 12:32:39 333
    1804241 "광화문 무대, 방탄소년단만의 것 아냐…노고·양해·사랑.. 3 와우 12:29:40 1,000
    1804240 강원도 여행후 질문요 .... 12:25:14 206
    1804239 이재명 출구조사 59.3% 악담퍼붓는 유시민 43 투명하다 12:19:35 1,336
    1804238 17년된 김치냉장고 버릴까요? 2 ㅡㅡ 12:15:57 452
    1804237 2주동안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니 위생이고 나*이고.... 3 음.. 12:04:07 882
    1804236 더로우 파크백 이쁜가요? 4 바다 12:03:00 773
    1804235 자식에 대한 생각이 바껴요 10 12:02:29 1,621
    1804234 BTS 컴백 공연에 외신도 “한국 소프트파워의 성대한 귀환” 15 ㅇㅇ 12:02:11 1,827
    1804233 수채화로 힐링하고싶은분들 읽어주세요 4 ㅇㅇ 12:01:32 514
    1804232 로제스파게티에 소고기 간거 넣어도 될까요? 3 로제 12:00:24 281
    1804231 전주에 있는 식당 이름이? 4 마리 11:59:35 468
    1804230 아들 제대하고 1 월ᆢ 11:58:39 500
    1804229 방탄 알엠이 명왕성 태양계 퇴출 소식에 슬퍼서 쓴 노래 10 ㅇㅇ 11:58:02 1,648
    1804228 삼겹살 굽고 뭘로 닦아야 하나요? 9 삼겹살 구운.. 11:57:39 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