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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국회의원 아니면 자식 못 살릴 나라라면 버리겠다

이분 심정이 조회수 : 1,365
작성일 : 2014-04-23 10:29:33

http://www.nocutnews.co.kr/news/4012274 ..

"1주일 전만 해도 내 자식들에게 유능한 부모라고 생각했어요. 발버둥 쳐서 이렇게 왔는데, 정말 남 부럽지 않게 내 딸 인재로 만들어놨는데…".  

지금 김 씨는 진도항에 있다. 단원고 2학년인 작은딸이 저 바다 깊이 가라앉은 세월호에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후 사흘 동안 김 씨는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울부짖었다.  
견디다 못한 남편이 쓰러졌다. 말을 더듬고 눈이 풀린 채 온몸이 경직된 남편 앞에서 김 씨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  

중략....

"딸이 TV 틀어놓고 스마트폰 만지면 제가 '전기 먹는 하마'라고 놀렸거든요. 그때마다 '엄마 미안해'라고 말했는데… 내가 이제 집에 돌아가면, 며칠 전에 봤던 그 모습을 이제 볼 수 없잖아요".  

..중략...



그렇게 진도항과 체육관을 오가며 보낸 1주일. 김 씨의 결론은 "나는 내 새끼도 지키지 못하는 못난 부모"였다.  

"내가 참 못난 부모구나, 자식을 죽인 부모구나. 이 나라에서는 나 정도 부모여서는 안 돼요. 대한민국에서 내 자식 지키려면 최소한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국회의원 정도는 돼야 해요. 이 사회는 나 같은 사람은 자식을 죽일 수밖에 없는 사회에요".

"저 동정받을 사람 아니에요. 나 60평짜리 아파트 살아요. 대학교에서 영문학 전공했고, 입시학원 원장이고 시의원 친구도 있어요. 이 사회에서 어디 내놔도 창피할 사람 아니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저주스러워요. 우리 딸 나오길 기다리는 한 시간 한 시간이 피를 말려요".

김 씨는 이제 더는 정부도 믿을 수 없었다.  

"능력이 없어서 못 하면, 한 명이라도 구하겠다고 애쓰면 저 사람들도 귀한 목숨인데 감사하죠. 그런데 구조 매뉴얼도, 장비도, 전문가도 없다면서 아무것도 안 했어요. '헬리콥터 10대를 띄웠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어서 가족 대표가 가보면 1대도 없었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와서 잠수부 500명을 투입했네 해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내 자식을 놓을 수가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면 또 거짓말이에요. 그렇게 날이 지나서 애들 다 죽었어요".  

꼼짝도 않는 정부에 던진 달걀이 바위를 더럽히지도 못하는 심정. 김 씨는 대한민국을 버리겠다고 말했다.  

"다 정리하고 떠날 거에요. 나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이 나라가 내 자식을 버렸기 때문에 나도 내 나라를 버립니다".  

못 믿기는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남들 눈에는 뻔한 거짓말이라도 확인받고 싶은 부모 마음을 미개하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이 답답했다.  

"부모들이 오보에 놀아난다는 식으로 보도해요. 정부는 정말 잘하는데 부모들이 조바심이 난다고요. 290명 넘게 갇혀있었는데 한 명도 못 구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구조하겠다는 의지도 없이 구조한다고 발표한 걸 그대로 받아서 방송에서는 열심히 구조하고 있다고 거짓보도 했어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탓하던 김 씨는 '이 나라에서는 언제든지 당신도 나처럼 자식을 잃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가 30대 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어요.
사연 들으면서 많이 울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뒤로 제가 한 일이 없는 거에요.
10년마다 사고가 나는 나라에서 제도를 바꾸려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아서 제가 똑같은 일을 겪었어요.
지금 SNS하면서 울고만 있는 젊은 사람들, 10년 뒤에 부모 되면 저처럼 돼요.
봉사하든 데모하든 뭐든 해야 돼요".


 
IP : 175.212.xxx.19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링크
    '14.4.23 10:30 AM (175.212.xxx.191)

    http://www.nocutnews.co.kr/news/4012274

  • 2. ...
    '14.4.23 10:33 AM (211.36.xxx.98)

    괴롭네요
    삼풍이후 아무것도 안했다
    그리고 이일이 내일이 되었다

  • 3. ...
    '14.4.23 10:48 AM (121.182.xxx.38)

    떠날 수 있다면 나도 떠나고 싶다..

  • 4. 맞아요
    '14.4.23 10:49 AM (121.186.xxx.147)

    구구절절 너무 공감되고
    미안하고
    더 무서운건 또 이렇게
    언론통제되고 어쩔수 없었던게 되고
    세월이 어느만큼 흐른뒤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자식낳아 키우는일이
    무모한일이 돼버리는것 같아요

    대형참사 벌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참사가 너무 잦고
    또 서민들이 희생되고

    그거 다 우리들 탓이잖아요
    우리들이 눈감았기 때문이잖아요
    ㅠㅠㅠ

  • 5. ...
    '14.4.23 10:51 AM (115.90.xxx.155)

    저도 이 나라에 마음은 벌써 떠났어요.

  • 6. ㅇㅇㅇ
    '14.4.23 11:14 AM (58.226.xxx.92)

    심정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갑니다.

  • 7. ..
    '14.4.23 12:1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진심 능력이 안되서 이러고 있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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