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 아저씨가 교감 선생님이었다니…

세상에나 조회수 : 4,840
작성일 : 2014-04-21 11:04:07

“교감 선생님이 없었으면 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요. 감사하고, 또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40분쯤, 친구 5명과 함께 제주 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대학생 A(21·여)씨는 이상한 조짐을 느꼈다. 5층 객실에 있던 A씨는 조금씩 기우는 배 안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복도를 엉금엉금 기어가 구명조끼를 간신히 입었다. 직감적으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학생들의 탈출을 돕던 중년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 문을 열었다. A씨 일행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배가 기운 탓에 여자 힘으로는 쉽지 않았다.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팔에 힘이 풀려 포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이때 그 남성은 앞장서 출입구를 열고 올라가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는다. 힘이 들더라도 여기로 올라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A씨 일행을 독려했다. 힘을 얻은 A씨는 다시 탈출을 시도했고, 그가 손을 잡고 끌어줘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A씨 일행은 구조헬기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는 A씨와 함께 헬기에 오르지 않았다. 먼저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빨리 나와라. 이쪽으로 와라”고 외치며 끝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나중에야 배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단원고 교감 강모(52)씨였다. 강 교감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수학여행단의 총책임자로서 가슴 한편에 죄책감이 남았던 모양이다.

구조된 단원고 후배 교사들이 실종 학생 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원망을 듣는 모습도 그에게는 고통이었다. 결국 마음의 짐을 덜어내지 못한 강 교감은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저를 구해준 분이 교감 선생님인 줄 몰랐지만 뉴스에 나온 모습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면서 “감사한 마음에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교감 선생님 본인이 먼저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 돌아다녔고, 내가 눈으로 본 것만 6~7명을 구했다”면서 “최선을 다하셨는데 돌아가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목숨을 끊기 전에 유서를 남겼다. 두 장짜리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줘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421008010

IP : 122.40.xxx.4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4.4.21 11:09 AM (117.111.xxx.57)

    하늘에서 펀안하시길..
    눈물나네요

  • 2. 츄비
    '14.4.21 11:11 AM (210.108.xxx.250)

    눈물이 ..

  • 3. ㅠㅠ
    '14.4.21 11:14 AM (61.254.xxx.82)

    고등학생 자식이 있고 부모님 모시고 산다고 들었는데 어찌 ㅠㅠ

  • 4. 민짱맘
    '14.4.21 11:19 AM (118.131.xxx.4)

    가슴아프고 눈물만 나네요~

  • 5. 진짜...
    '14.4.21 11:19 AM (211.201.xxx.173)

    죽일놈들은 따로 있는데, 꼭 사셔야 하는 분이 가셨네요.. ㅠ.ㅠ

  • 6.
    '14.4.21 11:20 AM (1.177.xxx.116)

    교감선생님 너무 마음 아파요.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 7. 하...
    '14.4.21 11:30 AM (173.172.xxx.134)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함께간 아이들과 편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 8. 살아계셨으면
    '14.4.21 11:38 AM (122.153.xxx.162)

    82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였을.............

    사고첫날 단원고는 책임을 져야해요...거기서 부터요, 거기서부터요...운운
    글 올리며 학교탓하던 분들 속좀 시원 하시겠습니다

  • 9. ......
    '14.4.21 1:35 PM (125.180.xxx.200) - 삭제된댓글

    하늘에선 편안하세요. 우리 모두가 지켜드리지 못했네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8857 내성적인 아이에게 엄마가 해줄수 있는것? 14 topaz4.. 2014/05/12 4,159
378856 연합 “‘사상 최대 규모 수색총력’ 보도 문제 있었다” 14 광팔아 2014/05/12 2,683
378855 이시국에 죄송전주는 가볼곳이 맛집말고 4 이시국에 2014/05/12 706
378854 이건희회장 22 .. 2014/05/12 11,095
378853 송경동 시인이 청운동사무소 새벽에 발표하셨던 시입니다. 3 송경동 시인.. 2014/05/12 1,590
378852 정치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3 2014/05/12 739
378851 칠푼이는 왜 3일 만에 진도에 갔을까요? 5 날나리 날다.. 2014/05/12 1,990
378850 선동꾼으로 몰렸던 어머니 아직도 진도 체육관에 ㅠ 16 ... 2014/05/12 3,438
378849 진짜 내가 미개해서 그런가..... 6 괜히봤어.... 2014/05/12 1,367
378848 좌절과 절망으로도 죽을수 있을까요 6 2014/05/12 1,211
378847 지방선거인데 대통령지키겠다.. 2 .. 2014/05/12 1,050
378846 한명숙 오세훈 꼴 나는건 아니겠죠? 10 걱정 2014/05/12 2,295
378845 전 부재자통도 걱정되요 7 안산시민 2014/05/12 882
378844 지금 다음 검색어 1위 손사장 27 우제승제가온.. 2014/05/12 11,313
378843 20, 30대 모여라- 멋진 포스터와 함께하는 촛불추모집회 6 기특 2014/05/12 1,272
378842 몽놓아 울다 인터뷰~~~유튜브 영상 2 손사장 2014/05/12 1,973
378841 시어머니께서 아기 봐주실때 얼마드려야 하나요? 23 광화문 2014/05/12 3,529
378840 몽청이 우는거 보니 부정선거 걱정됩니다 28 몽청이의 눈.. 2014/05/12 3,754
378839 어느 문명 가족의 대화 보셨나요? ㅋㅋ 2014/05/12 1,088
378838 애들 휴대폰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네요 10 .. 2014/05/12 2,625
378837 바이엘2권을 치는데 6 ff 2014/05/12 2,103
378836 오늘자 손석희뉴스 어디서 볼 수 있나요? 6 1111 2014/05/12 1,718
378835 이와중에 죄송) 영어 번역 하나 부탁드려요 1 죄송 ㅠㅠ 2014/05/12 777
378834 사고나고 다음날 2 여성 2014/05/12 1,182
378833 안산 소식 전합니다~ 16 안산시민 2014/05/12 5,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