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안하다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14-04-20 19:12:59
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인 김선우

믿기지 않았다. 사고 소식이 들려온 그 아침만 해도
구조될 줄 알았다. 어디 먼 망망한 대양도 아니고
여기는 코앞의 우리 바다.
어리고 푸른 봄들이 눈앞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동안
생명을 보듬을 진심도 능력도 없는 자들이.
사방에서 자동인형처럼 말한다.
가만히 있어라, 시키는 대로 해라, 지시를 기다려라.

가만히 가다린 봄이 얼어붙은 시신으로 올라오고 있다.
욕되고 부끄럽다, 이 참담한 땅의 어른이라는 것이
만족을 모르는 자본과 지식에 찌든 권력
가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무능과 오만이 참혹하다.
미안하다. 반성 없이 미쳐가는 얼음나라.
너희가 못 쉬는 숨을 여기서 쉰다.
너희가 못 먹는 밥을 여기서 먹는다.

환멸과 분노 사이에서 울음이 터지다가
길 잃은 울음을 그러모아 다시 생각한다.
기억하겠다, 너희가 못 피운 꽃을.
잊지 않겠다. 이 욕됨과 슬픔을.
환멸에 기울어 무능한 땅을 냉담하기엔
이 땅에서 살아남은 어른들의 죄가 너무 크다.
너희에게 갚아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마지막까지 너희는 이 땅의 어른들을 향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차갑게 식은 봄을 안고 잿더미가 된 가슴으로 운다.
잠들지 마라, 부디 친구들과 손잡고 있어라.
돌아올 때까지 너희의 이름을 부르겠다.
살아 있어라, 제발 살아 있어라.


- 한겨레신문에서 옮겨온 글 -
IP : 219.251.xxx.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0 7:47 PM (61.102.xxx.146)

    어리고 푸른 봄들은
    다시 환생해
    못다 즐긴 봄을 맞으러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환생하거라~

  • 2. 아프다
    '14.4.20 9:35 PM (124.53.xxx.27)

    어떤 도지사님의 시와 많이 비교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8151 저도 운동 얘기 2 1301호 14:06:45 187
1788150 바람이 진짜 많이 부네요 1 바람 14:06:13 151
1788149 투니버스채널은 아예 없어졌나요 .. 14:06:12 46
1788148 김광규씨 아이돌 진짜 좋아하네요 2 ㅇㅇ 14:03:09 282
1788147 연주곡 제목 아시는 분 2 연주곡 14:01:15 61
1788146 덴비 헤리티지 클라우드 민트 시리즈는 덜 무겁네요. 1 덴비 14:00:37 124
1788145 요즘 정말 초갓집(그분이 쓰신대로)이 있나요? 2 13:58:29 211
1788144 50넘어 아픈데 없으신분? 12 ㅇㅇ 13:49:57 774
1788143 군대간 아들과통화하는방법 플러스 자랑 13:48:55 220
1788142 아무리 운동이 좋네 해본들 할사람만 하죠 4 ㅁㅁ 13:47:31 463
1788141 사춘기 자녀 너무 힘들어요. 7 .. 13:46:17 490
1788140 인테리어 비용 얼마쯤 들까요? 14 절약 13:43:12 550
1788139 주린인데요 지금 주식 다 빨강맞아요? 7 ㅇㅇㅇ 13:38:16 837
1788138 이 정도 집안일 하는데 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8 집안일 13:36:26 360
1788137 예고도없던 미세먼지 폭탄 1 ㅇㅇ 13:33:30 515
1788136 운동이 정말 중요한가봐요.. 맨발걷기 예찬 9 ㅇㅇ 13:32:20 1,082
1788135 여기에 나르가 얼마나 많은데 15 ㅇㅇ 13:28:11 702
1788134 안성기님 마지막 가는길 1 ㄱㄴ 13:18:47 906
1788133 칠순 잔치? 8 칠순 13:15:25 702
1788132 냉동고 사라마라 참견 좀 해주세요 9 ㅇㅇ 13:10:49 549
1788131 출산율이 오르고 있나요 10 ㅗㅎㅎㅎ 13:10:40 562
1788130 전 82오래 하니 악플에 무뎌졌어요 16 .. 13:04:31 829
1788129 이제 예금 못하겠네 26 하이닉스 13:04:06 2,812
1788128 결국 우리 고운 엄마 가시려는거 같아요 맘준비중인데 이고통 어떻.. 8 ㅅㄷㅈㄹ 12:59:42 1,755
1788127 저는 딸 자랑 7 후후 12:56:33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