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속옷

갱스브르 조회수 : 797
작성일 : 2014-03-29 12:24:40

아마 사춘기 접어들면서 였을 거다

가족들 빨래통에서 내 속옷이 사라진 때는...

성인이 돼서도 씻는 참에 조물조물 빨라 내 방 구석에서 밤새 말렸다

젊은 아가씨니까...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3일 동안 간호하다가 처음 봤다

다 낡아빠져 늘어진 면 팬티 ...

생신 때마다 선물로 드렸던 속옷들은 포장지 그대로 장롱 구석에서 썩어가고 있었다

의식이 불분면한 상태에서도 외할머니는 아랫도리를 정리해 드리려 손이 닿으면

움찔 놀라시며 반사적으로 힘겹게 뿌리치셨다

자존심은 살아계셨다

다시 아기가 돼버린 외할머니의 마지막은 급박한 응급실에서였다

병원에서 사람은 그저 몸뚱아리가 먼저다

환자의 수치와 부끄러움은 불필요하다

전 날 밤 엄마랑 외할머니의 목욕을 도왔다

일부러 새 속옷을 갈아입혀 드렸다

의사들의 응급처치에 할머니의 옷은 한 올 한올 벗겨져 나갔다

다행이다..그나마 깨끗한 속옷으로 바꿔드려서...

외할머니의 죽음이 슬펐던 이유엔 낡디 낡은 팬티가 있다...

또 그때부터였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에서 어느 날 내가 응급실에 실려와 낱낱이 해부되는 상황을...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일 텐데 난 내 속옷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나의 무방비 상태

그날 응급실에서 본 광경은 엉뚱하지만 그랬다

상을 치르고 가을 바람이 솔솔 부는 어느 날

큰맘 먹고 괜찮은 속옷 가게에 갔다

늘어지고 와이어가 망가진 것은 그 즉시 버렸다

예쁘게 포장해서 오는 내내

싸한 안도감이 슬프게 밀려왔다...

IP : 115.161.xxx.12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09347 요즘 회자되는 용인 처인구의 인테리어 사기업체 올리비아 18:05:11 195
    1809346 80 넘은 시어머니 이 샌들 어떨까요? 1 ooo 18:02:29 184
    1809345 꽈리고추를 맛있게 먹는 방법? 4 늦봄 저녁 17:54:05 249
    1809344 매운돈까스 쏘스 알려주세요 부자되다 17:53:55 61
    1809343 머리는 빨강인데 잠바만 파랑 8 .. 17:51:08 351
    1809342 광고싫어.. 삼성 ai광.. 17:45:47 115
    1809341 예적금 깨서 주식 들어가는 분 많은가요? 9 고점 17:45:41 684
    1809340 경기도당이 조혁당에게 일침 9 17:40:52 222
    1809339 지금 뭐먹고싶으세요. 5 17:40:38 414
    1809338 당근 알바 4 ㅇㅇ 17:40:33 277
    1809337 고유가 지원금 부모가 못받음 2 .. 17:38:37 715
    1809336 딸이 결혼후 매우 당황스럽게 변했어요 10 ㆍㆍ 17:34:19 2,121
    1809335 소 양즙 구매처 알고 싶습니다 질문 17:33:45 129
    1809334 21세기 대군에서 계약서 유출 3 17:33:38 649
    1809333 알바 사장이 배우는 기간엔 돈 없다고 얘기했다고 해요. 8 ........ 17:32:16 521
    1809332 명언 - 청춘이란 무엇인가? 함께 ❤️ .. 17:31:45 148
    1809331 건강염려증으로 영양제를 12가지나 먹어요 8 ........ 17:31:02 464
    1809330 주말에 이틀 중에 4 .. 17:28:07 457
    1809329 술을 안마시는데 숙취 냄새가 나는 경우는 뭘까요? ..... 17:25:59 155
    1809328 윗집에서 볼일보는 소리가 다들려요 11 소리 17:24:53 918
    1809327 한동훈 "북구갑에서 청와대로 가게 되면 어머니를 제일.. 7 부산시민 17:23:51 637
    1809326 수채화물감 알파vs신한 3 수채화 17:23:38 226
    1809325 차별이나 무시하려는건 아닌데요.. 2 .. 17:22:07 469
    1809324 평택 을, 누가 이길지 진짜 궁금하네요 17 . 17:15:33 615
    1809323 정경심 교수가 봐야 할 영상 20 오월이 17:11:05 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