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벽 공항 가는 길

갱스브르 조회수 : 869
작성일 : 2014-03-23 09:50:18

새벽 4시 반에 공항에 떨어지는 친구 마중하려 3시부터 부랴부랴 출발

인천 공항 가는 길에 접어들자 괜히 맘이 시리게 뜬다

운전대 잡고 앞만 보고 직진하는데도 주변 주황빛 풍광이 다 눈에 들어온다

나이 들어도 비행기 타는 어수선한 맘이 좋아 여행 자체보단 공항가는 길이 설레고 그랬다

누구는 옆 집 드나들 듯 비행기를 무슨 대중교통 이용하듯 쉽게 대하지만

난 누군가를 마중하는 목적지가 "공항'이라는 것만으로도 긴장된다

첫 느낌이 주는 기억의 잔향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

무엇보다 자아를 찾겠다고 소설 속 주인공 흉내내며 유치하고 도발적 삶에 꽂혔던 지난 날의

객기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트렁크 끌고 덤덤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멋지고 자유로울 수가...

무심하게 발권하고 나른하게 출국 게이트에서 아무 동요도 없이 줄을 서고 하는 익숙한 몸놀림이 부러웠다

학교 졸업 기념으로 나 자신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처음 한 일은

공항 답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지만 그땐...

솔직히 두려웠더랬다

무모한 감정이 모험을 부추기긴 했지만 막상 출국일이 다가오자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마음은 이리 설레발 저리 설레발 잡히지가 않았다

공항 버스 타고 시간을 달려 주변을 눈에 담고 내가 걸어나갈 동선을 둘러봤다

낯섦이 주는 공포와 기대가 마음을 더 고요하게 했다

결론은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 싱겁게 나홀로 여행은 마무리 됐다

막상 소풍 자체보다 전날 밤이 쿵쿵거리는 것처럼...

돌아갈 곳이 있어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빤히 친구가 나올 문을 바라본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저 사람은 몸이 반쯤은 바리케이드 안으로 말려있다

마음이 들고 나는 곳...

난 공항이 설렌다

IP : 115.161.xxx.12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ㅉㅉㅉ
    '14.3.23 11:04 AM (122.162.xxx.157)

    글이 참 좋아요.. 전 외국에 살고 있어서 여기서 출발 할때의 기분은 빨리 한국 으로 가고 싶은 맘 밖에 없고 도착 해서는 가족과
    친구들 만날 생각 뿐이고 마치 잡은 물고기가 다시 물 로 내려진 느낌 !! 여기 부턴 우리 집 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 다시 떠날때는 그냥 섭섭함.. 우리나라가 좋은데... 집 떠나면 고생인데 .. 왜 이 고생을 할까... 라는 생각밖에..
    원글님 처럼 문학적인 생각이 나질 않아요...참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6925 제 손만 닿으면 죽어나가는 화초들~~ 7 수국 키우기.. 2014/04/05 2,019
366924 우리아파트 길냥이 도와주세요 ㅠ 5 avecpi.. 2014/04/05 1,029
366923 내일 시댁에 가서 한판 할 것 같아요.. 40 흐음 2014/04/05 16,304
366922 1월 유럽항공권, 대개 언제 발권하나요?? 2 .. 2014/04/05 1,264
366921 집값 하락했다고 만기상환 일부를 신용대출로 돌린다는데... 5 ..... 2014/04/05 2,141
366920 자사고 자율고란건 왜 만든건가요 9 2014/04/05 3,068
366919 아이패치 써 본 것 중에 효과 좋았던 거 공유 해봐요 카라 2014/04/05 1,007
366918 바쁜 일상과 깡패 고양이 2 ... 2014/04/05 855
366917 요즘 다이소에서 가끔 그릇 사는 재미가 생겼어요 9 다이소 2014/04/05 5,731
366916 뽁뽁이 비닐이 녹아 붙었는데...도와주세요! 모나리자 2014/04/05 1,546
366915 온유 정말 매력적인 아이였군요.. 14 마테차 2014/04/05 5,892
366914 우리 전래동화 악역 캐릭터 중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악역 .. 5 mac250.. 2014/04/05 2,298
366913 백화점 거위털이불을 구매했는데...(조언바랍니다) 3 궁금이 2014/04/05 2,254
366912 부산에 한복 리폼 잘하는데 혹시 아세요? 11 ... 2014/04/05 2,359
366911 키자라는 속도가 느려지고있다면 이러다 멈추는건가요ㅠㅠ 9 중3 아들 2014/04/05 1,434
366910 참고살지 않을래요 홧병 2014/04/05 852
366909 급질-지금h홈쇼핑 하루한줌견과골드 1 궁금 2014/04/05 1,996
366908 남산타워에서 이태원까지 걸어가기 힘든가요? 4 촌사람 2014/04/05 5,061
366907 kbs 요리 . ... 2014/04/05 388
366906 부산깡통시장수입상가에 덴비그릇 파나요? 4 질문 2014/04/05 3,401
366905 양파초절임이 비릿한가요 4 장아찌 2014/04/05 684
366904 급질급질 약식지금했는데넘싱겁고색깔도밍밍해요..ㅠㅠ 10 ... 2014/04/05 835
366903 도대체... 초등학교 교실 보수공사를 왜 주중에 낮에 하나요? 9 ........ 2014/04/05 992
366902 제주도 친척방문가는데 선물 추천해주세요 7 제주 2014/04/05 1,179
366901 (급) 꽃게 알이 흐르지 않게 찌게 끓이려면요 5 집들이 2014/04/05 1,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