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샛별이다

갱스브르 조회수 : 329
작성일 : 2014-03-20 11:38:26

환경이 바뀌면 처음엔 따라가기 바쁘다

일단 하루의 편성이 달라졌다는 긴장감이 우선이라 몸은 경직된다

평상시 기상보다 2시간여 앞서 움직여야 했다

알람을 10분 간격으로 맞추는 것도 모자라 혹 늦잠을 잘까 전날 밤은 시간에 한 번씩... 

깨기위해 누워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새벽 6시는 아직 어두컴컴

땅은 촉촉하고 공기는 습기를 머금어서인지 약간 눅눅하고

벌건 해가 뜨고나서야 창문열고 부드러운 햇살을 찬양하며 여유를 부렸던 그런 아침은 당분간은 빠빠이다

일어나는 건 고문이더니 정작 현관문 열고 나가는 순간 싸한 공기가 기분 좋게 콧구멍을 벙 뚫어주니

정신이 번쩍나고 발걸음에 생기가 돈다

나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사고 계산대에 섰는데

밤새 카운터를 지킨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넙죽 엎드려 잠에 빠져있었다

인기척에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을 집어드는데...바코드를 못찾고 헤매는 거 아닌가..

참..안쓰럽기도 하고 "요기요"...하고 알려줬다

그때까지도 눈은 반만 뜬 상태...

늘 깨어있는 편의점 불빛에 저런 애환이 있다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앞 전방에 자그만 별이 하나 눈에 띈다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데 어디서 보건 그 사이즈 그 밝기로 콕 박혀있다

알구..이뻐라...

북두칠성이 어딘지 그 국자모양 하나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나지만

무턱대고 입에선 "샛별인가 보다.."하는 속엣말이 나왔다

짙은 어둠이 가신 푸르른 새벽을 배경으로 거 참  있어 보이는 별이다

대낮엔 돌아다닐 틈바구니가 없어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사이사이 피해다니던 이 길이

이렇게 한산하고 고요할 수가 없다

부지런히 시간을 당겨사는 사람들의 조금은 칙칙한 그림자도 다정하다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좀 후미진 골목이나 인적 없는 길에선

드문드문 마주치는 사람의 기척이 반갑다

버스 정류장 광고판엔 송혜교가 있다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한 아주머니 옆에 앉았다

아마 지금이 퇴근이신가 보다

가수면 상태인지 머리가 앞뒤로 왔다갔다...

때는 그래도 봄인데 차림새는 영락없는 겨울인 아주머니의 옷...

누구의 아침은 밤이다

포근한 담요안에서 꼬물락거리던 내 변덕스런 맘은

새벽 공기에 먹혔다

게다가 봄이다

시작이 반이니까...

IP : 115.161.xxx.12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9047 아들 내외 오라고 해야하나요? 59 생일 2014/04/11 14,161
    369046 운전연습용으로 RV차량도 괜찬을까요? 3 꼬리곰탕 2014/04/11 935
    369045 지금 야식이 느무느무 땡기는데유~~ 3 ........ 2014/04/11 888
    369044 소다 240 사쥬 신어요. 1 캠퍼 사이즈.. 2014/04/11 706
    369043 '보이스피싱 마의1분'..농협 137억 회수 1 샬랄라 2014/04/11 1,248
    369042 이정도 생활이면 한 달 생활비를 대략 얼마나 잡아야 할까요? 11 fdhdhf.. 2014/04/11 4,148
    369041 아이친구엄마가 부러울 뿐이인데... 4 2014/04/11 3,155
    369040 야식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신 분 ㅜㅜ 7 용사님을 찾.. 2014/04/11 1,768
    369039 양재 코스트코에 지금 자외선차단 마스크 판매하는가요? 2 ........ 2014/04/11 873
    369038 혹시 보신 분 계신가요? 2014/04/11 415
    369037 교정후 얼굴변화있었나요? 6 ㅠㅠ 2014/04/11 4,707
    369036 출산//정말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호감 있고 매사 무난한 남.. 2 사랑타령 2014/04/11 1,066
    369035 저도 당첨되었어요! 1 2014/04/11 1,595
    369034 동생 아이 돌보기 어떨지? 13 동생 2014/04/11 1,760
    369033 흠.. 허접이 쓰는 판결의 프로세스 with 계모 사건 6 루나틱 2014/04/11 781
    369032 3년된 딤채 고장나서수리불가인 경우 5 앨리스 2014/04/11 3,674
    369031 목구멍안쪽이 부은것같은 느낌ㅜㅜ단순 감기일까요? 1 아이고 2014/04/11 1,943
    369030 방송국 견학 1 마r씨 2014/04/11 619
    369029 강아지 보험도 생겼네요~ㅋ 2 찐순이 2014/04/11 1,961
    369028 밀회 6화에서 김희애가 웃는 장면 2 궁금해요 2014/04/11 3,487
    369027 도라지청 구입 하실 분들은 3 정보 2014/04/11 2,347
    369026 日도 아닌 한국에서.."위안부, 자발적 성매매".. 6 샬랄라 2014/04/11 1,061
    369025 무아음악감상실 기억나세요? 17 남포동 2014/04/11 2,402
    369024 전두환정권때는 법이 엄해서 살인하면 거진 사형이었는데. 13 전대갈 2014/04/11 1,700
    369023 아주 나쁜 피부 가지신 분 중에서 사회생활과 연애 인간관계 좋으.. 12 2014/04/11 9,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