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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국사회] 안철수와 역사의식 / 한종호

작성일 : 2014-03-19 20:28:33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28955.html


만일 유대교에서 이들의 해방절인 유월절을 과거 회고적이라고 지우자고 하면 어찌 될까? 당연히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일이 민주당과 통합하는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쪽에서 일 어났다. 4·19와, 5·18을 비롯해서 6·15와 10·4선언을 과거 회고적 인데다가 소모적인 이념논쟁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정강정책 에서 삭제하기를 요구한 것이다. 당장 민주당 쪽은 강하게 반발했 고, 에스엔에스(SNS)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어떤 민족이든 그 민족의 역사에는 중대한 전환점이 있기 마련이 다. 그러한 전환점은 민족 구성원 모두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지속 적으로 되새기면서 그 정신을 되살리려 노력한다. 역사는 단지 과 거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걸 토대로 앞으로 나갈 방향을 바로 세우는 초석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와 일본 사이에는 이른바 “과거사 논쟁”이 여 전히 진행 중이다. 그런데 사실 이 명칭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과 거사로 멈추지 않고 지금의 한-일 관계를 규정하는 현재적 사건이 기 때문이다. 만일 일본이 우리에게 1910년의 일본에 의한 합병과 1919년의 3·1운동에 대해 과거 회고적인 일이니 자꾸 되새기지 말고, 외교 적 껄끄러움이 있으니 대충 잊고 미래를 지향하며 나가자고 한다 면, 그 후안무치에 우리는 할 말을 잃을 것이다. 당연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특별히 민주당한테 6·15와 10·4는 역사적 정통성의 근간이며 미 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지향점을 일깨우는 기둥이기도 하다. 그런 데 그런 정신을 가진 당과 통합한다면서 그 기둥을 송두리째 뽑자 고 요구했으니 그것은 기본적인 역사의식의 부재를 스스로 드러 내는 것이 아닌가? 아닌 게 아니라 이 소식을 접한 이들 상당수는 경악하고 있다. 여 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통합 야당의 출현에 기대를 걸고 있던 이들은, 극도의 실망감과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일은 안철수와 그의 세력에게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주었을 것 이다. 그리고 그 사건은 통합 야당의 위력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자 충수가 되었다고 본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 역사에 대한 냉철한 의식과 역사적 책임과 자세가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쪽은 6·15와 10·4를 정강정책에서 삭제하자고 했다가 반발을 사 자, 기껏 한다는 말이 7·4와의 형평성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그게 그렇게 둘러댄다고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 있는가? 정강정책은 정당의 소신과 신념을 밝히는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그걸 형평성 논리를 대며 중대한 역사적 사건을 삭제하는 것으로 정리해 보겠다? 누가 이걸 곧이곧대로 들을 것이며, 이해하고 받 아줄 것이라 여기는가? ‘새 정치’를 하겠다면서, 이처럼 구차한 변 명을 늘어놓는 등 부끄러운 역사의식의 부재를 날것으로 보여준 다면 새 정치라는 말 자체는 우리 모두에게 재난이 될 뿐이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이 나라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애를 썼고 희 생된 역사를 이렇게 간단하게 삭제하자는 것은, 이들의 의식 속에 는 역사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문 제가 불거지자 김한길, 안철수는 부랴부랴 심야회동을 통해 이 역 사적 사건들을 모두 반영하기로 했다지만, 이미 드러난 의식의 공 동(空洞)상태는 어찌할 것인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단지 먹고사는 문제로 격하시킴으로써 민 족적 자존감과 역사의식을 폐기하려는 자세는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훼손한다. 오래전 히브리 백성들은 하나님을 믿고 살겠다 는 믿음 하나로, 배고픔과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떠났다. 그 것이 유월절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역사적 존엄성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우리를 배부른 돼지가 되려 고 안달하는 존재로 취급하 지 말라.

한종호 꽃자리출판사 대표
IP : 223.62.xxx.3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19 9:17 PM (1.235.xxx.157)

    정말 저런 작자가 새정치의 아이콘? ....말이 안나옵니다

  • 2. 답답
    '14.3.20 2:58 PM (175.223.xxx.10)

    안철수 지지자님들은 자기가 믿는 안철수가
    자신이 생각하는 안철수와 동일한지 객관적으로 잘 보셔야 합니다.
    안철수가 제왕적 총재를 원하면서
    비난받을 소지 있으니 민주적으로 보이는 방법을 제안해달라했답니다.
    독재인데 민주적으로 보일수 있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당권은 휘두리고 싶고 나쁘게는 보이고 싶진 않고...
    그래서 여러번 제시된 방법에도 안철수가 만족을 못하자
    이계안이 더이상 못한다고 회의도중 나온 소동도 있었다는데..
    이게.. 전형적인 은철수의 이중적 모습입니다.
    남들은 다보는 안철수의 이런 모습을
    왜 못보는지..
    또.. 누군가가 음해한다 생각하시겠죠.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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