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올해로 84세가 되셨어요.
아직 별로 큰 병 없으시고 건강한 편이지만...
이제는 다리도 약해지고 혼자 시내를 다닌다든가 하시지는 못해요.
엄마가 얼마 전까지는 친구들 모임이 많았어요.
이북 출신이라 황해도의 초등학교 친구들
서울에서 다닌 모 고녀 친구들...
그리고 평생 한 교회를 다니셔서 50년지기 교회 친구들...
이제는 하나 둘씩 저 세상으로 가시고 많이 남지도 않으셨지요.
얼마 전에도 암으로 고녀 동창친구 하나 잃었는데
그집 자녀들이 연락하지 않아서 늦게 알게 되어 장례식장에도 못갔어요.
많이 우시고 슬퍼하셨지요.
이제는 모임이고 동창회고 아무것도 안 열리구요....
어제 어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시는데
누가 누가 죽었고, 누구는 아프고 가망없고...이런 말을 한참하시더니
이제 우리는 다신 못만나고 죽는걸까...이러시는거에요.
순간... 제가 울컥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 댁이 어딘지 모셔다 드릴까...
아니면 우리집에 모셔올까...여쭈어 보았어요.
엄마는 이제 모든 것이 좀 귀찮은 것이 되어서인지
글쎄...어떡할까?... 이러고만 계시네요.
친구분 댁에 가는건 아들 집인데...그 자녀분들이 반가워할지 어떨지 모르니
연락되는 몇 분을 우리집에 모실까 해요.
그것도 연로하신 분이니...좀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아니면 어디 음식점 예약해서 자녀들이 모시고 올 수 있는 분들이라도 만나게 해드릴까
별 생각을 다하고 있네요.
하나 둘씩 친구들이 죽어가고
보고 싶은 친구들도 못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고 계신게 참 맘 아프네요.
죽음이 눈 앞에 왔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직 젊은(?) 저는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
어떻게하든 너무 늦게 전에
친구 한 분이라도 만나게 해드리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좋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