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분노..

싫다..정말.. 조회수 : 2,534
작성일 : 2014-02-19 11:35:43

전 많은 걸 가졌지만.. 아버지 복은 없습니다.

다들 시부모님에 대해 원망의 글을 쓰지만 저는 시어머니가 어떤 행동을 해도 저희 아버지와 비교 하면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더 큽니다.

저희 아버지는 말그대로 유아적 사고를 가진 한량입니다. 옛날 분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해할 수 없는..

저희 어릴 때 사업하신다고 회사를 관두신 후 계속 말아먹으셨어요. 그 때 빚쟁이들이 많이 찾아왔었어요.

아버지가 안만나 주니까 초등생이었던 제 남동생네 학교로 찾아와 너네 아버지가 내 돈 떼먹었다. 얘가 사기꾼 아들이다.

하면서 망신주고. 집에 찾아와 며칠간 안나가고.

그 때 저희 아버지는 어디에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집에 들어오지 않고 혼자 숨어계셨죠. 혼자 있으면서 여자도 부르고

했던 듯.. 빨래 더미를 일주일에 한번 집근처에 와서 주고 가는데 여자 스타킹이 들어있었죠.

저희 엄마 그거 보고 오열했었죠. 사실 위에 언급한 남동생도 배 다른 동생.. 그 여자와 살테니 엄마에게 나가라고 소리

지르곤 했다네요.(전 어려서 몰랐어요)

사춘기였던 전 하루종일 빚쟁이 독촉 전화를 받아야했고.. 아버지는 주말에 밥 한번씩 같이 먹곤 했어요.

그니까..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본인은 수습하지 않고 피해있고 숨어서 편하게 있었던거죠. 그러면서 빚쟁이들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욕하곤 했죠. (그 땐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ㅜㅜ)

그 후로 계속 사업 한다고 했다가 또 말아먹고 말아먹고.. 저희는 늘 돈 없어 피폐하게 지냈고.. 엄마가 그나마 어디서

구한 돈이나 식재료로 따뜻한 밥 매일 해주시고 사람 답게 살게 해주셨어요.

아 진짜 쓰려니 몇날 며칠 밤새도 다 못쓰겠네요. 살면서.. 일이란 일 하는 건 본적이 없고.. 자질구레한 집안일도..

엄마가 아파 쓰러져도 돕는 거 못봤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아니면 돈이 필요해서.. 등등 이사할 때도 엄마 혼자 짐

싸고 아버지가 돕는 거 한번도 못봤고..(저희 짐은 저희가 힘닿는대로 싸고요..)

폭력도 쓰셨죠. 저희 언니 초등학교 때 길에서 아버지에게 밟히며 맞았었어요. 도망다니며 남의 집 사는게 싫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가.. 저도 아버지 아픈 발 건드렸다고 욕 듣고 왜 욕하냐고 따지자 나무 도마 등으로 얻어 맞고..

그 후에도 사과 한마디 못들었죠. 니가 나빴다는 얘기밖에..

저희 엄마도 수없이 맞고요. 정말 세상에 없을 괴팍한 시어머니였던 할머니에게 말대꾸 했다며..

그 후 저희 성년 되기 전에 저희 명의로 대출 받게 해서 신용불량자 만들었고요.. 매일 돈 빌려달라 해서 아르바이트 한거

가져가기 일쑤고.. 남동생이 정말 힘들게 산업체 병역해서 모은 돈.. 안주면 호로자식 나쁜놈이라고 협박해서 가져가고..

저희 언니 직장 다닐 때 언니의 아이 돌봐주면서(돌보는 건 90% 친정엄마) 겨우 살고.. 저도 직장 들어가면서 일부 내놓고

그렇게 살았네요. 그런데도 툭하면 직장에 있는 저에게 전화해서 돈 좀 보내달라 하셨었죠.

그러다 성질 나면 니가 집에 한일이 뭐가 있어!!!!! 하면서 집 뒤집어 놓고.

제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는 제 아이 봐주시면서 저희집에서 같이 사시는데.. 참 보고 있기가 힘들어요..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데.. 아버지는 계속 한량이네요.

하루종일 누워서 TV 보고.. 엄마가 해준 밥 드시고 궂은 일은 절대로 안하시고.. 하루 한두시간 아이 데리고 공원 가서

산책 시켜주시는게 다.. 엄마가 가끔 외출 하실 때 아이 돌보시고.. 그런 이유로 같이 있긴 한데..(가끔 엄마 숨통 트여주기)

볼수록 한심하고.. 짜증나고..

제가 직장을 그만두면 당장 엄마랑 같이 살 명분도 없어지고(집도 돈도 없으세요) 생활비도 못드리니 직장은 계속 다녀야

겠고.. 남편도 장모님이 매일 맛있는 음식 해주시고 아이 잘 돌봐주시니 감사해하고요..

근데.. 장인은.. 남편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네요. 심지어 아이까지 할아버지는 하는 일이 없다고..ㅠㅠ 

전.. 그런 아버지를 대접하지는 않아요. 필요한 얘기만 하고 차가운 딸이죠.

근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나중에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내가 이 모든 기억을 다 잊고 불쌍한 아버지한테 차갑게 군

나쁜 딸..이라는 기억 속에 살게 될까.. 하는거에요. 분노가 잊혀질까봐.. 스스로를 탓하게 될까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중에 분노가 잊혀질 때 다시 보고 일깨우려는 이유도 있네요.

사람 미워하는 것도 힘드네요.

IP : 203.229.xxx.2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4.2.19 11:40 AM (118.222.xxx.7)

    저도 전라도에서 올라온 아버지 생각이나는 글이네요
    저희 아버지도 전라도에서 두집살림 비슷하게 하며 왔다갔다 하시다가
    올라오셨는데 아무것도 할줄모르고 그냥 집에서 TV보며 정부, 나라욕만 하며 사세요
    아무것도 하는거없이 전형적인 한량이십니다 ㅠ

  • 2. .......
    '14.2.19 11:49 AM (180.68.xxx.105)

    전형적인 착한 마누라 컴플렉스 걸린 어머님과 착한 딸 컴플렉스 걸린 모녀간이네요.

    저런 쓰레기는 젊었을때 이혼을 하던가, 인연을 끊는게 저 인생 도와주는거예요.
    지속적으로 돈을 해주니 지 몸뚱이 고생시켜서 돈 벌 생각이 없는거지요.
    뭣하러 돈을 벌겠어요? 마누라하고 자식들 괴롭히면 바로 돈이 나오는데....

    아버지가 무서운데 어쩌냐구요???
    너죽고 나죽자 하고 달려들어보세요. 저런놈은 바로 꼬리 내립니다.
    미친년 소리 몇번 듣고, 경찰 한두번만 불러보세요. 알아서 설설 깁니다.
    행여나 지금 제 댓글이 읽기 불편하시다면 원글님과 어머님은 죽을때까지 피 빨리며
    살아간 팔자인겁니다. 원글님 형제들도 마찬가지구요.

    특히나 저런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몸뚱이를 엄청 아끼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삽니다.

  • 3. 아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14.2.19 11:59 AM (61.98.xxx.145) - 삭제된댓글

    정말 그리고 그 미운사람에게서 내가 나왔다는것도 정말 슬프죠
    위로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 나중에 우려하는 마음이 안드려면요
    미움에서 불쌍한 사람 안된사람 참 철안들어서 본인도 슬프지 자기중심적이여서 대접도 못받는구나
    몸뚱이 하나 먹고 살지 몰라도 사랑 못받는걸로 벌 되는거구요

    미워 하는 맘에서 안되었다 하는 마음으로 바꾸세요 ~~~

  • 4. 원글
    '14.2.19 12:50 PM (203.229.xxx.253)

    위로의 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위로가 되네요.. 더 할말 없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꾸짖는 글도 감사합니다. 저 착한 딸 아니에요.. 저희 언니와 엄마가 심하게 착한거지요. 바보 같을 정도로.. 저는 말도 잘 안섞고 대화할 일 있을 때도 차갑게 합니다. 어디 아프다 어디 아프다.. 엄살 부리셔도 들은체도 안하고요. 근데.. 엄마가 아버질 챙기시네요. 이번생에 최선을 다하고 다음생에 안만나시겠답니다. 전생에 엄마가 아빠에게 무언가 큰 죄를 졌었나보다고.. 이번생에 다 갚겠다고.. 그리고 인연을 남기지 않겠다고..

  • 5. 어머님
    '14.2.19 1:48 PM (210.207.xxx.58)

    어머님 말씀이 너무 가슴아프네요.
    그 속이 오죽하셨을까요....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또한 아버님도 나이가 있으시니 예전만 못하시고 따님들 눈치 많이 보실껍니다.
    만일 그런 마음이 있으시다면,, 아버님께도 성의는 표하시고 사는게 님을 위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동안 애쓰셨어요...

  • 6. 원글
    '14.2.19 1:58 PM (203.229.xxx.253)

    감사합니다.. 엄마 생각하면 정말 짠..합니다. 위로와 조언..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5345 괜찮다던 김연아 남몰래 눈물 1 ... 2014/02/21 1,889
355344 언니들 isu에 김연아 심사번복 청원 해주세요. 5 감기야절로가.. 2014/02/21 1,607
355343 김연아 = 대한민국...맞았네요... 그렇구나 2014/02/21 941
355342 여싱 오심청원, 인원 모자라던데요? 30만명 더 필요한 듯. 2 999 2014/02/21 1,100
355341 내일 국립중앙박물관 가는데 주위에 둘러볼만한곳? 3 미키 2014/02/21 1,232
355340 지프로2 오로라 영상.. 2 달빛0011.. 2014/02/21 811
355339 지금 네이버 검색창에 "김연아 인터뷰" 를 입.. 1 oops 2014/02/21 1,032
355338 더치트에 올렸더니 금새 항의가 들어오네요 2 봄향기 2014/02/21 2,236
355337 펌 푸틴 비꼰 "The New Yorker" 지, 2월 3일자 .. 1 푸틴 동료들.. 2014/02/21 1,299
355336 개최국선수에게 유리한점수 주는거 없어져야.. 2 ... 2014/02/21 555
355335 김연아 선수가 수행하지 못한것 5 맞아 2014/02/21 2,999
355334 독검 앓으신분 계시나요? 2 Wiseㅇㅇ.. 2014/02/21 890
355333 과잉진료 없고 양심적인 치과 추천해 주세요 구로구 2014/02/21 3,123
355332 몸이 왼쪽만 아파요 16 .. 2014/02/21 5,550
355331 초등 4학년 올라가는 자녀 두신 분들 가방 바꿔주셨나요? 7 새학기 2014/02/21 1,059
355330 그레이시 골드 마음에 들어요 4 허허 2014/02/21 3,118
355329 항상 올림머리 하는 사람은 어떤 파마하는게 좋을까요? 2 머리가 딱붙.. 2014/02/21 1,395
355328 아들이 게임에서 절 이겨요!! 이거웬일? 2014/02/21 471
355327 5월 연휴 인도네시아 발리여행계획 조용히 2014/02/21 615
355326 중국, “위조 사건 조사는 끝났다. 범죄 피의자 정보 알려달라”.. 1 참맛 2014/02/21 721
355325 교통단속 강화, 서민주머니 털어 부자감세 충당 1 근본적 대책.. 2014/02/21 620
355324 지각했다 칠판에 머리 쾅쾅쾅 고3뇌사 3 ... 2014/02/21 2,812
355323 푸틴 페이스북에 한국인들 댓글 잔치 3 2014/02/21 2,477
355322 우리 강아지는 진짜 우는거하고 가짜로 우는거하고 구별하나봐욬ㅋ 2 .. 2014/02/21 1,439
355321 경주 참사,정해린 부산외대 총장,병원에 숨어있더라 5 책임 핵심은.. 2014/02/21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