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신적 독립이 정말 필요한데 등신같이 잘 안되요.

정서적 조회수 : 1,549
작성일 : 2014-02-13 18:35:22

일단 하소연 좀 할게요.

 

참고 티 내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삼일만이라도 집에 있으면 지치고 질려서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요.

집 밖에 있어도 엄마가 저한테 하루에 심하면 한시간에 네다섯번도 해요.

내용은요? 진짜 별거 없어요. 니 아빠때문에 힘들었다.너 아빠 이상한 사람이다. 무슨일이 있었다.

근데 엄마가 수다 떨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에요. 엄청 많아요.

그래서 가끔 엄마 친구 이야기도 하시고요.

저 진짜 바빠도 받아요. 중요한 일일까봐요. 근데 저런거면 김 팍 나가요. 그런일로 전화 하지 말아달라고 해도 또 해요.

미안하다면서요. 근데 진짜 목소리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세요. 행동도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고요.

근데 해요. 미안하면 안하면 되잖아요. 해요 꼭 해요.

 

하도 아빠 욕을 해서 아빠 욕 그만하라고 난 엄마딸이지만 아빠딸도 된다고 부모 중 한분을 증오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이럴때 기분 나쁘면 딸한테 그런 소리도 못하면 난 어디 가서 해야하니? 이러시고

기분 좋을땐 그래 내가 미안하다. 미안하다.

이러세요.

제일 싫은건 그거에요. 그래 내가 못난 탓이지. 내가 어떻게든 할거야. 이러시는데 말로만이에요.

그리고 사람도 너무 잘 믿고 너무 잘 속아요. 다행히 사람은 좋아서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은데, 그 덕에 호구스러운 일도 많았고요. 딸인 저는 미치죠 옆에서.

 

아빠는 또 밖에서는 호인인데 안에서는 언어폭력 가해자세요. 미치죠. 분위기 살벌하게 만들어 놓죠.

아빠를 존경했어요. 지금도 존경하고 싶고요. 근데요. 존경은 커녕 이젠 혐오스러워요. 아빠 기분 좋을때 나한테 아무리 잘해줘도 싫어요. 아빠가 절 아끼고 사랑하지만 성격이 원래 그렇다는걸 알지만 이젠 저도 지쳐요.

 

두분 성격이 극과 극이에요.

엄마는 좋게 말하면 사람이 순하고 남한테 나쁜소리 못하고 착하다는 소리 듣는데 제가 보기엔 물러 터지고 치밀하지 못하고요. 아빠는 좋게 말하면 밖에서는 호인에 조용조용하시고 집에서는 엄격하시죠. 제가 보기엔 언어폭력자에 허세끼에 쫌스럽고요.

 

 

 

 저요 원래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존재감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말도 잘듣고 학교에서는 늘 모범생에 집안에서도 사춘기도 없이 무던한 아이라는 소리 들었었어요. 싸움도 싫어하고, 신경질도 안내고요. 저 그래서 정말 어른들한테 예쁨 많이 받고 그랬거든요.근데요, 이제는 저거에 지치고 질려서요. 저 완전 막나가는 애 됐어요. 친척들이 지랄하면은 제가 나서서 긁어요. 어차피 엄마를 긁던 아빠를 긁던 그거 다 나한테 하소연할거 아니까 버릇없다는 소리 들어도 제가 나서서 꼬고 쏴붙여요. 집에서도 엄청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애가 되었고요. 얼굴도 옛날이랑 비교해보면은 예민하고 히스테릭하게 변했고요.

 

이게 다 엄마의 감정에 과도하게 저를 연결시키고 묶어놔서 그러는 것 같은데, 엄마가 저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며 키웠는지 아니까, 또 그만큼 믿고 의지하고 싶은 딸이라서 의지하고 하소연하는 것도 아니까 분리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그렇다고 해서 온전히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드리고 존중하면서 보호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상처만 주고 있는데도 분리가 너무 힘들어서 미치겠어요.

 

같이 사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힘이 드는데 아예 이민이라도 가서 멀리 떨어져야지 되는건지

마음을 굳게 먹는것이 유일한 길이겠죠?

 

 

 

 

 

 

 

 

 

 

 

 

 

 

 

 

IP : 218.101.xxx.19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13 6:39 PM (211.176.xxx.112)

    내가 죽어도 세상은 돌던 대로 돈다라고 생각하면 좀 의연해지실 듯. 부모형제도 마찬가지. 1년 정도 그들에게 죽은 사람이 되어보시길.

  • 2. 흐음
    '14.2.13 7:14 PM (14.52.xxx.119)

    저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셨네요. 저도 언어폭력 아버지와 순하고 물러터진 ? 어머니 아래서 자랐어요. 그때문에 10대 내내 위축된 상태로 강제로(?) 범생으로 만들어졌고 살았지요. 뭐 덕분에 학교성적 좋았고 주위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긴 했지만, 뭔가 이게 내 삶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 삶은 내가 사는건데 그때까지는 부모가 지시하고 살라고 한 삶을 살았거든요. 결국 20대 넘어서는 반작용? 이 생기더라구요. 알게 모르게 '범생 컴플렉스' 도 생겨서 남들이 나를 착하고 바르게 생겼다? 그런 평가를 하면 왠지 싫어졌어요. 나는 당신들이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서 일부러 어긋나고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 3. 흐음
    '14.2.13 7:16 PM (14.52.xxx.119)

    부모와의 관계도 당연히 문제가 생기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서로 대등한 존재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로 살아왔어야 했는데, 그저 명령과 복종만 있었으니 20대 때는 파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지요. 결국 취직을 하고 독립적인 나의 생활공간을 마련한 다음에야 자유로워질 수 있었어요...

  • 4. 흐음
    '14.2.13 7:19 PM (14.52.xxx.119)

    님의 경우엔 님이 집안에서 더 중심을 잡고 강한 존재가 되서야 할 것 같아요. 어머니가 그러시는 것도 아버지에게 억눌리고 고통받아서 님에게 의지하고 하소연하는 거니까요... 형제자매 없고 외동이시면 님이 감당하시는 수 밖에 어쩔 수 없어요. 안그러면 어머니는 고통스러워서 어떻게 해요...

  • 5. 어머니 님이 감당못해요
    '14.2.13 8:10 PM (39.121.xxx.22)

    정서적으로 거리두시고
    물리적으로도 거리두세요
    님같이 미쳐버릴꺼에요

  • 6. ....
    '14.2.13 8:48 PM (1.236.xxx.84)

    감정 없이 엄마의 행동을 지켜봐보세요. 별거 없어요. 습관이에요.
    하소연하면서 숨통 트고 또 살다가 하소연하면서 또 숨통 트고.
    현실을 바꿀 생각도 없고 쉽게 바뀌지 않는 걸 아시니까요.
    회사원이 직장상사 뒷담화하면서 푸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하소연하시면 리액션 좀 해주면서 들어주기만 하면 안 돼요? 담담하게.
    엄마는 얘기 들어주는 거 말고 크게 바라시는 게 없는 것 같은데요.

    주양육자 한 사람만 있으면 아빠가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오빠나 삼촌 등 남자 어른의 모델이 될 만한 사람만 있으면요.
    알고 보면 별거 아닌 걸 별거로 믿고 살았을 수도 있어요.

    할 말 하는 거 자연스러운 거예요. 부정적이지 않아요.
    엄마랑은 분리될 때 되면 분리될 거예요. 분리 안 된 채로 살아도 돼요.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만날 일 없는 사람도 아닌데 완전 분리돼서 사는 것도 웃기죠.

    원글님 자신을 믿고 냅두고 사세요. 다 잘될 거예요.

  • 7. ㅠㅠ
    '14.2.13 11:07 PM (223.62.xxx.152)

    감사합니다ㅠ정말 감사합니다..ㅠ너무 큰 위로가 됩니다ㅠ제 자신을 믿고 살아가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7009 윤선생 영어 중1이요 7 윤선생 2014/03/05 1,593
357008 제가 대통령되면 할껍니다. 불가능한 공약은 아예 뺐어요! 6 참맛 2014/03/05 798
357007 부산 진구, 아파트 전세. 12 부산갑니다 2014/03/05 2,305
357006 다이어트 중인데요 따끈따끈한 피자가 넘 먹고싶네요 ㅠ.ㅠ 3 다이어트 2014/03/05 1,280
357005 5세(42개월)여아 문화센터수업 2 초보엄마 2014/03/04 1,037
357004 차가버섯 3 미지 2014/03/04 1,278
357003 코팅파마 집에서 할수 있나요? . 2014/03/04 1,161
357002 낼모레 생일에 굴미역국 끓이려고 하는데요~ 6 셀프미역국 2014/03/04 981
357001 중학교 교복을 샀는데 옷을 잘못줬어요. 어떡하는게 좋을까요? 16 민이맘 2014/03/04 2,385
357000 신의 선물 보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네요 2 심플라이프 2014/03/04 2,548
356999 사주쟁이 한말이... 1 2014/03/04 2,475
356998 파워포인트 잘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4 ㅜㅜ 2014/03/04 1,138
356997 달걀은 비싸고, 닭은 싼 이유? 1 2014/03/04 982
356996 요즘 헬스 한달에 얼만가요..? 5 헬스 2014/03/04 1,769
356995 40이 되면 음란마귀가 찾아온다는게 사실인가요? 31 ... 2014/03/04 15,475
356994 신의 선물에서요. 대통령 선거 4 ... 2014/03/04 2,660
356993 숨진 60대 노인...구청 어디 사는 지도 몰라 1 손전등 2014/03/04 858
356992 베이킹재료 주문하려는데요 이지베이킹 괜찮나요? 4 2014/03/04 2,433
356991 Jo Kwan Woo(조관우) - 작은 연인들 1 참맛 2014/03/04 714
356990 카드 취소관련 1 반품 2014/03/04 490
356989 신의 선물 너무 산만해요 28 2014/03/04 6,715
356988 영어 잘하시는분 문법질문요 8 깁소필라 2014/03/04 1,064
356987 성인도 아랫턱이 발달 가능한가요? 3 // 2014/03/04 1,215
356986 이혼소송 해야 하는데 변호사는 어떤 루트로 알아봐야 하나요 5 도움 2014/03/04 1,766
356985 베란다 텃밭 26 채소 2014/03/04 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