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나이 드니까 남자 마음 얻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더라구요.

ori 조회수 : 5,527
작성일 : 2014-01-28 10:31:41
20대 전반.. 30대 초반에 걸쳐 연애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남자에 대해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드니 남자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어릴땐 중증 공주병에 걸려 남자가 절 선택 해주길 바랐었고 아무런 노력 없이 온갖 로맨틱 드라마들의 메뉴얼처럼 여자인 저는 도도함을 무기라 착각하며 저에게 헌신적인 남자들만을 만나 왔었는데 나이 먹고 나니 그 남자들도 저와 다를바 없는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걸 깨닫게 된 계기는 지금의 제 남편을 알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총각 시절 제 남편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졌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였는데 유독 여자들에겐 인심이 박했어요.

저나 다른 여자들이 아무리 앞에서 알짱 거려도 쳐다봐 주지 않았고 애만 태우더라구요.

"그래, 저렇게 대단한 남자가 나같이 평범한 여자를 쳐다 봐줄리 없지."

그리고 저보다 더 어리고 예쁘고 대단한 집안 여자들의 호의에도 칼같이 구는 그를 보면서 나는 영원히 안되겠구나. 느꼈고 종국에는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기회는 쉽게 다가 왔습니다.

당시 남편이 술 취해서 아는 형에게 전화를 건다는게 저에게 잘 못 걸어 자기 하소연을 한 일이 있었는데 저는 솔직히 놀랐어요.

아무것도 아쉬울거 없어 보이는 저런 남자도 아무도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외로움과 상처가 있는 거구나. 하고~

잠결이였지만 어떤 말이라도 해서 위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를 해줬는데 그 위로가 사랑의 불씨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씨를 처음 본 게 어디 어디에서였는데 그때도 ..씨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어. 비록 머리도 부스스 했고 세수도 안한 얼굴 같았지만 누구보다 빛 났어. 정말 별 거 아닌 한마디죠.

물론 그때 저는 남자가 이런 말에 넘어 올거라는 계산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들떠서 전화 끊고 잠을 다시 못 이룬 것 같습니다.

남편은 그 날 이후 저에게 가슴이 뛰었다고 하네요.

결혼 생활 몇년 지나다 보니 그때 감정들도 많이 무뎌졌지만 이렇게 돌이켜 보면 잘난 남자들도 결국 저와 같이 힘 없고 외로운 인간이라는걸 그땐 왜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20대 아가씨들은 그때의 저보다 현명하겠지만 혹시라도 그때의 저같은 아가씨들이 있다면 그래서 남녀 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글이 조금이라도 참고 되었으면 하네요. 보잘 것 없지만...
IP : 211.36.xxx.7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63687
    '14.1.28 10:35 AM (125.181.xxx.208)

    남자,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보편적인 이야기네요.

  • 2. 그냥
    '14.1.28 10:40 AM (180.65.xxx.29)

    두분이 마음 통했던거지 저런 위로 한다고 다 마음을 얻고 연인이 되는건 아니에요

  • 3. ...
    '14.1.28 10:54 AM (211.222.xxx.83)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남자들은 이쁘고 조건 좋은것도 찾겠지만.. 일단 자기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여자
    에게 맘이 가는것 같아요.. 칭찬 격려받으면 좋아하고 더군다나 이쁜 여자가 그러면 정말 들었다놨다라는게
    되기도하죠...팅기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더라구..

  • 4. 편안하게
    '14.1.28 11:13 AM (112.169.xxx.227)

    해주는 사람이 좋은것같아요
    자기에게 맞는 편안함

  • 5. 그래도
    '14.1.28 11:32 AM (223.62.xxx.230)

    너무 도움되는 글이네요
    나이가 들었는데도
    그저 남자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헌신적으로 대해주고 떠받들어주길 바라고
    그러면서 한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철없는 노처녀들 많거든요
    (제 이야기여요.. ㅠ)

  • 6. ...
    '14.2.16 2:07 AM (117.53.xxx.111)

    이글 강추합니다. 남자 마음 얻는 법.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4780 완경되면 다들 갑자기 살이 찌나요? .. 22:06:35 13
1764779 특검..尹, 계엄 명분 만들려 ‘평양 드론작전’ 승인 3 22:02:52 113
1764778 10시 [정준희의 논] '법'이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 같이봅시다 .. 21:54:34 41
1764777 23옥순은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2 ..... 21:49:35 381
1764776 그알 캄보디아편 하고 있네요 지금 21:47:56 368
1764775 턱 양쪽 뼈 모양이 다른데 무슨 수술해야 하나요 턱순이 21:45:48 110
1764774 아들이 여자친구랑 3박 4일 동남아 휴양지에놀러갔어요 19 하.. 21:39:14 1,716
1764773 쿠팡 전 대표가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래요. 2 .. 21:38:34 339
1764772 ‘현역 군인 포섭해 군사기밀 유출 시도’ 중국인, 1심서 징역 .. ㅇㅇ 21:35:18 209
1764771 백해룡과 임은정의 진실게임. 누가 진실을 말하는걸까요? 1 마약게이트 21:33:21 586
1764770 무빈소 장례 좀 아닌거 같아요 39 .... 21:31:32 1,977
1764769 '검사의 난' 김건희 특검 검사 40명 실명 공개.. 절반이 윤.. 3 21:26:22 585
1764768 성형 너무 잘한 무엇이든물어보살 출연자 4 와우 21:26:13 1,006
1764767 서양인들 새하얀 치아색의 비결이 뭘까요? 9 ... 21:25:07 1,108
1764766 산토리니 다녀오신분 2 샌디 21:21:14 459
1764765 남동생 부럽네요 ... 21:20:44 1,024
1764764 요즘 1억에 월세 얼마로 환산하나요? 강남 아파트에요 9 .. 21:19:52 728
1764763 프랑스 사시는 교민분 계세요? 문화이야기.. 4 .. 21:17:57 617
1764762 치핵통증 ㅠㅠ 2 골드 21:15:35 443
1764761 백지연 3 홈쇼핑 21:15:26 1,144
1764760 청자켓 사긴 춥겠죠? 스웨이드~ 2 21:15:19 386
1764759 당근 랜덤 부동산 지원금 뽑기 1 당근 21:12:19 154
1764758 방금 명태균 봤네요 7 기가참 21:04:31 2,059
1764757 (82CSI) 노래 제목 좀 찾아주세요 3 기억이 안나.. 21:03:44 212
1764756 학폭가해자로 교육청 오라는데 뭘해야하나요? 20 학폭 20:53:20 2,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