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역사 교과서 논쟁2 - 미래엔 등 3종에는 왜 류관순은 언급조차 없을까

길벗1 조회수 : 755
작성일 : 2014-01-17 16:42:55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여부로 좌/우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칭 진보진영에서는 교학사 교과서가 친일, 독재를 미화했다고 맹비난하면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한 학교에 전화 폭력과 현장 시위를 하고 있는 반면, 보수 진영은 교학사 외 기존의 7종 교과서가 친북적 경향을 띠고 있다고 반격합니다. 보수진영은 미래엔 역사교과서 외 3종의 역사교과서에는 3.1운동의 대명사인 류관순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사실을 들어  류관순을 누락한 의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역사의 영웅 만들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위인전을 애들에게도 읽히지 않았습니다. 다수의 위인이나 영웅들은 정치적 이유, 또는 민족(국가)의 필요에 의해 과장되게 포장되는 경우가 많고 하나의 영웅 만들기를 위해 그 주변의 인물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폐해가 적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순신은 나라를 구한 영웅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박정희가 국민들의 결속과 자기의 정치적 위상을 위해 성웅으로 만들어진 것도 부정할 수 없으며 이순신의 부각을 위해 원균이 죽일 놈으로 인식된 것도 불편합니다. 물론 이런 집권자의 정치적 계산에 의하거나, 민족적 결집을 위한 장치로 영웅이 만들어졌다 하여도 이순신이 우리 역사에서 기억되어야 할 존재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으며, 우리 역사에서 무장으로서 모범이며, 영웅이고, 위인인 것은 부정할 수 없죠.


저는 미래엔 등 4종의 역사교과서 집필자들이 류관순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테고, 또 대다수 국민들이 3.1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기억한다는 사실도 모를 리 없을텐데 어떻게 역사교과서에 그 이름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영웅만들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4종의 역사교과서 집필자들이 류관순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역사적 사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가공의 인물이거나 조작된 인물, 사실과 다르게 과포장된 인물이지 않을까 의심이 들어 자료를 검색해 보니 류관순이 영웅 만들기로 탄생했다는 글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http://c.hani.co.kr/hantoma/249821

http://c.hani.co.kr/hantoma/249820

또 한국역사연구회 등에서 <류관순은 어떻게 영웅이 되었나>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도 한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pipaltree/17179921

이 모든 글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들의 주장이 설사 사실이라 해도 류관순이 역사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비중이 없는 인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더군요. 이들 역사교과서에 류관순이 언급되지 않는 것은 <영웅 만들기>의 반작용에 의한 폐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혹 <친일파가 만들어낸 항일영웅>일지라도 류관순이 3.1운동 당시에 행했던 행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 행위가 일제와 맞선 나라의 독립을 요구한 것이고, 아버지의 희생과 함께 본인도 서대문형무소에서 숨을 거둔 것은 엄연한 사실인 이상, 류관순이 3.1운동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것이 무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자기의 친일을 숨기기 위해 류관순을 이용한 사람이 잘못된 것이지, 이미 숨지고 난 사람이 그런 이용을 당했다고 해서 폄하되는 것은 또 다른 역사의 왜곡이지요.

제가 류관순은 3.1운동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류관순의 재판 기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재판 기록은 사실을 그대로 기술했다고 보아도 무방함으로 류관순의 항일행적은 재판 기록이 보증한다고 해도 되겠지요.

류관순 외 10인의 <경성복심 판결문 전문>에서 류관순과 관련된 부분만 옮겨 보겠습니다.


[경성복심 판결문 전문]

대정 8년 형공(刑控) 제513호


동도 동군 동면 용두리 

학생 유관순(柳寬順)

18세 


-. 피고 조인원, 유관순, 유중무를 징역 3년에 처하고,  (중략)

-. 피고 유관순은 재 경성(在 京城) 이화학당(梨花學堂) 생도인바 대정 8년 3월 1일 경성에서 손병희 등이 조선 독립 선언을 발표하고 단체를 만들어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며 각처를 행진하며 독립 시위운동을 벌이고 있음을 보고 동월 13일 귀향하여 4월 1일 충청남도 천안군 갈전면 병천(竝川) 시장 장날을 이용하여 조선 독립 시위운동을 전개할 것을 꾀하고 자택에서 태극기(구 한국 국기 압수 영 제1호)를 만들어 이를 휴대하고 동일 하오 1시경 동 시장으로 나아가 그곳에서 수천 명의 군중 단체에 참가하여 전시 태극기를 휘두르며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고 독립 시위운동을 감행하여 치안을 방해하였고  (중략)

-. 전시(前示) 피고 등이 이와 같이 독립 시위운동을 하자 그곳에서 약 50보 거리의 철천 헌병주재소 헌병이 이를 제지하려 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으매 발포하여 다수의 사상자(死傷者)를 냈으며 피고 유관순의 부(父)이며 유중무의 형인 유중권(柳重權)도 그 피해자의 한 사람~  (중략)

-. 피고 유관순은 ‘병천 시장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을때 헌병 주재소와는 약 50보 거리였는데 헌병이 쫓아와 군중을 향해 발포하고 총검을 휘둘러 즉사 19명 중상자 30명을 내었고 자기 부친도 살해되었는데 헌병이 군중에게 발포하려고 총을 겨누었을때 자기는 쌍방을 제지키 위해 헌병의 총에 달려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중략)

-. 피고 유관순은 ‘만세를 부른 다음 주재소로 가자 부친이 죽어 있었기 때문에 격분하여 “제 나라를 되찾으려고 정당한 일을 했는데 어째서 군기(軍器)를 사용하여 내 민족을 죽이느냐”고 대어들다 헌병이 총을 겨누기에 죽음을 당할까 보아 그 가슴에 달려들었다’는 요지의 공술과 검사의 헌병 상등병 진 상부(溱 相部)에 대한 조서 가운데 ‘자기는 철천 헌병주재소 재근(在勤)인 헌병인데 판시 일시, 병천 장날 하오 1시 경 만세를 외치며 군중이 대한 국기를 선두에 세우고 몰려왔기 때문에 해산을 명했으나 응하지 않아 기총(騎銃)을 발포한즉 일단 물러갔으나 그 뒤 이 발포로 말미암아 유관순의 부친과 남씨(南氏)의 남편이 사망하였다고 하여 약 40명의 군중이 그 시체를 메고 주재소로 다시 몰려와 무엇인가 떠들기에 주재소원 너댓 명이 밖으로 달려 나오자 1천 5백 명 이상의 군중은 주재소로 몰려오고 있었고 소원 5명은 주재소 앞에 정렬하여 있을 때 유리창이 깨졌으며 그로부터 자기들은 사무소 입구 왼쪽 벽에 병렬(竝列)했는데, 군중은 자기들 5명이 소지한 기총에 달려들어 탄약합을 잡아당기고 소장을 죽이라고 외치며 소장을 끌어 내려하여 권총을 몇 번 발사한즉 군중은 다시 도망쳤는데 그 가운데 피고 유중무는 두루마기의 끈을 풀어 고함을 지르며 헌병을 잡고 조르려는 기세를 보였고 조인원은 처음 시체를 밀어 넣을 때 시체와 함께 들어서서 상의를 벗고 소장의 총에 달려드는가 하면 또한 자기의 총에도 달라 붙었고 유관순은 소장의 착의(着衣)에 달라 혈흔이 부착해 있음을 가리키며 군중에게 무엇인가 외치고 소장의 멱살을 쥐고 휘저었고 조인원의 아들은 자기의 뺨을 한번 때리더라’  (중략)

-. 피고 유관순·유중무·김용이·조인원·조병호의 제2의 소위는 각각 형법 제106조 제2호에 해당되며 징역형을 선택하고 동 피고 등은 형법 제45조에 따라 병합죄임에 동법 제47조·제10조에 따라 무거운 제2의 죄에 파형할 것으로 동법 제47조 단서의 가중형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 유관순·유중무·조인원을 각각 징역 3년에 처하고  (중략)

-. 압수물건 중 구 한국 국기 한 자루는 피고 유관순 소유의 제 1범죄 공용물이므로 형법 제19조 제1항 제 2호·제2항에 따라 이를 몰수 (중략)

판결문에 나온 류관순의 행적 정도라면 3.1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요? 1987년 6.10 항쟁의 대표 인물을 이한열로 기억하듯이 3.1운동의 대표성을 류관순이 가진다고 해서 저는 별 불만은 없습니다. 친일행적을 감추기 위해 류관순을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그 의도는 비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3.1운동의 대표성을 띄는 인물을 발굴한 것은 별도로 평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미래엔 외 3종의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왜 역사교과서에 류관순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모르는 역사적 사실이 또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류관순의 행적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아 그 역사적 가치가 교과서에 싣을 만큼 크지 않다고 본 것일까요?

IP : 118.46.xxx.14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9216 제발 제가 어찌 해야하는지 알려주세요(사춘기아들) 12 푸르 2014/02/04 4,009
    349215 졸업식하고 어디가시나요? 8 호우 2014/02/04 1,595
    349214 4번5번 척추..신경성형술을 권하네요. 14 척추전문병원.. 2014/02/04 5,828
    349213 중학교가는 아이 한자 속성으로 어떤 책 해주면 될까요? 국어가 짧아.. 2014/02/04 707
    349212 양가 생활비 안드려도 되는집, 월세후450만원이면 못 산다는 얘.. 33 생활수준 2014/02/04 10,242
    349211 나이를 먹으니 내 의지라는 게 없어 보여요ㅠㅠㅠㅠㅠㅠㅠㅠ 봄바람이 불.. 2014/02/04 1,023
    349210 길가 솜사탕 비싸네요 3 한율엄마 2014/02/04 1,464
    349209 [완료]오늘 굿모닝맨하탄 시사회 같이 보실분~ 4 불굴 2014/02/04 1,093
    349208 34살인데 42살 선이 들어왔어요.. 83 e 2014/02/04 25,599
    349207 파닉스 책사서 엄마가 시킬수 있나요? 4 파닉스 2014/02/04 2,009
    349206 분수, 소수, 약수, 배수 2 초등수학 2014/02/04 1,237
    349205 고개를 한쪽으로만 자는 아가 고칠 방법 없나요? 2 깍꿍 2014/02/04 1,149
    349204 교복 공동구매vs그냥 8 예비중맘 2014/02/04 1,714
    349203 제 남편 빨리 죽을꺼 같아요 48 ㅇㅇㅇ 2014/02/04 21,710
    349202 동남아여행지추천좀요... 3 설렘 2014/02/04 1,275
    349201 왜 법이 내 재산을 내마음대로 못 쓰게 막는건가요 10 내 재산 2014/02/04 2,549
    349200 조카가 가는 대학을 보고 시어머님이... 53 은근 열받네.. 2014/02/04 19,136
    349199 책 많이 읽으시나요? 5 2014/02/04 1,201
    349198 아기치즈? 나트륨 적은 치즈? 미래 2014/02/04 1,471
    349197 아기들이 돈주세요~ 하고 손 내미는 거요.. 29 달콤한라떼 2014/02/04 3,618
    349196 내아들이었다가 아니었다가 4 자식 2014/02/04 1,269
    349195 자동차문좀 손으로 잡고 열거나 조심히 열었으면 좋겠어요 7 문콕 2014/02/04 1,936
    349194 속에 화가많은성격..어떻게 고칠수있을까요 4 스트롱 2014/02/04 4,737
    349193 수건 얼마만에 삶으세요? 38 삶자! 2014/02/04 5,515
    349192 이영애글의 성형외과실장님!!!! ... 2014/02/04 2,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