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갑자기 연락두절인 남자 - 마음 다스리기위한 조언과 지혜 나눠주세요.

마음이 지옥 조회수 : 17,364
작성일 : 2014-01-02 16:22:19

소개로 만나 세 달 사귀며 결혼 얘기까지 오고 간 사이입니다.

둘 다 나이는 아주 많아서 진지하게 만났고요. 신원 확실(?) 하고 장난칠 성격들도 아닙니다.

연락 끊기기 전날 밤까지 서로 잘 자라는 문자도 주고 받았습니다.

저녁 때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주기로 했는데 날이 어두워지도록 연락이 없더군요.

전화를 해보니 연락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넘어간다는 멘트.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어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 걸어보니 신호음은 가는데 안 받습니다. 문자를 넣었습니다. 연락이 안 되어 걱정된다. 아픈 건 아니냐고요. 추후에 한 번 더 걸어보니 역시 안 받더군요.

 

이제 열흘 남짓 되었습니다.

남자의 확실한 의사 표현인 것, 저도 알겠습니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저도 사실 만나면서 결혼 얘기는 오고 갔지만 맞지 않는 면들이 자꾸 보여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었고

부모님께 인사드리자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 진지하게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상태였어요.

그래서 다행히 이 사람에 대한 미련은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까지는 아니었으니까요.

내가 뭘 잘못했나, 이 사람한테 더 잘 할 걸, 나한테 또다른 기회가 올까, 이 정도 사람 또 만날 수 있을까 등등

나이 많은 미혼 처자들이 하게 되는 자괴감과 절망감은 당연히 저도 처음엔 조금은 들었으나 다행히 이젠 없어요.

제 잘못도 아니고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저도 경험으로 아니까요.

 

그런데 이런 식의 결말이 너무나 불쾌한 거죠. 관계라는 것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나이도 들을만큼 들었고

사회적 지위라는 것도 있고 더구나 예의 차리는 걸 그토록 중요시 하는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하루만에 그냥 연락두절?

생각할수록 유치하고 어린아이 같은 거에요.

사람이 하기 싫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귀찮았나보죠. 그냥 도망간 거니까요.

제가 싫거나 감당 못 하겠다던지 그만 만나자던지 의사 표현을 분명히 했으면 무슨 일이 있나, 아픈가 하는

필요하지도 않은 상대방에 대한 걱정은 안 했을텐데 말입니다.

 

'대답하지 않는 것도 대답이다' 라는 말을 되뇌이며 이게 이 사람의 인격이고 제가 늘 걱정하던 차갑고 이기적인 성격의

결정적인 단서이며 결혼해서도 마음에 안 들면 차갑게 단칼에 돌아설 사람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니 괜찮아, 하고

저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일에 몰두하고, 운동하고, 친구들 만나고 다 해요.

그런데 마음 속이 괜찮다 싶다가도 갑자기 속에서 뜨거운 것이 끓어 오르는 겁니다.

'네가 네 방식대로 했으면 나도 내 방식대로 할 권리가 있다. 너도 내 말을 들을 의무가 있어'

그런데 사실 별 할 말도 없습니다. 그런데 마냥 분하고 너 이러면 안 돼, 말해주고 싶기도 하고

이미 마음 떠나간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냐 싶기도 하고.

문자는 답 안 하면 그만이고 전화도 안 받지 않을까 싶고

조목조목 내 마음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 정리해서 메일이라도 보낼까 싶기도 하지만

어지러운 제 마음 누르고 이메일 쓸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도 사실 듭니다. 읽기나 할까 싶기도 하고요.

지나간 시간이 한순간 쓰레기가 된 느낌, 저라는 존재가(여자로서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순간적으로 통째로 무시당하고 거부당한 느낌. 정말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정말 하루에도 수십 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까요.

제가 아무 반응 없이 있는 것이 정답일까요?

 

직간접적으로 경험 있으셨던 분들의 따뜻하고 현명한 말씀 간절합니다. 부탁드립니다.

 

 

 

 

 

IP : 1.235.xxx.3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
    '14.1.2 4:29 PM (59.6.xxx.174) - 삭제된댓글

    아.. 남자 정말 찌질하다.
    정말 너무너무 싫은 스타일이네요.
    얼굴보고 헤어질 용기 없는 전형적인 찌질남.
    일부러 꼭 보겠다고 연락은 마시고..
    카톡이나 문자로 그의 용기 없음을 마음껏 비웃어 주세요.

  • 2. ....
    '14.1.2 4:34 PM (175.125.xxx.14)

    음 남녀관계는 하루밤사이에도 아주 열정적인 사이가 되었다가 차갑고 냉정한 원수 사이가 될수있어요.
    사람의 감정은 늘 변한다는걸 먼저 인정하시구요. 남자가 단순하고 생각이 없어보이지만 남자들 굉장히 여우고 생각 많이해요. 연락두절전까지 님과 만나고 난후 집에가서 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아마 깊이 생각해봤을꺼에요. 그리고 남자들 성향상 여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로 남기 싫어해서 싫은말로 이별선언하는경우 거의없구요. 연락두절이 간접적인 거절의 의미거든요. 결혼전제로 사귀신거 같은데 청혼을 받으신건 아니시잖아요? 그리고 3개월이면 초반이라서 여자가 뭘 애쓰고 노력한다해서 남자를 잡을수잇는 시기가 아니에요. 그시기는 남자가 여자에게 잘해주고 신경써주고 올인할 시기거든요.
    첨에 님이 너무 맘에들었다가도 어떤 행동이나 말이나 자기와 안맞다고 생각해서 멀어질수도있구요
    남자가 확고히 거절의사를 밝히지 않은건 매너없긴한데요. 사실 여자가 자신감이 있고 아쉬운게 없으면
    그렇게 해도 그려러니 할수도잇어요. 혹 내면에 조바심과 자신없음이 자리하고 있지않은지 이남자 아니면 힘들거같다고 절박함을 상대가 느끼진않았는지 생각해보세요.

  • 3. 마리여사
    '14.1.2 4:45 PM (175.223.xxx.190)

    연락 옵니다.
    만 일년을 넘기고도 오더라구요. 심지어 두번이나..
    다른분 찾으심이 맞아요.

  • 4. 글쓴이입니다.
    '14.1.2 4:46 PM (1.235.xxx.33)

    ....님, 청혼을 받았으니 더 어이가 없을 뿐이죠. 사실 전 자신감이 넘쳐서 남자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는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런 건 아니고 여자로서는 나이도 많고 하니 그런 면도 없지는 않았겠죠.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5. 이런사람 정말 싫어요
    '14.1.2 5:01 PM (221.162.xxx.139)

    제 친구중 하나가 지가 더좋아해서 연락하고 만나자하고 러더니 어느날부터 연락이 안되더군요 . 카톡도 읽음은 확인되는데 답이없고 문자도 전화도 무응답 . 자존심도 상하고 뭔가 내가 잘못한게있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 3개월후쯤 연락와서 잘사냐면서 자기성격이 좀 그렇다네요 ㅠ
    잘된일이라 생각하세요
    연락와도 쿨하게 거절하시고
    싫으면 싫타고 해야지 이런식으로 사람무시하고 고문하는거 저도 장말 싫으네요
    그냥 인연이 아니구나 생각하시고 애태우지 마세요

  • 6. -_-
    '14.1.2 5:05 PM (121.128.xxx.68)

    그남자 백프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가 한쪽으로 간거 같네요 그쪽이 갑자기 맘에안들면 그때 사정이 있었다 없었다 이런식으로 대답할 사람이에요 . 딱 미련 버리세요

  • 7.
    '14.1.2 5:16 PM (223.62.xxx.124)

    저도 작년 봄에 삼십 평생 첨으로 잠수이별 당했었어요. 님보다 만난 기간은 좀 짧았지만 저도 결혼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본인이 들이밀고 저의 답을 요구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전날까지 분위기 멀쩡했구요.

    결국 전 그 후 육개웍 쯤 후 우연히 그 남자 청첩장 돌린거 확인했어요. 이런남자 많은거 같아요 요즘.
    저도 그 당시 뭐라 말이라도 해줄까 많이 고민했으나 그냥 침묵 지켰고 제 감정이 깊지 않았던 탓인지 그런 놈한테
    제 흥분한 모습 보이지 않았단 사실에 만족해요. 그래서..전 왠만하면 그냥 별 반응 보이지말고 만에 하나 연락오더라도
    내치시라고 말씀드리도 싶습니다.

  • 8. 속타는건
    '14.1.2 5:18 PM (39.113.xxx.241)

    이해 되는데요
    정말 쓰레기 같은 놈이네요
    이별을 뭐 그딴식으로..
    요즘에 문자로도 이별한다드만
    참 인간같지도 않는것들 많네요
    기다리지 말고 번호 차단하고 연락 받지 마세요
    글 쓴거 보니까 다시 연락와서 미안하다 하면 받아줄껏같은 분이네요

    나중에
    먼 훗날 이 남자랑 헤어진거 정말 잘했다 싶은 날 와요
    사람 감정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사람 아닙니다

  • 9.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14.1.2 5:34 PM (115.90.xxx.193)

    섹스 앤 더 시티 작가가 써서 히트 친 책이죠..잘 만나오던 남자가 갑자기 연락두절 된 경우는 그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을 때'라고 했어요..^^;;;
    죽었거나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거나겠죠...^^*
    제가 실연이나 밀당으로 힘들어할 때 이 책을 접하고 내면의 힘을 길렀던 기억이 납니다. 딱 생각을 끊어버려요..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 10. 하실 필요 없습니다
    '14.1.2 5:37 PM (59.6.xxx.151)

    최소한 인간적으로 존중하면
    연락은 안 피할 겁니다
    연락을 못 받았는데 헤어지고 싶기는 하다면
    더구나 연락 했겠죠

    내버려 두세요
    연락 오면 그 때 많이 실망해서 우리는 맞지 않는다로 이미 정리되었다
    까지만 하세요

  • 11. 다행
    '14.1.2 6:02 PM (211.114.xxx.89)

    겁 많고 회피성향임을 결혼 전에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결혼해서 이러면 빼도 박도 못하고 큰일 아니었겠어요?!
    절대 님 탓 아니니 괴로워 하실 필요 전혀 없구요
    더 좋은 남자 만날 기회를 신께서 한번 주셨다고 생각하세요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 사실입니다.

  • 12. 673479
    '14.1.2 6:13 PM (125.181.xxx.208)

    소개로 만나셨다니 소개해주신분 통해서 전갈 넣으시죠.

    소개해주신분이 대신 욕해주고 따지는 방향으로 ...

    어짜피 파혼이지만 이렇게 매너없는 인간이라는것을 동네방네 알려서 창피좀 줘야죠.

  • 13. 다른 시각
    '14.1.2 7:51 PM (223.62.xxx.219)

    부모님께 인사 드리자는 말에 바로 대답을 안하신 것에 상처 받았을 수 도 있고, 차이느니 차버린다는 심정일 수 도 있지 않을까요? 잠수탄건 잘못이고, 남자답지 못하긴해요.

  • 14. 혹시
    '14.1.2 8:02 PM (165.132.xxx.247)

    그냥 마음 접고 새 사람 만날 생각하세요
    무슨 사정이었든 참 행동이 미숙하고 어리석은 것 같아요 더 잘 맞은 사람 분명 있을꺼란 믿음 놓치마시고요..

    그런데 제가 아는 경우랑 많이 비슷한데 남자분이 어디서 뭐 하시는 분이신지 궁금하네요. 사회적 지위도 있으시다 하니 혹시 남자분이 고위 공무원이신가요?

  • 15. 선수
    '14.1.2 8:04 PM (110.15.xxx.93)

    그런 찌질남은 지랑 똑 같은 찌질녀 만 나서 불행하게 살겁니다 원글님은 좋은 분 만 납니다

  • 16. 37
    '14.1.2 10:51 PM (119.69.xxx.47)

    사람에 대한 판단, 상황에 대한 판단은 이미 다 하셨고 아주 현명한 분이시네요. 이 남자는 아니라는 판단은 정확하고 냉정하게 할 수 있지만 본인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는 일은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죠. 어차피 다시 볼일도 없고 잘 보일 필요도 없어진 상대에게 저라면 저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지막 하고 싶은 말 정도 어떻게든 속시원하게 하겠습니다. 이메일 정도가 적당할 것 같고, 그의 비겁함과 미숙함을 차갑게 지적하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 하지만 읽으면 찝찝하고 가분나빠질 짧고 명료한 문장 몇머디를 날려주세요. 화이팅!!

  • 17. 글쓴이입니다.
    '14.1.3 12:37 AM (1.235.xxx.33)

    지나치지 않고 남겨주신 소중한 글들 읽으며 마음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0690 아랫층이 선입견이 있는 건지... 5 층간소음 2014/01/13 1,596
340689 로봇청소기 미세먼지 잘 잡나요? 3 로봇청소기 2014/01/13 1,698
340688 성질급한 사람은 잠깐만이라는 말 짜증나나요? 7 잠깐만. 2014/01/13 1,224
340687 악.. 위메프 광고창이 계속 떠요.좀 도와주세요~~~ 수아 2014/01/13 2,627
340686 전도유망한 문화예술가 피아니스트 전부인에게 청부살해당해... 12 충격이네. 2014/01/13 13,362
340685 멸치 땅콩 먹었더니 갑자기 복근운동이 더 잘되는 이유? 2 근육 2014/01/13 1,427
340684 한국에서는 여성의 노동영역이 시간제 일자리로 고착될 것 3 한국은 2014/01/13 1,425
340683 지금 1994보는중인데 클로이 2014/01/13 763
340682 이사준비.. 해지온 2014/01/13 624
340681 김한길..소설이나 쓰지 뭐하러 정치하나 5 손전등 2014/01/13 1,203
340680 연말정산 서류 아리송 2014/01/13 1,590
340679 중학생 남자아이 바지 질문드려요~ 4 .... 2014/01/13 1,687
340678 견적좀봐주세요.꼭이요.. 1 임플란트 2014/01/13 564
340677 美하원 외교위원장 ”아베 실수했다…역사에서 배워라” 세우실 2014/01/13 800
340676 그냥 조금 이쁜 아줌마정도로 보이네요~~ 20 fdhdhf.. 2014/01/13 10,647
340675 수돗물조차 없어 ‘지하수 분유’ 먹는 아기들 1 샬랄라 2014/01/13 1,054
340674 쌍둥이일 경우 동서 지간 호칭 11 질문 2014/01/13 3,378
340673 일산 해오름 한정식 어떤가요? 2 2014/01/13 2,713
340672 이사업체 추천 좀..손 없는 날 관련도 ** 2014/01/13 703
340671 2주동안 스따한 남편 4 에구...나.. 2014/01/13 1,637
340670 중학교 내신 대비 쎈수학 C단계 까지 해야 하나요? 5 예비중수학 2014/01/13 5,717
340669 주방세제로 빨래해도 될까요? 5 궁금 2014/01/13 6,117
340668 컵라면 뭐가 맛있나요? 22 저도 더불어.. 2014/01/13 3,148
340667 아이허브 주문한 물건 통관되면 세금이 붙나요? 3 흠냐 2014/01/13 1,875
340666 초등저학년 아이들 친구사귀는데 엄마역할이 필요한가요? 10 .. 2014/01/13 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