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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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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세번째 관람과 무대인사

조회수 : 1,801
작성일 : 2013-12-29 00:34:12

오전 무대인사시간에 맞추어 세번째 관람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오늘은 좀 지루하겠거니 각오를 하고 갔지요. 송강호를 볼수있다는 보너스를 가지고 간것이기에..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2시간남짓이 지루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오늘은 법정신마다 송강호와 한 몸이 된 듯 같이 울분을 느끼고 몸에 힘이 들어가기까지 하더군요. 몸을 날려 판사봉을 잡던 모습과 끌려가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고"

현재진행형이어서 더 가슴에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송강호씨가 노무현대통령의 걸음걸이 연습을 많이 했다더니 영화에서 그분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끝나고 무대인사가 있었습니다. 400만을 넘겼다는 기쁜소식과  임시완군의 귀여운댄스와 어여쁜 송변 와이프역의 여배우도 좋았지만 역시나 같은 인물인가 싶을정도로  촌스러움은 온데간데 없이, 캐주얼룩을 잘 소화하면서 섹시함을 겸비한 중후함 지닌 송강호씨를 본것은 흐뭇 그 자체였습니다.

40대 남성의 포스가 20대의 청년에게 뒤지지 않더군요^^. 임시완은 밝고 마음이 건강한 청년으로 보였습니다.

이래저래 몸고생 마음고생 많아 쉬고 싶을텐데 참 열심히도 무대인사를 다니는것을 보니 편히 앉아 호사를 누리듯 관람하는것이 또 잠시만 서있기도 이 추운날 시청앞에 모일 그 많은 분들까지 생각하니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관람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가다보니 중년부부중 남자분이 " 아~.감동적이다"라고 한마디하니 부인인듯한 분이 남편분의 어깨를 다독이며 " 그렇지?.잘보러왔지?"라고 말하며 흐뭇해 하시더군요. 그 부인은 아마 두번째 관람이신듯..

오늘 관람객들은 유난히 20대여성들이 많은것 같았습니다. 예쁘고 좋은것에 관심많고 이런영화 싫어할것도 같은데 영화만큼 그 젊은이들이 고마웠습니다.

또 어떤 여학생은 고개를 파묻고 울음을 팍 터트리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무대인사도 끝났으니 영화가 끝난지는 시간이 좀 지난때였는데..

그러더니 고개를 들어 친구에게 그럽니다.  

 "자꾸 생각나..." 엉엉~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이야 그분을 조금 알기에.. 또 그런사건들도 조금  공감이라도 한다지만 어린 저 여학생에게까지 그런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길 바랄순 없었는데.. 참 고마웠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예매율도 높고 관람객도 아직은 고공행진 하고있지만 관람관이 다른 대형배급사 영화에 비하면 너무 적다 느껴집니다.

초반에 확보해서 아바타,도둑들처럼 많은 상영관을 점유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었을텐데라고 말이지요..젊은 사람들이야 인터넷으로 예매도 간편히 하고 상영시관에 맞춰 온다라거나 현장예매를 하더라도 쇼핑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활용할 줄 안다지만 연세있으신분들은 그저 현장에 가면 있겠지하고 오셨다가 당황스럽게 매진됬다거나 구석좌석만 남아 난감해 하실일들이 있을것 같습니다.

오늘 절대보수파인 친정에서 제가 이야기도 꺼내기전에 주변분께 들으셨는지 "요즘 변호인인가. 그 영화가 재미있다던데..어떤내용이야?"라고 하시더군요. 거부하실까봐 말씀도 못꺼냈던 제가 순간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어 당장 내일표 예매해드리겠다고하고 좀전에 예매 마쳤습니다.

이번영화는 오전관람때에서 느꼈듯 젊은이도 많고 가족단위도 많고 예상외로 연세있으신분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의 이 감흥은 4년여쯤 후엔 많이 흐려지겠지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내생애 다시 이런대통령을 만날수만 있다면 개인적인 부귀영화 누리지 못한다하여도 전 행복한 인생 살다갔다 자부할 수 있는데... 노무현대통령의 국민으로 산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그 분을 빼앗겼기에 반쪽인생같은 이 허전함...

다시 채워주실수 있는 다른 한분에게 희망을 느꼈고 갈망했지만... 또 어이없게 빼앗겼네요.

부디 이런 영화가 4년여쯤 후에 다시 한번만 국민들 마음을 두드릴수 있게 나와준다면 ... 하고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또 이런 용기를 가지고 준비해주신다면 국민성금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국민이 투자자가 되어서..

세번째 관람이었는데도 마음이 먹먹함은 가시질 않습니다.

마음에 머리에 가슴에 이 영화를 새기고 싶습니다..

IP : 122.37.xxx.14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 감상평^^
    '13.12.29 12:41 AM (183.97.xxx.56)

    저도 세번째 관람 곧 할겁니다~
    볼수록 감동~

  • 2. ㅇㅇㅇ
    '13.12.29 12:52 AM (116.127.xxx.206)

    글 잘쓰시네요..^^

  • 3. 저도
    '13.12.29 1:10 AM (182.227.xxx.29)

    오늘 남편과 미래의 희망인 아들손 꼭잡고 관람하고 왔어요.
    예상대로 너무 울고 몸에 힘이 들어가서 힘들었지만 아들도 많은걸 느꼈다고 하네요.
    우린 그분과같은 영웅을 다시 한번 기다려야겠죠.
    꼭 다시 오시기를...

  • 4. ...
    '13.12.29 1:27 AM (121.172.xxx.172)

    아주 좋은 글입니다..

  • 5. ...
    '13.12.29 1:50 AM (121.128.xxx.205)

    노짱은 최고의 멋쟁이에요.
    정말 많이 그립습니다.
    얼마 전 봉하마을을 다녀왔는데 매우 아름답더라구요.
    영화가 대박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6. 주말이면
    '13.12.29 3:17 PM (1.236.xxx.28)

    정오까지 뒹굴뒹굴 하는 식구들과 다시보려고 일찌감치 조조예매하고 다섯식구 조조보러갔다왔어요.
    주말 부부라 영화보자마자와서 마침 낼모레 생일인 신랑 미역국에 따신 밥 차려주고 케익 먹고 인증샷 ㅋ
    모두 함께 정말 몇년만에 보는 영화인줄 몰라요. 그게 하필 변호인이란게 너무 행복합니다.
    전 두번째라서 이 악물고 안울려고 하면서 봤어요.
    예매할땐 사람이 우리말고는 열개도 안찼는데..글쎄 거의 다 찼네요.
    큰 아들은 밥을 못먹겠다더군요.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영화에 대한것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스스로 느껴보라고..
    서둘러 비행기 타고 떠난 남편 오늘 어떤 감흥이었을지 궁금하네요. 눈이 ..충혈되어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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