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2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942
작성일 : 2013-12-24 08:10:05

_:*:_:*:_:*:_:*:_:*:_:*:_:*:_:*:_:*:_:*:_:*:_:*:_:*:_:*:_:*:_:*:_:*:_:*:_:*:_:*:_:*:_:*:_:*:_

한솥밥을 오래 먹다 보니
강을 따라 억새 잎들이 물결을 닮아간다
버드나무 줄기도 물결처럼 휘늘어질 때가 많다
억센 짐승의 갈기들이 사납게 흩날리는 날
강물도 저녁을 굶은 짐승처럼 크르릉거리고
그런 날은
버드나무 줄기들도 어여 가자 가자며 제 몸에다 힘껏 채찍질을 해댄다
그런 날은
어느새 물결 위에 크고 작은 산맥들이 솟고
산맥을 넘는 말발굽 소리가 허공을 울리는 것도 같다
그런 날은
어느 결엔가 강물이 물 뿌리까지 벌떡 일어나
물결을 닮은 이웃들을 다 데리고
성큼성큼 살아서는 당도할 수 없는 곳으로 갈 것 같아서
나는 강물 속에서 죽은 아이들을 다 보는 것처럼 무서워진다
태양이 사막 위에 살갗을 새겨놓듯
난생처음 물결 위에 밀리는 바람의 얼굴을 보는
그런 날은
천기를 엿본 듯 막막하게 두려워진다
그런 산맥들을 묻고 강물이 벽처럼 밋밋하게 흐르는 새벽
억새들도 미친 춤을 허리춤에 묻고 잠잠하고
세월이라든지 슬픔이라든지 죽은 붕어의 가슴살 같은 것들을 묻고
담담하게 흐르는 강의 주름들이
어느새 내 이마에도 흐르기 시작했으니
나도 어느 결에 벌써 흘러보내고도 찾지 않은 것 투성이니
그 사실을 주저리주저리 엮지 않는 것도 강물을 닮아가는 길이니


                 - 문성해, ≪그런 날은≫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12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2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2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6744.html

2013년 12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2/h2013122320455175870.htm

 

 

넘보지 말아야 할 영역까지 넘어가는, 신도 놀랄 창조력

 

 

 

―――――――――――――――――――――――――――――――――――――――――――――――――――――――――――――――――――――――――――――――――――――

”네가 해내지 못 할 거란 말은 절대 믿으면 안돼.”

                 - 영화 "행복을 찾아서"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6761 서울서 소고기 싸게 살만한 곳이 있을까요? 6 울음고래 2013/12/25 1,683
    336760 어제 본 변호인 1 몇십년만에 .. 2013/12/25 1,446
    336759 엄마들이 바라는 자연교실은 뭘까요? 1 --- 2013/12/25 609
    336758 반찬가게 추천해주세요. 1 시민만세 2013/12/25 1,350
    336757 오늘 초딩뭐하면 즐거울까요ᆢT.T 1 의무 2013/12/25 1,315
    336756 송강호 아들이 축구 국가대표 선수네요..오늘 알았어요.^^ 10 fpem 2013/12/25 10,075
    336755 새싹채소 진짜 많아요 어찌먹어야 빨리 해치울까요 7 ㅠㅠ 2013/12/25 1,356
    336754 고3 변호인 보더니 6 송변 2013/12/25 3,114
    336753 출퇴근시간이 너무길어서 미칠거같아요. 8 ........ 2013/12/25 2,514
    336752 ebs 고전읽기를 듣다가 크리스 마스.. 2013/12/25 1,011
    336751 대전 씨지비 조조 만석이네요 ^^ 15 두분이 그리.. 2013/12/25 1,927
    336750 시원한 웃음이 이쁜 앤 헤서웨이 2 보스포러스 2013/12/25 1,515
    336749 영어 과외 얼마나 받아야 하나요? 1 324252.. 2013/12/25 1,241
    336748 목동 재수학원 8 재수생엄마 2013/12/25 1,362
    336747 소아과? 정형외과? 1 어디로 갈까.. 2013/12/25 939
    336746 교황 첫 성탄전야 미사…두려워하지마라 4 호박덩쿨 2013/12/25 1,458
    336745 걷기 운동하시는 분들은 오늘 같은 날도 하시나요? 1 -- 2013/12/25 1,481
    336744 내일 북괴가 도발할 지도 몰라요 5 답답..심장.. 2013/12/25 2,260
    336743 오늘 혼자 쇼핑하러 가려구요.. 어디가 좋을까요? 1 쇼핑 2013/12/25 1,118
    336742 변호인 초등일학년 아이들 데려가도 되나요? 9 변호인볼껀데.. 2013/12/25 1,461
    336741 국제앰네스티 한국 정부 강력 규탄 1 light7.. 2013/12/25 1,215
    336740 스맛폰에서 뉴스읽으며 녹음하려는데 마바사 2013/12/25 703
    336739 노짱사진 7 ... 2013/12/25 1,302
    336738 영어 한문장 해석 좀 봐 주세요 9 ........ 2013/12/25 955
    336737 이런날에 부페가서 혼자 먹음 좀 궁상맞아 보이겠죠? 14 ㅇㅇ 2013/12/25 3,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