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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응사 18회

이상해 조회수 : 3,374
작성일 : 2013-12-21 13:29:02

이런 말이 있다죠. 라스베가스에 가서 도박만 안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 엄청 잘 먹고 마시면서, 싼 값에 럭져리하게. 근데 문제는 평범한 중생들은 그게 안 된다는 거죠. 삐까뻔적한 도박장이 한 두개 있는 것도 아니고 첨엔 그럴 생각이 아니었어도 결국은 거기 이끌려 들어가서 손 떨면서 밤새 도박하다 탈탈 털려서 나오게 된다는. 오늘 응사를 보면서 뜬금없이 그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정이 남편이 누군지만 신경끄면 기막히게 재밌는 드라만데, 그게 평범한 중생인 나는 쉽게 신경 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근데 참, 세상은 넓고 개취는 다양하다고, 18회가 재미 없었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전 웃다가 울다가 눈물 콧물 오줌도 살짝, 암튼 재밌게 봤고 주말밤에 시간도 쫌 남는 김에 생각난 이야기 몇가지 적어 보기로 합니다.

1. 무엇보다 음악이 너무 감동 아닙니까?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매일 듣던 그 땐 왜 몰랐을까요? 중간에 장필순 노래 나올 때 깜짝 놀랐지요. 그래, 장필순이란 가수가 있었지. 저 목소리, 가사, 노래, 기가 막혔었는데, 그런 감동을 이십년이란 긴 시간 동안 까맣게 잊고 살수도 있다니, 제 자신이 더 놀랍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후반부의 밀레니엄 장면에서 윤상 노래가 나올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부터 주룩. 비록 91년에 발표된 노래이긴 하지만 1990년대에 10대 후반이나 20대를 한국에서 보낸 여자분들 중에 이 감미로운 목소리를 다시 듣고 새삼 기억의 한자락 떠올리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지 않을까요, 많음 말고요. 전 암튼 엄청 감동있었습니다.

2. 1997년의 절망감. 그때의 뉴스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프고 절절하게 다시 떠오르던데요.

3. 그리고 밀레니엄의 약속들. 그런 약속을 유치하다고 하면서도, 기억할 수나 있을지 의심하면서도, 다들 한 두개는 하지 않았던가요. 1999년의 마지막 날에 어디서 몇시에 만나자는 둥, 2000년에도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으면 다시 만나서 뭘 같이 하자는 둥. 그 때의 흥분이 떠올라서 정말 가슴이 뛰더라고요. 그날 밤 저의 쓰레기님은 종로에 가고 싶다고 했고, 저는 부모님과 함께 티비로 보신각 종소리를 듣으면 샴페인 터뜨리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각자 원하는 대로 하기로 했지요. 쿨하게. 방송을 보다가 궁금해 진건, 그때 그 시간에 그와 함께 있었더라면 우리가 약속했던 대로 결혼할 수 있었을까, 오늘 이 순간까지 함께 있지 않았을까. 그날 그 시간에 누구와 함께 있으셨나요?

기타 잡담: 

1) 해태가 드디어 첫사랑과 맺어져서 정말 흐뭇하고 행복했어요. 근데 해태는 왜 갑자기 빙그레 헤어스타일을 하게 된 건가요? 날라리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고 본인의 진심을 들여다 보려면, 순수한 사랑을 이루려면 역시 머리 모양도 순딩이 스타일이 되어야 하나보죠? 전의 스타일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어려운 스탈이고 그래서 해태 한 인물을 더 돋보여 준다고 믿었는데... 그렇다면 간만에 보는 나정의 헤어스타일 변화는 뭐지요?

2) 암만 결혼식 장면에 대역배우 썼다지만, 암만 나정 신랑 누군지에는 관심 끄려고 한다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갠적으론 칠봉쪽도 쓰레기쪽도 확 쏠릴 것 없다지만, 오늘 장면은 정말 칠봉 아니던가요? 일단, 결혼식장에 들어가면서 웨딩드레스 밑에 단화신고 가는 신부는 세상에 찾기 어렵다는 건, 마치 썬탠하고 나타나는 신부가 없다던가, 갑자기 숏 커트하고 나타나는 신부가 드물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단화신은 것도 아닌데 신랑과 그 정도 키차이 난다면 단연 칠봉 아닌가요? 게다가 이것까지 지적하면 정신 나갔다고 하시겠지만, 신랑 귀모양을 보면 역시 쓰레기 아닌 칠봉인데요. 그래도 작가가 나중에 아니라면 아닌 거 맞겠지요 뭐. 

3) 정말 쑥쑥이는 어디갔나요? 드라마가 모든 걸 설명해야하는 의무는 없지만 어린 것들땜에 디너쇼는 커녕 몇 년동안 극장 한 번 못가보고 밥 한번 맘놓고 못 먹어 본 육아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아닌지... 까칠한 어린이들에 둘러싸인 제가 볼 땐 리얼리티가 좀 손상되는 부분이라 아쉬웠습니다. 쩝.

IP : 74.75.xxx.5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12.21 1:36 PM (203.152.xxx.219)

    어차피 다음주면 밝혀지겠네요..
    딴거 다 접어두고.. 아무리 오누이처럼 지냈대도..(절대 오누이는 아닌사이에)
    물고 빨고 쪽쪽하고 (할거 다했다는 뜻임) 결혼날짜까지 잡아놓고 어중간하게 헤어진 남자를 20년후 집들이에 부를정도로 연결짓고 사는 사람 없죠.

  • 2. ^^
    '13.12.21 1:39 PM (39.119.xxx.21)

    근데 만약 그렇다면들러리에 쓰레기가 왔다는게 더 이상해요
    쓰레긴 안 올거 같거든요 근데 왔다는건 자기 결혼식이 아님 말이 안되죠
    그냥. 사귄것도 아니고 약혼을 한 사이인데....
    이것이 이해불가

    아무튼 그런것보다 참 잼나는 들마예요
    진심 전 첨 듣는노래가 너무 많아요
    저 시절에 육아에 온 정신이 팔려서

  • 3. 한 가지 더
    '13.12.21 1:46 PM (74.75.xxx.54)

    쓰레기가 병원에서 나오잖아요. 나정과 만나는 게 칠봉인지 쓰레긴지 끝까지 헷갈리게 하려고 갑자기 스포츠 룩을 하고. 하숙집에 안 갔으면 어디에 간 걸까요? 19회에 밝혀질 일이지만 전 갠 적으로 2000년 0시에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을 보러갔다,에 한표! 칠봉이 삼천포로 나정 만나러 갔던 순간에 쓰레기는 빙그레랑 영화 보러 갔던 것 처럼요. 은근 영화광이 아니신지, 울 쓰님.

  • 4. 추억곱씹기
    '13.12.21 1:52 PM (175.156.xxx.176)

    해태가 애정이한테 전화할까말까 고민하는 거 보고 추억 되씹었어요.

    전 제가 그렇게 고민하다가 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전화했고, 다시 만나서 결혼했어요.
    몇 년 만에 전화했는데 '여보세요' 소리에 남자친구가 바로 'OO니?'하고 바로 알더라구요. 그 날 바로 회사 끝나고 만났고, 그 다음에 만나서 결혼하자고 했고, 바로 결혼했지요.

    아아아...진정 그것은 고난의 시작이었지만...그래도 이제는 회상하며 추억할만하네요.

    해태가 애정이한테 전화하고 다시 만나는 거 보면서 추억하다보니 눈물 한 방울 찍 나더군요.

  • 5. yj66
    '13.12.21 2:09 PM (154.20.xxx.253)

    쓰레기가 남편 아닌데 들러리 가고 집들이 오고 그런게 무척 이상하긴 한데
    칠봉이가 그 집에서 남편 노릇하고 안방에 들어가서 자고 하는게 더 이상한거 같아요.
    앞으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고 그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어느쪽을 선택했을때 제작진들의 낚시 회수가 무리 없이 될지
    생각해 보면 남편이 보이겠죠.

  • 6. 22
    '13.12.21 2:12 PM (1.239.xxx.204)

    쓰레기는 나정이의 연락을 기다리는것 같아요
    사귀기 시작 할때도 나정이 먼저 좋다고 난리난리
    쓰레기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심한 후에 사겻죠
    나정이가 호주 간다고 할 때 청첩장까지 다 돌리고 집까지 얻은 상태인데도
    꼭 가고 싶다고 하니까 보내줬어요
    나정이 한국에 와서 밀레니엄 맞으며 지네 집에서 외롭게 있으면서도
    쓰레기한테 전화도 안하네요....
    쓰레기는 나정이가 온전히 자기에게 오기를 기다리는중
    그래야 나중에 결혼해서도 후회 안할테니까요.
    결론은 정우가 나정이 남편인데..... 암튼 짜증나네요 남편찾기는 안햇으면좋겠어요
    그냥 방송사고나 내지 말았으면

  • 7. 냠냠
    '13.12.21 2:14 PM (115.126.xxx.100)

    해태 머리 푼거 전 너무 좋던데요. 인물이 확 살아서 해태만 나오면 눈이 부셨음 ㅋㅋㅋ
    에피도 제일 마음을 울렸구요.
    근데 음악 너무 많이 깔아요. 좋은 노래 진심 맞는데
    이건 스토리가 안따라주니까 무슨 노래빨 세우려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중엔 짜증이 살짝 나더라구요.. ㅡㅡ;;

    그리고 남편은 다 대역인거 아시죠? 대역도 한 사람이 아닌 여러명입니다.
    그러니 대역마다 키가 다르고 귀도 다르게 생겼고 손도 다 달라요.

    일단 저는 칠봉이빠지만 쓰레기 남편에 한표네요.

    들리는 소문에는 칠봉이가 중간에서 나정이랑 쓰레기 연결시켜준다네요.
    그래서 집들이에 같이 있을 수 있는 거라고. 그게 제일 설득력있네요.

  • 8. 나정 쓰레기
    '13.12.21 2:28 PM (121.66.xxx.202)

    커플한테 칠봉이의 존재감은 후덜덜하네요
    헤어진 커플을 칠봉이가 연결을 해준다니...
    쓰레기는 연인과의 관계에서 능동적으로 행동을 못하나요
    캐릭터 어쩔

  • 9. 응칠때도
    '13.12.21 3:33 PM (124.50.xxx.131)

    시원이와 윤제 몇년간 소원했던거 그대로 답습하는거 같던데요.
    원래 헤어졌다 다시 만나 굳건해지는 과정이 더 짜릿한 장면이 나오잖아요.
    너무 뻔해서.. 그다지 기댄 안하는데..어제 같은 사고는 안났으면....

  • 10. 솔직히
    '13.12.21 3:39 PM (74.75.xxx.54)

    쓰님 팬분들이 무서워 쓰/쩡 커플 관련 부분은 노코멘트하려고 노력하지만요,
    "우린 헤어지지 않고 헤어졌다"라는 나정의 나레이션을 듣고 갑자기, "작가님, 혹시 절 아세요?" 하고 묻고 싶더라고요. 얼마나 개인적으로 와닿던지, 내 얘길 모르는 사람이 쓴 드라마인데도 내 사연이랑 이렇게 꼭 닮았다고 느껴진다면, 나로서는 특별하던 사랑을 잃었다는, 내 인생치고는 대단히 특별한 경험까지도 알고보면 대단히 보편적이고 평범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씁쓸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네요.

  • 11.
    '13.12.21 5:37 PM (223.62.xxx.235)

    IMF 당시 유학중이었는데 바쁜생활에 어쩌다보니 저도 헤어지지않고 헤어지게 된 경우라 어제 보면서 가슴이 아리더군요.
    한국 들어와서조차 연락 못했었고 우연히 백화점 에스칼레이터 오르다 스치듯 눈이 마주쳤는데 그 어색함....
    그때 연락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살고 있을듯.

  • 12. yj66
    '13.12.22 8:46 AM (154.20.xxx.253)

    칠봉이가 이어 줘야만 이어지는 커플인가요? 그 둘은.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결혼까지 약속한 커플이 어째 그런거 하나도
    결정 못하고 칠봉이의 행동따라 이리저리 하는지 원...
    쓰레기 나정이가 칠봉이 땜에 다시 이어진다고 하면 정말 이건 바보 인증이구요.
    그냥 깔끔하게 정리하고 칠봉이랑 새로운 사랑 시작하길 바래 봅니다.
    그런데 예고편 나정이 우는거 보니 쓰레기 때문에 울면서 달려가는거 같아서
    결국 쓰레기랑 다시 만나나 싶기도 하네요.

  • 13. 기냥
    '13.12.22 3:13 PM (223.62.xxx.98)

    남편은 쓰레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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