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309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4064 열무김치 5키로샀는데 3.3키로(국물만 1.7키로) 원래그런가요.. 17:37:49 35
1744063 아래위로 훑어보는 친구 2 .. 17:35:04 130
1744062 윤석열이 모든 건 내 책임이다 김건희는 잘못없다 그러면 2 ㅇㅇ 17:31:51 415
1744061 금융소득만 있으면요(종소세 신고하신 분) 1 아시는 분 17:31:33 113
1744060 회전교차로는 회전차 우선인거 사람들이 잘 모르나요? 2 ........ 17:31:07 132
1744059 미래에는 전기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게 될까요? 2 lcu 17:28:37 119
1744058 멧돼지 ㅅㄲ 2 ... 17:27:20 341
1744057 된장 감자 호박 양파 고추 팽이버섯 두부 동전 육수 1 아..놔 17:26:48 178
1744056 남편 자랑 쓸곳이 없어요 13 00 17:18:21 1,131
1744055 쿠팡 케잌 맛있는거 있을까요 1 . . . 17:16:59 277
1744054 내일 점심에 초계국수 먹기로 했는데 1 ㅇㅇ 17:11:13 373
1744053 금쪽이 참교육 1 ㅇㅇ 17:10:38 479
1744052 다시들어가서 다시해 17:07:29 183
1744051 (19금)전 페팅이 더 좋아요. 9 지나다 17:06:45 1,809
1744050 여름이라 무더위에 지쳐 입맛이 없어야하는데 3 입맛 17:01:17 427
1744049 고추장찌개 먹고 싶은데 찌개용 고추장 추천해주세요 3 고추장 17:01:01 257
1744048 계절성 비염 시작이네요 6 오늘 16:54:30 656
1744047 서울대 석사출신 입벌구 명신이 5 ㅎㅎㅎ 16:53:33 954
1744046 요즘도 백화점 명품관 줄 많이 서나요? 팔찌하고 싶어서요 10 요즘 16:51:38 946
1744045 부부사이에 성관계가 없으면 남 같네요 11 제생각 16:49:39 2,696
1744044 새로 산 에어컨이요. 5 .. 16:49:24 754
1744043 국힘 책임입니다. 1 ........ 16:48:15 597
1744042 여행이 너무 하고싶은데 2 ㄱㄴ 16:47:42 670
1744041 오늘은 운동 쉬어야겠어요 6 zz 16:46:56 1,072
1744040 진통제를 가볍게 먹으면 어떨까요? 13 예전에 16:43:39 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