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다는 분들 많지만 저는 요새 세결여 열심히 보고 있는데요..
확실히 내용 자체는 예전에 비해 재미가 떨어지고 지루한 부분도 있고 대사도 피곤하긴 해요.
이지아 인중 안움직이면서 대사하는 것 볼때마다 신기하고요; 복화술도 아니고...
그래도 제가 열심히 꼭 챙겨보는 이유는 바로 그 피곤한 대사 속에 묻어있는 내용 때문인 것 같아요.
인생을 꿰뚫어 보고있는 대사들,
너무나너무나너무나 현실적인 상황 묘사,
내가 느낀 심정을 대사로 절절하게 풀어주는 걸 들을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 같은게 있어요.
제 베프가 지금 세결여에서 슬기(이지아 딸)랑 똑같은 경우를 어릴 때 당했는데요,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적이래요.
그래서 슬기가 대사칠 때마다 가슴을 부여잡는다고..저런 상황, 슬기의 심정도 그때 자기랑 너무 똑같고 그래서 백프로 이해되고, 슬기 대사들이 자기가 하고싶은 말이나 했던 말들 그대로라고..정말 김수현 대단하다고 하더라고요.(특히 외할머니네서 아빠집으로 갈 때의 장면들)
그 친구가 예전에 '인생은 아름다워'할 때 송창의와 김혜숙(새어머니)이 주고받는 대사 듣고 울었다고 했거든요.
김혜숙이 너는 항상 예의는 바르지만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고...
그랬더니 송창의가 말하죠. 어릴 때 어머니 오시고 동생생기고 한 이후부터 자기는 항상 3:1이었다고..어머니만 최선을 다하신 건 아니라고요.
친구가 그 말 듣고 울었대요.. 자기 심정을 대변해줘서 고마웠대요. 그리고 아마 자기 새어머니 심정도 저런 심정이었나보다고 이해하게 됐대요.
그런 친구의 어릴적 모습이 지금 슬기의 상황으로 나오는거죠.
또다른 친구는 수애가 치매걸린 역할로 나왔던 그 드라마에서 갑자기 결혼 앞두고 파혼당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그 상황도 무서울 정도로 실제와 똑같고 현실적이었어요.
저는 젊을 땐 김수현 드라마 별로 안좋아했었는데요
나이를 먹다보니 드라마에서 나오는 상황들을 나 스스로나 주변에서 겪는 경험이 많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김수현 드라마 대사가 피곤할 때도 있지만, 위로도 받고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해요. 상대방 심정도 이해하게 되고요.
세결여도 앞으로 이지아 가정이 또 한번 태풍이 몰아칠텐데
주변에 재혼한 친구...이번이 재혼이기 때문에 수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더 열심히 살고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것 잘 알기에 더 깊게 와닿아요. 마음 아프고요.
이런 마음 갖게 해주는 드라마도 별로 없다고 봅니다. 욕도 많이 먹지만 그게 김수현만이 갖고있는 내공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할매 드라마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