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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25주년 기념공연 dvd] 봤어요.

레미제라블 조회수 : 831
작성일 : 2013-12-06 20:38:17

도서관에서 열심히 dvd 빌려보며 뒤늦게 눈호강 하고 있는 아짐입니다.

레미제라블...
먼저 김연아선수의 아름다운 연기가 떠오릅니다.  저는 김연아 선수 경기 영상 보기 전까지 아직 영화도 뮤지컬도 접하기 전이었는데,  음악과 김연아선수의  연기를 접하고 눈물이 왈칵 나며 동시에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한창 영화 상영중이었나요?
대선 결과에 넋을 놓고 있다가  나중에 느지막히 이 영화를 보러 가서 손수건이 다 젖도록 펑펑 울며 보았던 생각이 납니다.

며칠전 도서관 디지털자료실에서 신착자료 중에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 실황 dvd가 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빌려왔습니다.
출연진은 에포닌 빼고는 영화와 사뭇 달랐지만 출중한 실력들 덕에 금방 빠져들었어요.
독특한 것이, 무대 배경 변화도 거의 없고 배우들도 여느 뮤지컬 영화처럼 많이 움직여가며 연기하기보다는 마이크 앞에 서서 손짓과 표정 정도로 연기하며 노래하는 정도(물론 중간중간 동작하는 역동적인 씬도 있습니다)인데도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커튼콜과 특별 앵콜무대까지 해서 꽤 긴 시간동안 이어지는데 유치원생과 초등생인 아이들이 푹 빠져서 끝까지 다 보고 자자고 그러더군요.

영화도 좋았지만 애들이 어린데 등급에 나이제한이 있어 못 보고
이 dvd는 전체관람가라기에 다 함께 봤는데 영화처럼 노출신은 없었지만 판틴과 공장 여인들, 그리고 창녀들 나오는 씬에서 가사들이 좀 낮뜨거워 살짝 당황했어요.

모든 스탭과 출연진들이 다 훌륭했지만 저는 레미제라블의 곡들이 정말 굉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가사가 무슨 내용인지 못 알아들어도 어떤 곡은 애간장을 녹이고 또 어떤 곡은 가슴이 뜨거워지고 펄럭이는 깃발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더군요.

얼마전에 벙커원 특강에서 들었는데
레미제라블의 이 실패한 혁명은 프랑스 혁명사에서 눈에 띄지도 않을 아주 작고, 성과 없이 젊은이들이 죽어간, 무명의 혁명이나 다름 없었다고 해요.
그러나 빅토르 위고는 이런 작은 사건을 위대한 문학 작품으로 살려내었고 인류의 문명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질 수많은 예술작품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게 될 수많은 작은 저항과 도전이 비록 너무도 작아 기억해줄 이가 없어도 결국은 그 힘이 모여 세상을 움직여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배우는 자베르 경감 역을 맡은 키 크고 낮은 목소리의 흑인 배우였어요.
노래 실력도 좋았지만 영화 초중반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자베르 경감을 연기할때는 철로 만든 로봇 같았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자베르로 변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배우 이름이 궁금한데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런 멋진 공연을 현장에 가서 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기회가 쉽게 오지도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지요.
혹시 가까운 도서관에 dvd 대여해주는 곳이 있다면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여러가지로 힘든 때를 지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 마음에 깊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작품입니다.

IP : 180.224.xxx.20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배우
    '13.12.6 8:43 PM (175.208.xxx.235)

    Norm Lewis.
    1963년 플로리다 생.
    섹스앤더시티 2에 잠깐 얼굴을 비췄고
    2012년 미드 스캔들에 멋진 하원의원으로 나와요.

    그리고 레 미제라블 10주년 기념공연도 비교해서 보시면 좋아요.
    전 10주년이 좀 더 좋더군요.

  • 2. 저도
    '13.12.6 8:55 PM (114.207.xxx.93)

    10주년 공연에 한표요^^
    마지막에 전세계 장발장이 나오는데 너무 감동이고 부럽고 했는데
    이젠 우리나라에도 장발장이 있군요

  • 3. 나비
    '13.12.6 8:59 PM (121.55.xxx.164)

    저는 10주년 보다는 25주년이 더 좋았어요..자베르와 장발장이 같이 하는 부분이 좋았구요..또 보고 싶네요
    연아선수 레 미제라블은 6분정도에 뮤지컬 한편이 다 들어있는것 같아서 너무나 감동적이예요~

  • 4. 원글이
    '13.12.6 9:01 PM (180.224.xxx.207)

    오오 10주년 공연도 있군요!
    찾아보니 동네 도서관엔 25주년만 있네요. 아쉽다~~

    그러고 보니 초연 장발장 할아버지 얼굴이 유난히 낯이 익다 했더니 영화에서 미리엘 주교로 나왔던 그 분이네요.

  • 5. ..
    '13.12.6 9:07 PM (211.246.xxx.151)

    10주년 공연은 유투브에 있어요

  • 6. 조아조아
    '13.12.6 9:47 PM (220.86.xxx.87)

    저는 10주년보다 25주년의 장발장과 자베르가 더 좋아요. 어쩜 그리 노래를 아름답게 하는지...

  • 7. 와우..
    '13.12.6 10:55 PM (112.151.xxx.81)

    멋진 감상평이었습니다..
    10주년 기념공연 - 저는 유투브 즐겨찾기에 저장해놓고 집안 일 할때랑 그냥 틀어놓고 해요..- 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리고 가사해석 - 영어니까 가능 - 조금만 하면서 봐도 느낌이 200% 더 전달됩니다.. 그 절절한 가사들.. 특히 혁명에 대한 부분... music of the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다시는 노예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노랫소리... 뭐 전체 가사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주요 부분들만 귀에 들어올수 있게 조금만 공부하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전 레미제라블 볼때마다.. 유시민님의 후불제민주주의라는 책 제목이 자꾸 떠오릅니다.. 이 프랑스 사람들은 이렇게 처절하게.. 오랜 시간을 고뇌하며 싸워서 민주주의를 얻어냈구나.. 그런데 그게 우리에게는 너무 빨리.. 우리가 받게 될 선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뇌없이... 우리가 받을 준비도 안되었는데.. 그냥 주어졌고.. 그 댓가를 지금 치루고 있는 중이구나.. 하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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