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게으른 여자의 가전제품 구입사

.. 조회수 : 1,717
작성일 : 2013-12-03 11:08:05

천성적으로 게으르며, 손끝이 여물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직장다닌 엄마 밑에서 살림조차 배운바 없으나

나름 눈은 높은 게으른 여자로 내년 오십 앞두고 있습니다.

 

글이 고백처럼 나오네요.

 

어제 엘쥐에서 나온 가스 건조기를 설치했습니다.

게으른 관계로 온갖 청소용품 주방용품을 뒤지고 다닙니다.

야무지고 부지런한 여자는 두손으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겠지만

게으르고 잔꾀가 많은 여자는 기계만 있으면 뭐든지 될거라는 착각에 빠져 삽니다.

 

게다가 일요일 밤만 되면 여자의 딸과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게으른 여편네 석양에 바쁘다"던데 우리는 밤에 바쁘구나 그러면서 히히덕 거립니다.

 

아침에 가스배관공사하러 왔는데 이십만원을 달랍니다.

첨엔 이십오만원 달라는데 사정사정했더니 오만원깍아줍니다.

인터넷 검색시엔 십만원 내외던데 이 지역은 부르는게 값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최저가 검색하다가 귀찮아서 주말에 백화점 가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질렀습니다.

사실 집안일 도와주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건조기 돌릴 일도 별로 없으나 건조기만 있으면

만사가 해결될 것 같아서 직장에서 몇번씩 왔다갔다하며 세탁기 설치하고 건조기 설치하고

그랬습니다.

 

로봇 청소기도 샀었습니다.

청결에 대한 기준이 낮은 여자는 아주 만족합니다.

로봇 청소기에 만족못하신다는 깔끔하신 여성분들도 있으나

이 여자는 엄청 만족하고 잘 썼습니다. 몇년지나 밧데리가 나가는 통에

박아두다 버렸습니다.

 

이 게으른 여자는 무려 이십년전에 식기세척기도 샀습니다.

국산사러 갔다가 외제 지르고 왔습니다.

이거 아직 잘씁니다.

 

어느 아이 생일잔치 갔다가 튀김기도 샀습니다.

그것만 있으면 애 생일잔치에 걱정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 서치 엄청해서 이태리제 델롱기 튀김기 비스듬하게 돌아가며

튀겨진다고 해서 기름도 덜 든답니다. ....샀습니다.

 

그러나 정작 몇번 쓰지 않았습니다. 사고 보니 기름에 튀긴게 애들 몸에

안좋다고 하요.. 애는 이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과즙짜는 기계, 스팀 청소기, 등등 기계만 잇으면 사다가 쟁입니다.

이렇게 이십년넘게 살림을 햇으니 이제 주제를 알고 기본에 충실해야 할텐데

가스건조기를 지르고 나니 병이 도진 것 같아 괴롭습니다.

 

이제 늙어서 눈도 침침해지고 더 귀찮아져서 옛날에는

두세번씩 읽고 또 읽던 사용설명서도 안 봅니다.

 

남들 안쓰는 가전에 대해서 물어볼 거 있으신 분 물어보세요.

최선을 다해 대답해 드립니다.

IP : 203.250.xxx.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3 11:15 AM (1.244.xxx.244)

    요즘 전기레인지에 필이 꽂히네요.
    어떤가요?
    관리 못한거 보니 상판에 스크래치 장난 아니던데요.
    펜션이나 리조트에 설치된 가스레인지 보니 스크래치 난 거 보기 싫던데 어떤지?

    탄산수제조기도 사고 싶어 인터넷 여기저기 뒤집니다.
    이불청소기도 언니가 사서 해외 갖고 나갔는데 저도 사고 싶어서 몇달째 고민 중입니다.

  • 2. 코로
    '13.12.3 11:48 AM (118.34.xxx.86)

    와~ 저랑 어쩜 저리 똑같으신지.. 단 전 더 게을러, 매장가서 젤 좋은거 바로 밑에꺼 산다는..

    청소하기 싫어 로봇청소기 100만원 할때부터 있었고, 무선청소기 유선 청소기, 걸레 밀대등 청소용품만 300만원이 넘는다는.. 사놓으면 자동으로 되지 않을까? 싶어서 산것들이죠..
    저희도 이사할때 보면 잔짐들이 1톤 차 한대 분량 나옵니다. 제빵기, 에어워셔, 습기제거기, 등등

  • 3. ..
    '13.12.3 12:09 PM (203.250.xxx.6)

    헉 윗님 저도 제빵기 있어요.
    예약해놓고 자면 새벽에 빵 굽는 냄새에 깬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꽂혀서 샀다는..

    새벽에 빵굽는 냄새는 개뿔..

    전기레인지는 요즘 건 안사봤고 옛날에 산 적 있는데
    저는 사는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사고 나서 스크래치 이런건 몰라요
    사용을 해 봤어야 알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9178 해외여행 6 앰븍 2013/12/05 1,148
329177 양가죽패딩 좀 봐 주세요. 5 양가죽패딩 2013/12/05 1,244
329176 헝거게임 vs 이스케이프플랜.. 어떤걸 볼까요?? 어떤영화 2013/12/05 536
329175 수시합격한 아이들은 입학전까지 뭐하면서 지내나요 10 다행이다 2013/12/05 2,275
329174 민간인 사찰’ ..지시는 무죄, 내부고발은 유죄 1 엇갈린 판결.. 2013/12/05 473
329173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4 ... 2013/12/05 1,620
329172 상속자들. 재밌나요? 16 탄이야 2013/12/05 2,171
329171 종편 재승인 의견 수렴 중이네요~ 1 아빠의이름으.. 2013/12/05 429
329170 현미 떡국떡 어떤가요? 1 아짐 2013/12/05 4,760
329169 탄 냄비에 소다넣고 팔팔 끓이면 안에 탄거 다빠지나요 2 . 2013/12/05 1,440
329168 방안에 전기난로 놓는 분들 있으신가요? 가을 2013/12/05 586
329167 전세계약후 주인에게... 2 세입자~ 2013/12/05 744
329166 野 ”국정원, 박사모·극우사이트 글 트윗으로 퍼날라”(종합) 세우실 2013/12/05 988
329165 콩나물국 맛있게 끓이기 8 ㅇㅇ 2013/12/05 2,091
329164 거위털 빠져서 환불요청 했어요 4 bb 2013/12/05 1,551
329163 아래 도시락 글 보고.. 11 도시락에 맺.. 2013/12/05 1,311
329162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수원 가려면 6 초록 2013/12/05 801
329161 자기랑 닮은 사람 좋아 한다는 거 맞는듯 3 ... 2013/12/05 5,927
329160 얼굴 찰과상에 뭘 바를까요? 5 코코아 2013/12/05 1,571
329159 전세금 때문에 문의드립니다.. 아시는분 꼭좀 부탁드립니다 2 세입자 2013/12/05 839
329158 시국선언 불교계를 향한 치졸한 바뀐애 복수극 4 2013/12/05 1,161
329157 힘드네ㅠ -- 2013/12/05 397
329156 아침부터 15만원이나 긁었어요 7 아침 2013/12/05 2,665
329155 30분간 얘기하면서 입술 양끝을 엄지와 검지로 계속 닦아내는 사.. 5 혐오감 조심.. 2013/12/05 1,652
329154 휴대폰과 신용카드 같이 두면 마그네틱 손상? 4 ... 2013/12/05 7,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