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엄마..

조회수 : 1,951
작성일 : 2013-11-25 12:16:58

좀전에 울먹거리는 소리로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엄마가 올해 칠순을 넘기셨는데

오전엔 빌딩 청소 잠깐 하시고, 주말엔 24시간 여성전용 사우나에서 새벽동안 청소하세요.

아버진 저 어렸을때 돌아가시고 혼자  우리 6남매를 키우셨어요.

지독하게 고생 많이 하셨고,

그런 엄마를 보며 혹여 엄마가 아플까 어찌될까 두려움과 걱정.. 한켠엔,

엄마의 기대에 부응못하는 자식이라는 자책과 저 나름으로는 엄마의 모진 질책에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이상하는 엄마의 모습에 많이 못미치는 내자신을 보며 좌절도 하고,

어려운 와중에도 딸들에게만 희생을 당연시했던 엄마의 편애와,

엄마의 따스한 손길 눈길 한번 받아본 기억없는 어린 내가 떠울라 엄마에대한 원망이 많이 생겨나기도 했어요.

이제 결혼 15년차.. 이젠, 엄마가 그냥 가여운 한 여인으로 보입니다.

잘못된 결혼으로 몸고생 마음고생,, 평생을 아둥바둥 그저 소처럼 일만 하고 사는 인생.

자식들도 다 결혼해 가정 꾸리고 살지만 다 그만그만.

이젠 그냥저냥 일 안해도 그냥 사실만한데 일을 놓지 못하세요.

50도 안된 나이에 남편없이 어린 6남매를 키워내는는 삶이란.. 전 상상이 안되네요.

..................................................

엄마가 울먹거리며 전화한 이유가,

주말 밤새 청소한 알바비용 425,000원을 잃어버렸데요.

옷 벗어두는 사물함에 넣어두었는데 누가 꺼내갔는지, 흘렸는지.. 집에와서야 알았다고하세요.

엄마가 잠도 못자고 일해서 자식들 오면 그손에 과일도 들려주시고 하는데,,

엄마가 얼마나 속상하실지 안봐도 뻔해서

그래도 어디 다친거 아니니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원래 오늘 엄마한테 입금할게 있었는데 거기다 50 더해서 보내드렸어요.

그랬더니, 언제적 겨울 외투를 아직도 입고다니는 주제에 돈 더 보냈다고 막 뭐라 하시네요...

마음이 참 힘듭니다..

IP : 119.69.xxx.5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1.25 12:22 PM (222.236.xxx.188) - 삭제된댓글

    제가 이심전심 해드릴께요

  • 2. 원글
    '13.11.25 12:28 PM (119.69.xxx.57)

    한이 많은 여인은..님 댓글을 읽으니 두려움이 생기네요..
    늘 깨어있도록... 그럴게요.. 감사해요^^

    ..님 이심전심 해주셔서 감사해요^^

  • 3. 그냥
    '13.11.25 12:31 PM (121.186.xxx.147)

    저도
    애증으로 힘들었던 지난날들 무수히 겪고
    지금은
    엄마 혼자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실패하것 같은 인생에대한 회한 때문에
    같이 살자니 문제가 많이 됩니다만
    전 이제 세상도 살만큼 살았고
    어차피 제가 할도리를 해야 맘 편해진다는것도 알았고
    엄마는 엄마대로 그리사신분이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니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참 많이 힘들것 같아서
    안고 토닥여 드리고 싶네요

  • 4. 원글
    '13.11.25 12:38 PM (119.69.xxx.57)

    그냥님.. 저도 안아드리고 싶어요.
    눈물나려고해요..

  • 5. 좋은딸
    '13.11.25 12:50 PM (220.117.xxx.28)

    원글님처럼 이쁘고 맘 고운 딸이 있어 어머님이 외롭지만은 않으실거예요. 자식이 돈 벌기 시작하면 무조건 나자빠지면서 용돈 내놓으라는 부모들이 많은 세상에 원글님 어머님도 매우 훌륭한 분이세요.
    여기 가끔 어머니에 대한 글 올라오는거 보면 그래도 딸들은 엄마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괴로운게 있는거죠.

  • 6. ...
    '13.11.25 12:50 PM (202.31.xxx.191)

    토닥토닥... 힘내세요.

  • 7. 하루
    '13.11.25 12:51 PM (59.12.xxx.199)

    이렇게 따님이 어머님 마음을 알아주시니 어머님 행복하신거에요.고생하셔서 안쓰럽고 속상하지만 그 세월 알아주는 자식 있으면 그 힘으로 또 버텨나가는게 엄마잖아요.읽는 마음도 짠하고 쓰리고 그러네요

  • 8.
    '13.11.25 1:09 PM (1.254.xxx.60)

    글읽다가 울컥 눈물이나오네요ᆞ저도사이안좋은큰딸인데 잘해야지하면서도 맘과달리 말은 그러지가않네요 ~~

  • 9. ..
    '13.11.25 1:19 PM (124.56.xxx.187)

    자식들에게 다주려고 돈 벌고 있는데 그돈을 잃어버렸으니 어머님의 허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저에게 다가오네요 어머님께서는 자식들 한창 키우실때 그 자신 삶에 지쳐 자식들 하나하나에게 일일이 사랑의 마음을 표현 하지 못 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약한 자식에게만 신경 쓰고 건강하고 별 탈없는 자식에게는 신경을 못 쓰셨을 가능성이 많아요
    그래도 원망안고 어머님때문에 마음 아파 하시니 원글님 마음이 참 따뜻하시네요
    원글님으로 인해 돈보다 가족간의 정이 더욱 소중해 지는 하루 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3377 웃다가 보면서 우네요 ... 13:13:34 50
1773376 정말 초등때 독서만 해도 되나요 13:12:18 35
1773375 원가족이랑 과하게 사이 좋은 남자 1 Weare 13:11:41 71
1773374 집사님들 초보 13:08:15 43
1773373 키스는 괜히 해서 보는데 가을 12:59:47 369
1773372 방금 고려대 2026입시에 사탐으로 공대간다는 글 뭐에요? 16 .. 12:55:41 611
1773371 수능최저 안되서 논술시험 못보러 가서 속상하네요 2 에구 12:53:03 366
1773370 이재명 일당이 취임부터 지금까지 위헌한 목록을 한번 알아보자! 8 ... 12:51:35 267
1773369 에엣세컨즈 vs 유니클로 vs 탑텐 비교 23 비교 12:41:48 819
1773368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 사이비종교에 빠진이들 같아요 15 ㅁㅎ 12:29:55 786
1773367 직장녀.딸이라면 공감백배 2 ㅇㅇ 12:27:08 662
1773366 고3 수시 다 떨어지면?? ㅜㅜ 5 고3 12:26:23 747
1773365 가구 잘 아시는 분.. 도와주세요. 1 질문있어요... 12:22:43 256
1773364 롤렉스 시계 구경하러 왔다고 해도 되나요 3 롤렉스 12:20:21 847
1773363 쫌쫌따리 파우치 박스 틴케이스 못지나치시는분계세요? 1 ........ 12:17:41 202
1773362 고추가루 어디서 사세요? 6 ... 12:11:06 607
1773361 선물 아이디어 좀 주세요 6 whitee.. 12:04:54 298
1773360 조정석 인상이 변한듯 4 12:04:44 2,463
1773359 착한여자 부세미 9 ㆍㆍ 11:59:01 1,339
1773358 초등중퇴 풀빵장수와 결혼한 숙대생 이야기 기억하시죠? 6 ... 11:51:17 1,933
1773357 요즘 보통의 대학생 자녀들은 언제쯤 취업 되나요? 7 때인뜨 11:49:07 854
1773356 김장 양념 최소한의 재료로 해보고 싶은데요 15 ㅡㅡ 11:47:08 600
1773355 미국에서 좋은 직업 중 하나 15 …. 11:40:19 2,590
1773354 열무김치를 지져먹어도 맛있나요 9 땅지 11:38:58 698
1773353 초콜렛 샀는데 유통기한이 일주일 뒤 인데요 6 어쩌까나 11:32:26 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