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엄마' 내용 중에서...

눈물 한바가지 조회수 : 822
작성일 : 2013-11-19 11:54:00
  우리 4남매는 살금살금 뒷곁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거기엔 입술이 터져 멍이 들고,
얼굴이 퉁퉁 부은 엄마가 훌쩍이며 앉아서 쌀을 씻고 계셨다. 우리는 엄마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괙를 다 외로 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엄마가 쌀 씻던 손을 멈추고 우리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막내 동생은 얼른 달려가 안기고 다른 동생들은 천천히 다가갔지만 나는 그냥 서서 엄마를 쏘아보고 있었다.
바보 같은 엄마가 너무 싫어서, 엄마가 동생들을 안고 소리 죽여 우시며 나는 괜찮다는 말을 계속 되뇌이셨다.
잠시 후 내게 이리 오라고손짓을 하셔서 내가 다가가 옆에 앉았더니 엄마는 대뜸 그러신다.

  "배고프지? 얼른 밥히서 먹자."
  "엄마, 아빠랑 살지마. 잘못도 없는 엄마를 맨날 때리잖아."
  "아빠랑 안 살았으믄 좋겄냐?"
  "이혼해, 아니면 서울로 도망가서 식모살이라도 허든지. 왜 맨날 이렇게 맞고 살어?"

  그러자 엄마는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조용히 말씀하셨다.
  "나라고왜 그런 생각 안 히봤겄냐? 이렇게 짐승같이 사느니 죽을라고도 생각히 보고, 
어디 가믄 이 목구멍 하나 풀칠 못허겄냐 싶어서 도망갈라고도 생각히 봤다."
  "근데 왜 못혀?"
  
  엄마는 나를 빤히 쳐다보시며 살짝 웃으시고는
  "너 땜시...너 땜시 이러고 산다/"
  "왜? 왜 나 땜시?"
  "내가 없으믄 니가 젤로 고생이여. 내가 ㅎ던 일 니가 다 히야 헐것 아녀. 밥허고, 빨래허고, 
동생들 치닥거리허고...핵교도 지대로 다닐랑가도 모르고...나 고생 안 헐라고 내 새끼 똥구덩이에 밀어넣겄냐?
나 없어지믄 니 인생 불 보듯 뻔헌디, 우리 새끼 인생 조져버리는 일을 내가 왜 혀. 나 하나 참으믄 될 것을."

  그렇게 맞으면서도 참고 사시는 엄가가 바보 같고 싫었는데 그게 다 나 때문이란다.
나 때문에 엄가가 집안을 지키고 계시는 거란다. 엄마의 깊은 사랑을 모르고 나는 엄마를 바보라고 생각했다.
매맞으면서도 찍 소리도 못하고 사는 엄마를 미워하고 싫어하기도 했는데 엄마는 길고 넓게 못난 딸의 인생과 미래를
생각하고 계셨던 거다.
어린 아였지만 그건 정말 충격이였다.

  나 때문에 엄마가 엄마의 인생을 포기하고 모진 매를 견디며 산다는게. 아마, 난 그때부터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해진 거 샅다. 절대 엄마를 속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 내가 잘 돼서 엄마의 이런 희생이 
절대 후회스럽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

  불쌍한 우리 엄마, 나 때문에 가슴 아픈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

읽으면서 많이도 울었네요...

우리네 엄마들은 왜이리 희생하시면서 사셨을까요?

저는 이혼의 1순위가 폭력이라고 (뺨 한 대라도) 각인 시키고 있는데..

자식을 위해 저렇게 전 못 할것 같네요..


이젠 반백발 되신 엄마가 보고 싶어집니다...



IP : 210.103.xxx.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3181 하비라는 분 글을 읽고 종아리 둘레를 재었더만... 6 전반적통통 2013/11/19 9,110
    323180 전기요금 5.4% 인상..산업용 6.4%·주택용 2.7%↑ 3 전기요금인상.. 2013/11/19 1,258
    323179 회전 초밥 맛있는데 있을까요? -서울에서 7 초밥 먹고파.. 2013/11/19 1,587
    323178 ”박정희·노무현 누가 낫냐?”… 황당한 로스쿨 면접 7 세우실 2013/11/19 1,334
    323177 혹시 토르2 보신분 있으신가요? 11 영화보자 2013/11/19 1,444
    323176 아이들 영어교육이요 5 아이 2013/11/19 1,281
    323175 휘슬러 저가형 냄비셋트 봐주세요. 4 ... 2013/11/19 3,459
    323174 [정리] 자영업에 대해서...특히 소득과 세금 2 퍼 옴 2013/11/19 1,854
    323173 롯데 라세느 잘 아시는분 계실까요? 4 롯데호텔 2013/11/19 1,433
    323172 엄지고기만두 드셔보신 분 계세요? 6 ㅇㅇ 2013/11/19 1,891
    323171 아직두 굶는 청소년이 있다구 하네요 ㅠ 2 스스유 2013/11/19 1,089
    323170 갓김치 해결좀 5 김치 2013/11/19 1,330
    323169 이익률 계산해주세요ㅜㅜ 3 Estell.. 2013/11/19 1,130
    323168 인터넷해지어떻게 해야 잘~하나요? 1 ㅇㅇ 2013/11/19 861
    323167 아..진짜 하루종일 애랑 시간보내기 너무 힘드네요 ㅠ.ㅠ 저 고.. 18 14개월맘 2013/11/19 3,252
    323166 유태인들 머리에 동그란모자 왜쓰나요 1 랭면육수 2013/11/19 2,475
    323165 초등 여자아이 점퍼 좀 같이 골라주세요~ 1 아이추워 2013/11/19 919
    323164 10년된 아파트 입주청소 반대하는 남편..여러분의 의견궁금해요 21 찌니~~ 2013/11/19 4,083
    323163 요 패딩 입으면 예쁠까요? 4 하하 2013/11/19 1,802
    323162 인터넷 쇼핑팁! 같은옷 다른가격.. 18 으악...ㅠ.. 2013/11/19 8,667
    323161 생강3키로 사놨는데 뭐뭐 만들면 1년내내 잘 먹을까요? 7 ... 2013/11/19 1,776
    323160 검은콩 어떻게먹으면 좋을까요? 3 요리방법 2013/11/19 1,601
    323159 싱가폴가는데 김치갖고오라는 친구 6 고민중 2013/11/19 2,948
    323158 미국행 비행기 액체류 1 슈퍼뱅뱅 2013/11/19 789
    323157 오븐없이 케이크나 카스테라 만드시는분 계세요? 4 아뵤 2013/11/19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