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간장게장을 담으며 느끼는 "스며드는 것"

게장 좋아해 조회수 : 2,521
작성일 : 2013-11-16 05:39:40

스며드는 것   - 안도현 -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 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갑자기, 싱싱한 활게라고 사 와서 간장을 붓던 제가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지네요.

게들아 미안해.

그리고... 너희 때문에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우리 가족들은

너희들에게 참 고마워.

다음 세상에서는 잡히지 말길 바랄께...

 

아... 정말 슬픈 시네요. ㅠㅠ

 

 

IP : 23.16.xxx.12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게장맛있어
    '13.11.16 5:57 AM (124.50.xxx.12)

    저도 이 시 알아요.ㅠㅠ
    갑자기 알품은 어미게에 감정이입이 되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ㅠㅠ
    반전은 그 시 쓴 안도현씨가 지금도 게장 아주 맛있게 잘 드신대요. ㅎㅎㅎ

  • 2. ㅠㅠ
    '13.11.16 6:15 AM (119.149.xxx.82)

    정말 맘이 아파서...
    채소만 먹고 살아야 할 것 같네요.

  • 3. ㅠㅠ
    '13.11.16 6:55 AM (211.224.xxx.115)

    일주일전 간장게장 담가먹었어요
    손짏하는데 얼마나 파닥파닥하던지ㅠㅠ
    미안하더라구요ㅠㅠ

  • 4. 패랭이꽃
    '13.11.16 7:45 AM (186.135.xxx.159)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죽음을 이렇게 말하는군요.
    저도 산낙지나 간장게장 안 먹어요. 산 채로 해야 맛있다는 사람들도 싫고.

  • 5. 그러고보니
    '13.11.16 8:01 AM (116.36.xxx.9)

    우리집 냉장고 냉동실에도 살아서 물총쏘던 바지락이.. 잠시 묵념..
    저도 조개말고 다른 생물은 무서워서 손질을 못해요.
    곱씹어보니 참.. 먹고사니즘이 잔인한 거네요.

  • 6. 행복한새댁
    '13.11.16 4:10 PM (223.62.xxx.47)

    전 타이타닉 3등실 이야기 생각나요ㅡ
    아이를 재우는 엄마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2161 우결에 나오는 연기자이소연씨요. 원래 미혼이였어요? 7 엥? 2013/11/17 3,934
322160 조성모는 원래 노래는 못하는 가수였져 7   2013/11/17 4,398
322159 추위타시는 분들... 넥워머해보세요 3 추운아짐 2013/11/17 2,825
322158 만3세 첫 기관선택 도와주세요 9 고민 2013/11/17 1,163
322157 가장 과대평가된 작가 80 소설 2013/11/17 15,154
322156 친구추천요. 카톡 2013/11/17 681
322155 윤종신 앨범 노래 좋아하시는분.. 6 윤종신 2013/11/17 1,636
322154 혼자 애 키우기 힘들어요... 14 못된 엄마 2013/11/17 5,793
322153 고기 씻어서 조리하시나요 7 바보보봅 2013/11/17 3,074
322152 자고있는모습이 가엽기만 한 딸.. 34 어쩜 2013/11/17 9,527
322151 중국어는기간제 교사 많이 뽑나요? 10 타다 2013/11/17 1,982
322150 최후의 권력 저사람들이 다같이 모이다니 9 놀라버 2013/11/17 2,616
322149 결혼했냐는 질문이... 4 ........ 2013/11/17 1,917
322148 영어 1:1 수업하고 좌절했어요. 7 영어 2013/11/17 2,734
322147 통대 다니기 많이 힘든가요? 15 가족 2013/11/17 4,166
322146 먹거리 엑스파일 쌀국수편 5 지금 2013/11/17 4,309
322145 김장하는중에요..육수랑~~찹쌀풀 끓이는거질문요 3 김치 2013/11/17 2,539
322144 영유나왔으나 영어 별로 안좋아하는 아이..어떤 학원을 보내야할까.. 4 .. 2013/11/17 1,650
322143 초겨울 천둥번개...그리고 지구 온난화........ 3 웃기고 자빠.. 2013/11/17 2,397
322142 지성피부에 좋다는 호호바 오일이여.... 4 미나미누렁이.. 2013/11/17 6,303
322141 네이버 주가가 이렇게 높았나요? 8 저푸른초원위.. 2013/11/17 1,442
322140 gs포인트카드 판촉으로 귀금속을 구입했는데 가격대비 괜찮나요? 쥬얼리 2013/11/16 490
322139 여기 김장레시피 에 맞게 김장했는데...너무 심심해요;; 8 김장질문 2013/11/16 2,737
322138 최후의권력 7인의빅맨보는데 참 생각이 많았지네요. 7 .. 2013/11/16 2,223
322137 가슴을 치기 시작했어요 6 답답해서 2013/11/16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