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1월 1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44
작성일 : 2013-11-11 07:03:3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는 네 편지가 오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적막한 우편함을 쳐다보다가 이내 내 삶이 쓸쓸해져서,
<복사꽃 비 오듯 흩날리는데,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 취하라,
劉伶도 죽으면 마실 수 없는 술이거니!>,
李賀의 <將進酒>를 중얼거리다가 끝내 술을 마셨다,
한때 아픈 몸이야 술기운으로 다스리겠지만,
오래 아플 것 같은 마음에는 끝내 비가 내린다

어제는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환청에 시달리다
골방을 뛰쳐나가면 바람에 가랑잎 흩어지는 소리가,
자꾸만 부서지려는 내 마음의 한 자락 낙엽 같아 무척 쓸쓸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면
메마른 가슴에선 자꾸만 먼지가 일고,
먼지 자욱한 세상에서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어제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다,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언덕 끝에 오르면
가파른 생의 절벽 아래로는 파도들의 음악만이
푸르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 푸른 음악의 한가운데로 별똥별들이 하얗게 떨어지고,
메마른 섬 같은 가을도 함께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내 낡은 기타를 매만질 때,
너는 서러운 악보처럼 내 앞에서 망연히 펄럭이고 있었다

어제는 너무 심심해 오래된 항아리 위에 화분을 올려놓으며,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포개어져
오래도록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젓 장수가 지나가든 말든,
우리의 생이 마냥 게으르고 평화로울 수 있는,
일요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두툼한 외투를 껴입고 밤새도록 몇 편의 글을 썼다,
추운 바람이 몇 번씩 창문을 두드리다 갔지만
를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내 마음속 톱밥 난로에 불이 지펴졌다,
톱밥이 불꽃이 되어 한 생애를 사르듯,
우리의 生도 언젠가 별들이 가져가겠지만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그때까지 사랑이여, 나는 불멸이 아니라 오래도록 너의 음악이다


                 - 박정대, ≪어제≫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11월 11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1월 11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1월 11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0603.html

2013년 11월 11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1/h2013111019515675870.htm

 

 


여러 면에서 일베와 그 맥을 함께 하는 것 같군요.

 

 
 

 
―――――――――――――――――――――――――――――――――――――――――――――――――――――――――――――――――――――――――――――――――――――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 파스칼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0171 쿠킹호일의 비밀 1 문미진 14:21:22 367
    1730170 주린이 한가지만 여쭤봐요ㅠ 1 ㅠㅠㅠ 14:21:11 239
    1730169 고양이에 대해 잘 아시는분들께~ 1 ... 14:15:57 158
    1730168 요즘 실내에서는 많이 안 더운 거 맞나요? 6 ㅇㅇ 14:15:08 279
    1730167 식품건조기 켜놓고 외출해도되죠?? ㄱㄴ 14:14:57 47
    1730166 코스피, 3년 9개월만에 3100 돌파 5 축하합니다 14:14:00 398
    1730165 일주일에 다섯 번 참치캔 9 ... 14:12:49 474
    1730164 심각합니다. 지혜가 필요해요. 10 ... 14:11:40 633
    1730163 나솔 영철 구속 ㄷㄷㄷㄷ 5 라을 14:11:11 1,254
    1730162 원빈 씨, 종일 뭐하세요? 8 은서야 14:11:07 543
    1730161 상속포기신청 아시는 분 계실까요 1 .. 14:10:59 121
    1730160 adhd인의 업무 실수 12 참담 14:08:21 627
    1730159 주진우 의원 재산 70억이랑 아들 현금 7억이 뭐가 그리 궁금하.. 8 궁금해? 14:07:40 651
    1730158 급급)운전면허 발급일자가 뭐에요? 5 안사요 14:05:05 180
    1730157 지금 증권계좌 틀건데 어디 추천하세요? 5 오데로 14:04:24 331
    1730156 매불쇼에 유시민 나와요~ 4 오~~ 14:01:13 725
    1730155 '이재명표' 민생회복 지원금, 난민도 받는다 9 왜 난민까지.. 13:59:46 563
    1730154 정말 정 떨어져요 5 세상이런게 13:59:41 718
    1730153 센소다인 치약쓰고 막(?)같은게 생겨요 7 ... 13:58:03 655
    1730152 김민석이 민주화운동 보상금 안받은모양인데 9 ... 13:57:39 844
    1730151 카카오 지금들어가면 상투잡는거죠? 13 ㅜㅜ 13:54:53 909
    1730150 남편과 시어머니 둘만 같이살때 거의 7년가까이 3 서로 13:52:51 1,243
    1730149 주진우는 뭐하나 걸릴줄 알았어요 15 ㄱㄴㄷ 13:51:29 1,633
    1730148 잼프 대통령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아요 9 ㅇㅇ 13:50:54 633
    1730147 댓글 보고 알았어요 2 13:43:25 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