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학력고사 전날의 기억

학력고사 조회수 : 1,516
작성일 : 2013-11-06 11:19:55

요즘 일하는곳이 제 중, 고등학교 바로 앞이예요.

창밖으로 보이는 학교를 보면서 예전 기억을 가끔 하곤 하는데.

 

내일이 수능이라 학교 주변 분위기가 술렁술렁 한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예전 저 운동장에 서있던 제모습이 기억이 나요.

 

학력고사 닐이 11월 20일이였으니..(정말 왜 안 잊어 버리는지.... )

19일이였죠.. 수업은 없었고 고3들은 학교에 와서 수험표를 받고 시험을 보는

학교에 가서 자리 확인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아마 교실이 아니라 운동장에 모이라는 거였어요. 추운데....

 

그래서 친구 두명과 생각하기를..

'추운데  왜 운동장에 서있냐... 11시쯤 가면 다 끝났을 것이고 우린 선생님한테 수험표만

받아서 가면 되잖아? 그럼 오전에 우리집에서 만나서 놀다가 학교 가자...'

이렇게 결론을 내고 느즈막히 학교에 갔었네요..

 

그리고 교무실로 선생님 찾아 들어갔는데..

저 출석부로 두들겨 맞았어요...ㅠㅠ

선생님이 소리소리 지르시면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니들 시험 안보려고 하는줄 알았다' 하시면서

저희 머리를 때리셨네요..

태어나서 처음 출석부로 맞아봤네여... 친구도 저도 나름 모범생....

 

맞으면서.. 그래도 내일 시험인데 머리 나빠지면 어쩌라고 때리냐.. 하고 원망도 했었네요..

 

그날밤 선생님께서 집으로 전화하셨어요.

때려서 미안하다고.. 전화도 안되고...(그때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니...) 

정말 별생각을 다하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시험은 꼭 잘보라고 신신 당부하셨어요..

 

이제와 생각해 보니..

선생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어쩌다 보니 제 나이가 그때 선생님 나이예요..

얼마나 선생님이 마음을 졸이셨을지... 그리고 홧김에 때리시고 얼마나 마음 아퍼하시고

후회 하셨을지...

참 겁이 없었네요...

나름.. 인생에 있어 제일 중요한 날이였는데..

 

그래도 시험은 잘 치루고 대학도 잘 갔어요..

 

지금도 가끔 꿈에서 고3때 꿈을 꿔요...남자들은 군대꿈 꾼다는데 전 고3때 꿈꾸고

울면서 일어나요... 나 또 공부 다시 해야 하나.. 하면서...

 

그래서 학력고사 날을 아직도 기억하나봅니다.

남편  생일도 까먹는 나인데..

 

 

 

IP : 147.6.xxx.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ㅅ
    '13.11.6 11:33 AM (203.152.xxx.219)

    저도 20여년전 학력고사 본 세댄데;; 학력고사가 11월 말에 치뤘죠......
    저도 시험 전날 잠 못잔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땐 지금처럼 뭐 대학 안가면 죽을것 같고
    그정도 시절도 아닌데요......
    학력고사날 아침엔 넘 긴장해서 눈물이 나려고 하는걸 간신히 참고 울먹울먹하며 시험보러갔죠.....
    그래도 그거 다 겪고 어찌어찌 대학도 갔기는 했네요..
    그때 제가 간 학교는 그냥 서울안에서는 중간쯤 하는 대학이였는데 지금은 입결이 겁나 좋아졌더군요..
    상위권 랭크;;;

  • 2. 학력고사
    '13.11.6 11:52 AM (110.70.xxx.91)

    12월초 아니었나요? 매년 달랐나? 저는 시험 전날부터 부모님이 너무 유난이셔서 되려 힘들고 결과도 안좋았던..신기하게 합격은 했고..기억이 나네요

  • 3. ...
    '13.11.6 11:58 AM (59.14.xxx.110)

    날짜 같은 건 전혀 기억 안나요.
    여느 해와 같이 엄청 춥던 것만 기억나는데 11월이었나요?

  • 4. ....
    '13.11.6 12:10 PM (118.221.xxx.82)

    원래 자기 학교에서 치는거 아니잖아요?
    대학에서 치던가 대학에서 빌린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쳤는데 님은 님네 학교에서 쳤나봐요?
    내가 칠때는 12월에 쳤었는데

  • 5. 학력고사..
    '13.11.6 12:29 PM (147.6.xxx.2)

    어머 저 작가 아니예요..(방긋방긋, 수즙수즙)

    저 IT장이예요..

    저희때는 11월에 시험이 있었어요..

    제가 안잊어 버리는 이유중의 하나가 생일 열흘전이라

    내가 기필코 시험 끝내고 이번 생일은 다리 쭉 뻗고 생일상 받으리라...하면서 울면서 공부 했었거든요..

    그때는 11월인대도 추웠어요..

    마음이 더 추웠을지도 모르지만...

    시험끝나고 학교 문을 나설때 차가운 공기가 아직도 기억나요..

    나쁜 기억은 아니구요... 너무 상쾌해서 코끝이 찡했어요..

    그리고 그 해방감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8626 서울 오늘 길 막힐까요? 2 .. 2013/11/07 606
318625 황정음 옷태가 너무 안나요. 벙벙한 거적대기 두르고 나오는것 .. 17 비밀에서 2013/11/07 4,257
318624 차량 블랙박스 추천부탁드려요 3 ... 2013/11/07 1,304
318623 앵글부츠...ㅜㅜ 2 정말정말 2013/11/07 1,375
318622 생리땜에 불안합니다 2 불안불안 2013/11/07 929
318621 학대 계모여자 프로파일링합니다 17 ... 2013/11/07 5,728
318620 에버랜드 식당에 김밥반입 되나요? 10 가을끝 2013/11/07 5,065
318619 외국인과 약속있는데 파김치먹었어요. 냄새없앨수 있는 방법??? 14 급질 2013/11/07 2,712
318618 대우월드마크해운대 사시는분...? 11 ..... 2013/11/07 6,525
318617 11월 7일 [신동호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11/07 489
318616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붉은콩 필수인가요? 12 ㅇㅇ 2013/11/07 2,623
318615 찰떡이 잘 체하나요? 1 .... 2013/11/07 805
318614 생생 정보통 산주꾸미 볶음 양념장 2 주꾸미 2013/11/07 2,032
318613 시험 10분전 수험표 없다고 8 집중 2013/11/07 3,156
318612 계모 학대 사망 8세 여아 친어머니의 한탄 29 후회 2013/11/07 13,822
318611 이런 상황 요새는 정상인가요 ? 5 오랜만에 연.. 2013/11/07 1,690
318610 그래도 이런 젊은 지성인이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4 지성인 2013/11/07 1,621
318609 콜택시 vs 일반 택시 7 급질 2013/11/07 1,544
318608 진보 vs 보수 5 똥누리 2013/11/07 639
318607 건겅검진 다 받으셨나요? 9 건강검진 2013/11/07 2,383
318606 11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3 세우실 2013/11/07 646
318605 쌀국수 사발면 추천해주세요. 4 쌀국수 2013/11/07 1,561
318604 dear abby같은 거 있을까요? 수험생 파이.. 2013/11/07 1,047
318603 치과 임플란트 대신 브릿지나 그런걸로 해도 될까요..??? 6 ... 2013/11/07 3,242
318602 술만마시면 새벽에들어오는데요 1 ... 2013/11/07 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