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기자 칼럼]녹색당이 필요해

녹색 조회수 : 484
작성일 : 2013-10-30 13:56:41
오랜만에 정부 정책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생겼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을 사실상 ‘없던 일’로 만든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민관워킹그룹의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을 접하고서다. 워킹그룹은 지난 13일 원전 비중을 2035년 22~29%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2030년까지 원전을 41%로 확대하겠다던 이명박 정부 때의 계획보다 원전 비중을 10% 줄인 것이라고 한다. 연내 발표될 정부의 에너지 최종계획은 이 권고안을 토대로 작성되는 만큼 정책의 큰 방향은 정해졌다고 봐야 한다.

첫술에 배부르랴. 시민단체들은 워킹그룹의 권고안은 원전의 현행유지 수준일 뿐 축소는 아니라고 아쉬워한다. 실제 워킹그룹에 참여해 원전 의존도를 10%대로 낮추자고 했던 시민단체 출신 분과위원들은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단체들은 전력수요에 대한 전망이 빠져 있는 것도 문제삼는다. 전력수요가 매년 2~3%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35년엔 원전 비중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축소하더라도 원전 수는 늘어날 수 있는 함정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권고안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인식 전환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명박 정권 실세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형 원전비리 등 외부환경에 등 떼밀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원전을 ‘온실가스’ 없는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로 여겼던 과거 정부들의 미몽에서 깨어난 것만도 어딘가.

우려스러운 것은 정치권의 무관심이었다. 새누리당의 외면은 보수정당의 생태적 한계로 치자. 어쩌면 그들은 ‘20년 내 전기요금 5배 오른다’는 보수언론의 논리에 더 귀가 솔깃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일원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의 미적지근한 반응은 정말 실망스럽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최고위원이 언급했을 뿐 대변인 논평도 없었다. 어렵사리 방향을 튼 정부를 압박해 원전 축소, 더 나아가 탈핵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나마 의회에서 역할을 해줘야 할 세력이 야당 아니던가.

그래서 녹색당의 의회 부재가 아쉬웠다. 잠시나마, 녹색당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몇 석이라도 얻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원전 비중 축소 내지 탈핵을 추동하는 법안이 발의됐을 것이고, 이들이 생산하는 정책과 논평에는 무게가 실렸을 것이다. 밀양 송전탑 문제도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외로운 투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녹색당을 정치적 연대 대상으로 여기는 민주당도 진지하게 원전 문제 등을 성찰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탈핵, 생명권, 평등 등 녹색당이 내세운 가치는 사실 우리 모두의 미래와 직결된 것이다. 특정 계층이나 사상을 대표하는 제도권 정당과 달리 녹색당은 모든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우리에겐 녹색당이 필요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162155585&code=...

IP : 210.94.xxx.18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6085 김진태검찰 총장 내정자 "검찰 특수수사 너무 거칠다&q.. 역시나 2013/10/31 517
    316084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또 있을까요 5 집사 2013/10/31 1,456
    316083 중 고딩딸 둘 다 젓가락질을 바로 못해요ㅠ 27 젓가락 2013/10/31 3,087
    316082 오븐을 주방 뒷베란다에 설치해도 될까요? 6 네스퀵 2013/10/31 1,359
    316081 혹시 트위스트런으로 실내에서 운동하시는 분 계실까요? 1 실내운동 2013/10/31 661
    316080 민주당 “화성주민들의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 때문에...” 4 2013/10/31 818
    316079 가장 큰 행복 3 안나파체스 2013/10/31 695
    316078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평창동 빌라 아들에 불법증여 의혹 6 세우실 2013/10/31 822
    316077 실내자전거는 하체만 튼실해지나봐요 5 ㄱㄴㄷ 2013/10/31 13,378
    316076 40대 주황색겨울코트 입어도 괜찮을까요? 8 코트 2013/10/31 1,447
    316075 생중계 - 국정감사 대검찰청, '국정원대선개입사건 수사 등. 2 lowsim.. 2013/10/31 415
    316074 새누리당 찍어주는 국민들 참 대단하네요 25 콘크리트 2013/10/31 1,815
    316073 질좋은 부츠 파는 곳...알려주세요 1 청하좋아 2013/10/31 876
    316072 수영복을 샀는데 캡이 없어요. 3 또가기 귀찮.. 2013/10/31 2,364
    316071 짝 60기...결혼을 하고나서 보니.... 7 짝 애정촌 2013/10/31 5,038
    316070 A4 지 코팅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5 ㄷㄴᆞ 2013/10/31 1,539
    316069 영유나오고 사립초 다니면서 호텔파티룸에서 할로윈하는 아이들을 보.. 7 빈부격차.... 2013/10/31 4,419
    316068 젊을때 놀아본 사람은 나중에 어떻게 되기 쉬운가요?어느쪽일까요?.. 5 asd 2013/10/31 1,863
    316067 중등아이들과 첫 유럽 여행 도와주세요 9 두려워요. 2013/10/31 1,335
    316066 서울에 좋은 노래방 어디에 있나요? 1 아이랑같이 2013/10/31 655
    316065 코막힘에 좋은 방법없나요?ㅠ 8 감기 2013/10/31 2,993
    316064 남편을 의지하시나요?남편분이의지하시나요? 17 연꽃 2013/10/31 3,313
    316063 주인집 경매로 월세보증금을1년후에 받는데 이런경우 2 밀린월세 2013/10/31 1,382
    316062 원조 친박의 귀환…여권 권력지형 요동 예고 2 세우실 2013/10/31 560
    316061 NYT 밀양주민 ‘나를 죽이고 가야 할 것이다’ 4 light7.. 2013/10/31 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