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779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5818 오래전에 씌운 부분 금니가 떨어졌어요 2 치과 2013/10/30 2,112
315817 채식베이킹 맛있나요? 5 ... 2013/10/30 1,315
315816 근시있는 여자는....콘택트 렌즈관련이에요^^ 3 터놓고 의논.. 2013/10/30 987
315815 까사미아 화이트가구 뭘로 닦아요?? 5 북북이 2013/10/30 2,174
315814 행시는 늦게 붙어도 상관없나요? 9 she 2013/10/30 4,571
315813 그냥 조용히 가라~ 1 우꼬살자 2013/10/30 764
315812 편한 추리닝 바지가 많아졌어요 1 좋다 2013/10/30 1,255
315811 강아지 산책시 소변 문제 2 레인아 2013/10/30 2,386
315810 40대 이상 주부님들 쾌변하시나요? 7 궁금 2013/10/30 2,293
315809 얼마전에 뉴스에 기차역인가 전철역에 석면 날라다닌다고.... ........ 2013/10/30 826
315808 갤럭시s 밧데리만 살수있나요 2 ~~ 2013/10/30 870
315807 ”강의 때 뉴라이트 교과서 안 써” 유영익 국회서 또 거짓말 세우실 2013/10/30 509
315806 장농 말인데요 .. 2013/10/30 544
315805 올가을 최고로 지름신이 많이 왔어요. 31 아 진짜 2013/10/30 12,433
315804 오늘도 스모그 있나요? 3 2013/10/30 1,059
315803 부동산 실거래가 전월세 조회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거는 안올라오나.. ..... 2013/10/30 932
315802 토르 3d로 봐야 할까요?? 3 토르 2013/10/30 4,447
315801 애는 남의집.자기는 외식. 6 과외샘 2013/10/30 2,106
315800 인터넷에서 옷을 샀는데. 5 뭐지? 2013/10/30 1,435
315799 이것이 현실.... 3 // 2013/10/30 1,266
315798 재혼시에 친권문제 여쭙니다. 8 질문 2013/10/30 2,672
315797 오늘밤 애 재워놓고 가출할건데 어디 갈곳 있을까요? 25 분당 수내동.. 2013/10/30 4,886
315796 포항 수학학원문의드립니다^^ 1 포항수학 2013/10/30 1,684
315795 전기장판,옥매트 둘 다 전자파 많겠지요? 백옥 2013/10/30 1,585
315794 독감예방접종 어디서 하세요? 1 독감 2013/10/30 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