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일화가 있네요
미국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공항 도착해서 대중교통으로 물어물어 예약해 놓은 한인민박집 찾아갓어요.
짐도 무겁고 낯선 곳이고 긴장해서 그런지 지치더라구여.
나름 유명하고 친절하다는 자칭 호텔급 민박집이었는데
제가 도착했을 때가 점심 약간 지난 시간이었어요(2시쯤)
마침 주인 아줌마가 점심식사를 차리고 계시더라구여
내심, 배도 고프고 해서.. 먹어보란 말 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방 안내만 해주고 ( 방 바로 옆이 주방)
저한테 먹어보란 말 한마디 안하고 자기만 후르륵짭짭 먹더라구여(게다가 한식!)
냄새는 구수하며 어찌나 먹고 싶던지!
물론 민박집 주인이 저한테 점심까지 차려줄 의무는 없지만
지친 여행객의 허기진 속사정 좀 헤아려줬다면 진짜 감동받았을 텐데요
제가 뭐 물어보러 주방으로 갔는데
혼자 먹어 미안하다고 말은 하면서도 어쨋든 혼자 먹더군요
그리고 잠시후에 제가 짐정리하고 관광지 나가보겠다고 하니
잠시만 기달려보라고 하더니 돈뭉치를 들고 나오더군요.
뭔가 했더니, 제가 방문할 관광지 근처에 저렴하게 무슨 입장표를 파는 곳이 잇다면서
거기 들러서 입장권 여러장 사다달래요.
행여 거스름돈 띠어먹을까봐 그러는건지 거스름돈은 얼마 거슬러 오면 된다 계산까지 해주더라구요
정말 정이 뚝 떨어졌어요.
지혼자 밥먹을 정도로 개인적이면서 남에게 그런 부담스러운 부탁할 정신머리는 있더군요
같은 한국사람인데 어쩜 그렇게 정이 없는지
역시 먹는데서 정난다는 말이 맞더라구요
정말 사다주기 싫었지만, 일단 들러봤는데 이미 문닫았더라구요. (마감시간도 잘못 알려주고)
그이후로 그 민박집만 떠올리면
기분이 좋지 않고, 후기도 좋게 못 올리겠더군요. 누구한테 추천해주고 싶은 맘도 전혀 없구요.
전 정말 사람 옆에 두고 저 혼자먹는 건 참 미안할거 같은데 말이죠.
근데 베스트글에 AS기사 밥차려준다는 댓글들 보니깐
정말 훈훈하고 기분 좋더라구요
우리나라 사람들 아직 인정도 많고 살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그러면서 갑자기 잊고 있었던 그 얌체같은 민박집 아줌마가 확 떠올라 글올려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