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자들은 정말 첫사랑을 잊지 못할까요?

첫사랑 조회수 : 6,357
작성일 : 2013-10-20 13:16:42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저희집 앞쪽에 고등1학년 오빠가 이사를 왔어요.

작은 시골 동네라 얼굴보면  서로 인사하는 정도로 지내고 그랬는데 자주보고 그러다보니 오빠라는 호칭을쓰며

그런대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저는 집에 친오빠가 있고 그래서인지 오빠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이었어요.

더구나 우리집은 오빠친구들의 아지트처럼 되어있어서 항상 오빠들이 넘쳐나는 집이었거든요.

(그당시 우리오빠는 고등2학년-현재 오빠는 젊은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앞집오빠는 누나들만 몇명인가?있고 막내여서 그런지 오빠라고 부르는 작은 여자아이가

그냥 귀여웠나봐요.

저도 막내였는데 저는 집에서 부르는 별명이 있었어요.(키도 체구도 작아서 거기에 따른 별명이에요)

그 오빠도 늘 제별명을 부르곤 했어요.

 

1년인가? 2년후쯤 그오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당시 제가 어려서인지 위로도 잘못해주고,

몇일후 장례식을 치르고 온 오빠를 보고 "많이 슬펐지 오빠" 라는 얘기밖에 못했어요.

그때 오빠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너가 많이 보고 싶더라 는 말을 했어요.

아마 그아버지가 제 기억으로 나이가 굉장히 많았었어요.

그말을 듣고 속으로 많이 놀랐어요. 왜냐면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나이가 어리면 부모님의 존재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리고는 어렴풋이 저오빠가 나를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했어요.

그오빠의 친구들, 그리고 우리 친오빠의 친구들 주변에 오빠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남자들에대해

호기심도 별로 없고 또 우리 친오빠가 여동생이 하나라 저를 엄청 단속을 하고 친구들이 제주변을

어슬렁 거리게 하지를 못해서 저는 여자 친구들하고만 깔깔거리고 재미있게 10대를 보냈어요.

 

몇년후 저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직장인이 되었고,

그오빠는 대학을 간걸 알았어요.

 직장 다니던 시절 어느날 앞집 오빠의 친구가 제 직장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한번 만난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오빠들의 소식도 듣고 앞집오빠도 한번 보게 되었어요.

오빠는 대학생이고 저는 직장인이고 다시보니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다시 예전처럼 편안하게

웃으며 얘기하고 헤어졌어요.

(1987년 정도라 기억이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오빠들한명중  누나 결혼식인가 여서 울산에서 만났던것 같아요)

그당시는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제회사 전화번호가 만남이 이어지는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저희 경리과에 노처녀 언니들이 몇명있었어요.나이어린 꼬맹이한테 남자들이 전화가 오니 제가

외출하고하면 없다고하고...나중에는 그만 뒀다고 전화를 받은거였어요.

거래처 남자직원들이 전화해도 목소리를 잘 못알아듣고 그렇게 얘기한거에요.

잘다니는 사람을 그만뒀다한다고 얘기해서 나중에 알았죠.

그런식이 몇번되니까 연락이 자연스럽게 끊어진거에요.

 

그리고는 33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 저는 이제 50이 다가와요.

올해봄에 그오빠한테 전화가 왔어요.

예전 어릴때 제별명을 부르는 소리를 전화기로 듣는데 단박에 누군지 알겠더라구요.

제가 너무 궁금해서 몇년을 수소문해서 알았다는 거에요.

저는 동창회도 나가지 않아서 지금도 친한 친구들하고만 연락하고 지내거든요.

저희 시골학교 동문회까지 오빠 친구들과 저를 만나려고 찾아갔었는데 동문회도 안나와서

헛탕치고 그렇게 서울로 돌아갔다구요.

전화통화후 두달정도 지나고 오빠가 동창회를 하러 시골에 와서 처음으로 만났어요.

오빠친구들도 여러명 같이 만났구요.

저희 친정오빠 사망 소식도 알고 있다라구요.

오빠는 공기업에 다니고 저는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구요.

예전에 알던 사람을 나이들어 보면 실망한다고 하던데 저는 오빠를 그리 기대하고 있지 않아서인지

예전이랑 많이 다르지도 않아서 실망하지도 않았지만 저역시 얼굴이 잘안변하는 스타일이라

오빠도 저를 보더니 시간만 33년이 흘렀지 그대로라고 하면서 저를 쳐다보는데 어린 고등학교때

쑥쓰럽게 저를 쳐다보는 그오빠랑 똑같았어요.

그오빠가 그당시 공부를 잘했어요,예나 지금이나 공부 잘하는 사람에게 묘한 관심이 있어요 .제가

 

몇일전 서울에 볼일이 있어 올라갔다 오빠를 연락해서 다시 만났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항상 제가 행복하게 잘살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살았다고,제가 오빠맘을 평생 아프게 했던

한사람이었다는 얘길 듣는데 ...마음 한편이 참 미안하고 고맙고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더라구요.

저는 지금의 남편과 친구처럼 아주 편하게 잘지내고 있어요.

오빠 친구들 얘기로 오빠도 부인이 아주 좋은사람이라 하더라구요.얼굴에서 그렇게 느껴졌어요.

부인 나이는 저보다 2살 어리고 같은해에 오빠도 아들을 저도 아들을 낳았더군요.

저는 결혼하고 4년후에 아이를 낳았으니 결혼한 년도는 다르겠죠.

 

오빠 만나서 저녁먹고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그냥 왜그렇게 모든게 미안하던지...

그런데 오빠는 나한테 자꾸만 미안하다며  뭐라도 사주려고 하는지...

사실 모른척 오빠맘을 아는데 모른척하며 신경안쓰고 오빠 마음을 너무 몰라준 사실이  미안한거였어요.

오빠도 저도 좋은 배우자 만났길래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도 마음에 부담이 없이 편하게 만날수

있는거지 혹시나 한쪽이 배우자랑 사이가 안좋다거나 그런 상황이면 또다른 상황을 연출할

계기가 될수도 있겠다 뭐..그런 생각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가을날 시골로 내려오는 차안에서 괜시리 마음한편이 쓸쓸하기도 하고 모든게 고맙고 미안하고 그러네요.

 

그러면서 남자는 첫사랑을 정말 잊지 못하고 사나보다~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네요.

주절이 주절이 너무 긴글을 써서 읽는데 힘드시겠어요.

 

 

 

 

 

 

IP : 112.184.xxx.8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ㄴ
    '13.10.20 1:18 PM (211.36.xxx.198)

    저도 남자이지만
    남자가 첫사랑 잊지못한다는 말은 지들 멋있어보이게 할려는 구라 입니다 ㅋㅋㅋ

    첫섹스했던 여자가 누구였는지 기억도 못하는 남자들이 태반인데요뭐 ㅋㅋ

  • 2. ㄴㄴ
    '13.10.20 1:19 PM (211.36.xxx.198)

    그런 되도않는 구라에 환상을 갖지마세요

  • 3. ,,
    '13.10.20 1:22 PM (72.213.xxx.130)

    그 분이 그랬다고 남자 전체가 그렇다고 보긴 어려워요. 님도 그 분 목소리 평생 기억하고 있잖아요. 의미를 두다보면 끝이 없어요.

  • 4.
    '13.10.20 1:26 PM (203.226.xxx.213)

    사람마다 다르겠죠.. 저번에 서머시기인가 전회장이었다는 패널로 자주 나오는 아저씨 말이 첫사랑 잊지못하고 있다가 어느날 찾아서 방문했는데 첫사랑이 나오는데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있어서 완전 깨서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혼비백산 하고 나왔대요 안볼걸 그랬다고 ㅎㅎㅎ 첫사랑이란 어떤사람에게는 이리도 허망하답니다 자기도 할아범이면서 ㅎㅎㅎ

  • 5. 11
    '13.10.20 1:26 PM (118.131.xxx.197)

    갖지못한것에대한 미련이 이쁘게 포장되는거죠 ㅋ

  • 6. ,,,
    '13.10.20 1:30 PM (119.71.xxx.179)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기보단...그냥 현실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아도되고, 걱정없던 그 시절이 좋았던거겠죠. 많이 좋아했다면, 사귀자고라도 하지않았겠어요?

  • 7. ..
    '13.10.20 1:34 PM (72.213.xxx.130)

    이상하게 보면 집착 쩐다 싶어요.

  • 8. ...
    '13.10.20 1:34 PM (118.38.xxx.244)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의미는 남자에게는 특별하죠

    순수했던 시절,
    하얀 도화지 위에 하얗게 불태우며 그려진 사랑...

  • 9. 원글
    '13.10.20 1:36 PM (112.184.xxx.86)

    ㄴㄴ 님
    그오빠가 저를 못있었다, 뭐 그런말을 한건 아니에요.
    대화도중 제가 첫사랑이 었구나라고 제가 느낀거에요.
    그리고 지금와서 잘해보려고 구라? 그런 얘기 한건 없어요.오바하지 마세요

  • 10. ㄴㄴ
    '13.10.20 1:37 PM (211.36.xxx.198)

    제 댓글은 님과 그오빠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가첫사랑못잊는다에 대한 설명댓글이었심더

    오해마셈

  • 11. 원글
    '13.10.20 1:44 PM (112.184.xxx.86)

    ^^ 네~
    걱정글 감사합니다.
    저도 감상에 젖거나 미련이 있던건 아니구요~
    사실 대화중에 그오빠가 그런 낌새가 있었다면 저는 정말 실망했을거에요.
    오빠 친구말처럼 남자,여자지만 정말 걱정해주고 잘되고 행복하게 되길 바라는 그런
    감정을 갖기가 쉽지 않을텐데 ㅇㅇ 는 그러더라, 그랬거든요.
    그게 고마운거지요.

  • 12. 편하신대로
    '13.10.20 1:45 PM (203.226.xxx.66)

    생각하세요. 진실이 중요한가요?

  • 13. 다잊고잘삽니다
    '13.10.20 1:46 PM (39.7.xxx.8)

    첫사랑 기억도 가물가물 생각도 안납니다
    지금여자가 최고죠
    남자들 첫사랑 못잊는다는말 다 거짓말입니다

  • 14. 현실에
    '13.10.20 2:00 PM (183.101.xxx.123)

    만족 못할 경우
    과거를 곱씹겠지요.
    저도 25년전 잠깐 사귀었던 남자에게서 10년전부터 주구장장 만나자는 메일오는데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옆에 있는 아내에게나 잘하고 살지.

  • 15. 글쎄요
    '13.10.20 2:03 PM (218.144.xxx.19)

    기억이야 하겠지만... 그런일이 있었지 하는 자신의 젊음에 대한 그리움이지 상대에 대한 감정은 아닐거 같이요

  • 16. ..
    '13.10.20 2:09 PM (211.244.xxx.31)

    아니 못잊는 남자도 있고 기억도 못하는 남자도 있는거지 이런질문 왜합니까.
    남자가 다 똑같습니까? 당연히 다 다르죠.

  • 17. ...
    '13.10.20 2:27 PM (211.234.xxx.250)

    기억력이 엄청나게 나쁘지 않은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첫사랑을 기억하겠죠.
    기억을 기억으로만 두냐, 가을날 가끔 커피 한 잔과 떠올리는 추억으로 삼냐, 다시 찾아서 연락하고 만나볼 대상으로 여기냐는 남자나 여자나 개인의 선택일테고요.

  • 18. 케바케
    '13.10.20 2:45 PM (180.182.xxx.117)

    지치고 마음이 식어서 멀어졌다면 뭐가 그리 그립겠어요 하지만 안타까웠던 기억이 강할수록 오래 아님평생남겠죠 번지점프를 하다 이병헌 같은경우라면 영화에서 보다시피 평생 가슴속에 있을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 19. 남자여자
    '13.10.20 3:51 PM (124.51.xxx.155)

    남자 여자 문제가 아니라 개인차인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좀 과거지향적이고 미련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 생각 많이 하겠죠. 그런데 그것도 실제로는 상대에 대한 그리움보단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이 투영된 것 같아요.

  • 20. 아니예요
    '13.10.20 3:57 PM (116.36.xxx.86)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말을 그렇게 이해하면 안된대요.
    그 말은 그 상대 여자를 못잊는 게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 느낀 그 짜릿함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다는 말이라네요.
    그 여자가 어땠는지는 기억도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고 심지어는 여러 사람을 섞은 기억으로 갖고 있는 사람도 많대요.

  • 21. --
    '13.10.20 4:31 PM (188.104.xxx.146)

    상대 여자를 못잊는 게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 느낀 그 짜릿함 그 시절에 대한 추억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6951 나를 버린 생부가 연락해온다면. 6 -- 2013/11/07 2,038
316950 내가 요즘 빠진 된장질.. 6 된장 2013/11/07 2,791
316949 고양이나 강아지한테 잔소리하면 13 ,,, 2013/11/07 2,768
316948 나이 40인데 디자인쪽 할수 있을까요? 12 늦었어 2013/11/07 2,290
316947 오로라 공주에서..너무 외로워 보여요 6 휑하다 2013/11/07 3,590
316946 탄이야 오늘은 내꿈속에 나와됴 5 ㅠㅠ 2013/11/07 1,376
316945 오이맛고추가 많아요 3 안매운고추 2013/11/07 899
316944 여자아이 이과가 대학가기 훨씬 편한가요? 9 ........ 2013/11/07 2,922
316943 “김무성 서면조사 안했다…조사방식도 결정안돼” 이진한2차장 들.. 2 // 2013/11/07 754
316942 이런 경우에도 반품하겠다고 하면 진상일까요? 14 저... 2013/11/07 3,849
316941 제사상 7 ... 2013/11/07 1,063
316940 젊음의 정점에서 우울.. 3 .. 2013/11/07 1,300
316939 지성 완전 미춰~~버리겠어요 18 바바 2013/11/07 4,774
316938 차은상한테 로또번호라도 알려주고 싶네 24 아휴 2013/11/07 3,891
316937 아시아의 철의 여인, 둥두둥~~ 1 참맛 2013/11/07 813
316936 어머니가 300만원 넘는 장판을 사오셨는데.. 사기 같아요ㅠㅠ 5 br28 2013/11/07 2,244
316935 왜 상속자들 다음주 예고 안하죠? ㅜㅜ 10 ... 2013/11/07 2,614
316934 수능 만점 맞고, 떨어질 수도 있을까요? 7 수능맘 2013/11/07 3,156
316933 참으로 앞으로 전개될 피냄새가 진동하는구나 1 호박구두 2013/11/07 1,140
316932 수입 샌드위치 햄인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ㅜㅜ 9 82CSI .. 2013/11/07 1,836
316931 요새 집에 모기 있나요? 16 모기 2013/11/07 3,091
316930 바지정장 입을때요...일자바지 입어도 괜찮나요? Qwerty.. 2013/11/07 664
316929 부산사는데요~~ 남편이랑 20개월된 아기 데리고 서울 놀러가요 4 fdhdhf.. 2013/11/07 1,380
316928 초 ㅣ 아들이 3 수두일까 2013/11/07 589
316927 쉐프윈에서 주문한거 왔는데요 7 2013/11/07 2,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