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여기 82님들의 도움으로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떠도는 불쌍한 길냥이를 돌보고 있는 중입니다.
조언해 주신 덕분에 저렴한 대용량 사료도 한 포대 구입하고,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투명한 비닐봉투에 사료를 담고
도시락김이나 과일 포장한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를 씻어 여기에 깨끗한 식수를 담아서 길냥이를 찾아 나갔어요.
그런데 이 길냥이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지 눈에 띄질 않더라구요. 한참 아파트 단지 곳곳을 찾아다녔는데
화단 한구석에서 다른 임신한 고양이가 보이더라구요. 얘는 겁이 많은지 저랑 눈이 마주치자 다른 곳에 숨어버려
제가 사료와 물을 근처에 두고 일부러 먼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니 제가 준 사료를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 다행히 한참 후에 처음 길냥이를 만나서 화단 한곳 나무 뒤에 사료와 물을 주고 먹는 것을 지켜보고 이제부터
임신한 길냥이는 저기에, 처음 길냥이는 여기에서 먹이면 되겠구나 했는데, 다음날 보니 처음 길냥이 먹이주는 장소에서
또 다른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열심히 사료를 먹고 있는거예요. 제가 돌봐야하는 길냥이가 도합 세 마리가 되어버렸어요.
길냥이 며칠 돌보다 생긴 제 궁금증은
1. 하루에 몇번 사료를 주시나요? 제가 며칠 바빠서 하루에 한번 겨우 나가서 사료를 주고 있어요.
2. 한번 주실 때 양은 얼마 정도인가요? 제가 처음 길냥이 사료 주려고 저울 달아봤는데 150g 정도 주니까 먹고 남기더군요.
3. 임신한 길냥이는 얼마 정도 더 주어야하나요? 아무래도 영양이 더 많이 필요할 듯 해서요.
4. 얘네들이 제가 사료 준비하고 와서 먹어라 한다고 달려들어 먹는게 아니고 이젠 아무리 찾아다녀도 눈에 띄질 않아요.
그래도 지정된 장소에 사료를 두고 다음날 보면 비워져 있으니 먹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눈에 안띄는 화단
한 구석에다 두니 사료 봉지이건 물통이건 개미나 각종 벌레들이 먼저 와서 달려들어요. 제가 괜히 아파트 환경을
곤충과 미생물이 득시글하도록 악화시키는게 아닌가 볼 때마다 고민이 돼요. 또 고양이 주식이 벌레도 아닌데 본의아니게
벌레 섞인 사료를 주는 게 되는가 아닌가 걱정이예요.
5. 제 남편은 고양이가 알아차릴 수 있는 휘파람 같은 특별한 신호를 주고 훈련 시키라고 하는데, 뭐 얘네들이 보여야말이죠.
더구나 나이든 아줌마가 아파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휘파람을 분다면 정신줄 나간 이상한 아줌마로 오해 받을 것 같아요.
안그래도 요즘 아파트 직원이나 다른 주민들 눈치가 좀 보여요. 혹시 먹을 것 챙겨주실 때 어떤 신호를 주시나요?
6. 며칠 전에 비가 온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도 굶길 순 없고, 그렇다고 장소를 내맘대로 바꿀 순 없을 것 같아 지정장소에
사료를 두었는데 안먹고 사료가 퉁퉁 불어서 결국 다 버리고 다시 채웠는데 또 비가 와서 두번 버렸네요.
비가 올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답변에 미리 감사드립니다!